프랑스 소식

스트로스칸 사건 반전에 또다시 경악하는 프랑스

파리아줌마 2011. 7. 4. 08:46

2011년 상반기를 끝내고 하반기가 시작되는 6월의 마지막날과

7월의 첫째날 프랑스에서는 반가운 소식들이 있었습니다.

 

6월30일에는 지난 1년 6개월전 아프카니스탄에 취재갔다가

인질로 잡힌 프랑스국영방송 기자 두명이 풀려났습니다.

동료 기자들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체가 그들의 석방을 위해 뜨겁게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센강변에 있는 프랑스 3 방송국 전면에는

<우리는 당신들을 잊지 않습니다>라는 글귀가 쓰인 두 기자의

대형 초상화가 항상 걸려져 있었습니다.

 

알프스 꼭대기에도 석방을 기원하는 대형 초상화가 놓여있었습니다.

작년 성탄절에는 꼭 풀려날수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계속 지연되다가 6월 30일 프랑스 도착할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전체가 반가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또다른 소식은 반갑기는 했지만, 좀 황당할만것이었습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가택연금된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던 전 IMF총재인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이 가택연금에서 풀려난것입니다. 얼마전 르몽드지에 회원가입을 해놓았기에 중요한 소식들은 메일로 받곤하는데, 7월의 첫날 받은 메일은 칸을 고발한 호텔 종업원이 진술이 횡설수설해서 뉴욕 검찰은 그녀를 의심하고 있다는것이었습니다. 그소식을 보자마자 든 첫느낌은 올것이 왔다 싶더군요.

 

스트로스 칸의 성폭행 사건을 대하며 처음에는 음모의 냄새가 진하게 나면서 어떤 함정에 빠진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조사가 진행되면서 그의 여성편력을 알게 되었고, 안타까운 마음은 있었지만 여성의 입장으로서 법의 심판을 엄격히 받아야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정치인들의 사생활에 관대한 프랑스에 일침을 가한 교훈적인 사건이라고 여겼습니다.

 

사건의 피해자라는 여성은 기니에서 망명와 호텔에서 청소부 일을 하며 딸을 키우고 있는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 여성에게 가한 프랑스 정치인의 성폭력은 분노할만했습니다. 그런데 불쌍한 모습으로 비춰졌던 여인은 호텔 손님들 상대로 매춘을 하고 있었고, 칸에게 성폭행을 당한뒤 무서워 숨어 있었다는것은 거짓이었고, 관계후 객실 두개를 청소하고 난뒤 신고를 했다는겁니다. 그리고 사건 다음날 감옥에 있는 애인에게 전화를 해서는 "그는 돈이 많아 보였다. 내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한다"는 말을 남긴게 녹음이 되었던것입니다. 그 여성은 계속 폭행임을 주장하고는 있지만 본인의 약한점과 상대의 약점을 이용해서 거짓 진술을 한것입니다. 그런 것들이 증명되어 칸은 가택연금에서 풀려난것입니다.

 

 

                              가택연금에 풀려난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과 그의 부인, 안 생클레르                사진 : AFP

 

그런데 이런 반전은 또한 충격적인 일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5월 프랑스인들은 국제 통화기금 총재직을 잘수행하고 있었고, 내년 차기 대권의 유력한 주자였던 스트로스 칸이 초췌한 모습으로 미국경찰들에 의해 수갑까지 채워진채 연행되는 것을 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재판장안에 카메라를 허용해서 추락한 인물을 찍게한것에 경악했던 프랑스인들이었습니다. 아무리 미국이 엄하게 다루는 성범죄자라지만 칸에게 행한 가혹함 때문에 동정론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함부로 다루어놓고는 이제 말을 바꾸고 있는 것을 보고는 프랑스인들은 또 다시 놀라고 있습니다. 중도파 정당의 총재인, 프랑소아 바이루는 "충격의 도가니다. 할리우드의 어떤 시나리오로도 이건 상상하기 힘들것"이라고 했습니다. 프랑스 통신사가 인터뷰한 36세의 프랑스 남성이 놀랐던것은 처음에는 공격적이었다가 이번에 피해자를 의심하는 검사, 시러스 밴스의 정직함[?]이었다고 합니다.

 

호텔 여종업원의 신고만을 듣고 급하게 구속했던 뉴욕의 시러스 밴스 검사는 어떤 인물을 국제 통화 기금 총재라는 요직에서 내려오게 했고, 차기 프랑스 대권의 길을 차단했습니다.

 

60%의 프랑스인들이 칸의 성범죄에는 음모론이 있다고 하다가 반전이 일어나니 단순한 방탕함인가 아님 정치적인 음모인가에 대해 새로이 의문스러워 하고 있답니다. 칸을 지지하는 사회당원들은 음모론을 내세우며, 세계적인 호텔 그룹인 Accor 프랑스 지사를 의심하고 있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직후 뉴욕의 소피텔과 연락한 후  Accor사는 엘리제 궁에 칸의 체포 사실을 알렸다고 하면서 정치적인 공격임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인들은 앞으로 칸의 정치적인 행보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당은 칸 사건의 반전을 지켜보며 당 경선 출마선언 시기를 미룰생각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이 의문스러워하는것은 만약 칸이 출마한다면 그에게 표를 주겠냐는것입니다. 대부분의 프랑스 언론들은 이번 사건으로 칸은 부르조아 남성우월주의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좌파로 대표되었던 그의 정치 생활은 어려울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쨌든 급속도로 구속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반전을 일으키는 이번 사건을 보며 어느 한쪽도 신뢰가 가지지는 않습니다. 칸은 폭행이라는 법적인 혐의는 벗을지라도 그의 아내를 속인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부분에서는 영원히 벗어날수 없을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무엇이 더 중요한건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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