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파리에서 열린 막걸리 컨퍼런스

파리아줌마 2011. 10. 4. 07:14

 

9월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금요일, 파리 11구에서 있었던 막걸리의 밤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한류 열풍 사랑 까페에서 초대를 받아갈수 있었는데요, 유럽에서 우리의 전통주인, 막걸리를 알리는 첫행사였습니다. 막걸리의 밤은 한국인이 아닌 프랑스 대학의 수학과 교수님 생각이었습니다. 파리 6대학의 수학학자인, 엠마뉴엘 페랑[Emmanuel Ferrand]교수님은 수학과는 별상관없는 발효학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파리 11구에 있는 문화 예술공간인, 라제네랄[La Générale]의 회장으로 있으면서 한국 화가들을 많이 알고 있다고 합니다.

 

페랑 교수님이 제안하고, 전통주 연구 개발원의 이상균 원장님과 한류 열풍 사랑 기획실장인 이희숙씨가 한국에서 생막걸리를 가지고 와서 프랑스인들에게 시음하게 하고, 막걸리에 대한 강의및 만드는 방법을 시범해 보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행사장소는 작년에 이상 탄생 백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던 파리 11구의 문화 예술 공간인, 라제네랄[La Générale]에서 열렸습니다. 이곳은 예전에 프랑스 전기 공사였던 자리를 일반인들이 출입할수 있게 시청에서 공사를 해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쓰라고 준곳이랍니다. 여기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사는 무상입니다.

 

화가. 음악가, 사회운동가, 연극배우, 영화인등이 모여 연습하기도, 작품을 전시하고, 토론하는 공간으로 다양한 사회 문화 활동을, 어떠한 제도권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할수 있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9월의 마지막날 답지 않게 무더웠던 지난 금요일 저녁,

프랑스인들은 우리의 전통주인 막걸리를 마셔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행사장에 도착했습니다. 

 

2층으로 된 창고같은 공간이지만 운치있어 보였습니다.

행사장으로 들어가자 마자 현수막이 시야를 가립니다.

 

인형이 입은 한복은 한국학을 하시는 분이 직접 한땀한땀 공들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여러종류의 막걸이들이 놓여져있었습니다.

이런게 많은 종류의 막걸리가 있는줄 몰랐습니다.

그날 가져온 막걸리는 모두 생막걸리로,14가지였습니다.

 

 

 

막걸리를 시음해보고 점수와 평가서를 작성하게 할 예정이더라고요.

 

 

페랑 교수님의 인삿말로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옆에 계시는 분이 전통주 연구 개발원, 가양주 제조 체험장의 이상균 원장님이십니다.

원장님은 한국 전통주 주향사[소믈리에] 부회장으로 계십니다.

한복을 입고 프랑스인들에게 막걸리를 강의하시고, 시음해보게 하는 모습이 아주 좋아보였습니다.

 

 

한국은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입니다라는 말씀으로 시작한 막걸리 강의는 정말 좋았습니다.

저도 이번 기회에 막걸리에 대해 많이 알았습니다.

효모를 넣기도 하고, 안넣기도 하는데, 전통방식은 안넣고 자연스럽게 발효시킨다고 합니다.

또한 술과 음식의 궁합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습니다.

 

 

 

막걸리 강의가 끝나고 시음해보고 있습니다.

맛보고 입을 헹구고 그다음것을 맛볼것을 권합니다.

 

 

미리왔다 간 사람, 나중에 온사람까지 한 80명은 되었던것 같습니다.

40면에서 50명 정도 소규모로 하려고 했는데 많은 이들이 참석하기를 원했나 보더라고요.

 

코리안 커넥션 회원들이 일을 도와주었습니다.

왼쪽에 있는 프랑스 남자인, 시릴[Cyril]은 케이팝팬이 아닌 우리 전통가락인 판소리를 좋아한답니다.

그리고 한국축구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 친구는 2002년 월드컵의 열기를 아직 기억하고 있더군요.

프랑스 블로그에 한국 관련 소식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파리에 있는 한국 마켓에서 마신 막걸리는 별 맛이 없었다며 시음해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어떤 막걸리를 맛보더니 끝맛이 베이컨과 쏘세지 맛이 난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자연 발효균이 그런 것들과 같지 않냐고 하던데요,

어떤 막걸이인가 보니, 

 

복순도가라는 막걸리였습니다.

저는 맛보지는 않고 냄새만 맡아보고는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고 하니 다들 웃더군요.

 

그리고 일부 젊은이들이 좋다고 했던건 초록색병에 든 막걸리였습니다.

 

가엘[왼쪽]과 피에르는 한국에 친구들이 많아 자주 다녀갔답니다.

둘다 막걸리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가엘은 막걸리와 파전의 어울림을 잘알더군요.

불행히도 그날 파전을 없었습니다.

도토리묵과 다른 종류의 전, 그리고 두부 부침이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막걸리는 맛보고는 좋다 싫다고 아닌, 각양 각색의 맛을 느껴보려는듯했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데 어떤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정부가 민중의 권리를 침해할때는 봉기는 민중을 위한것이다.

또한 민중 각자를 위한것이다.

이는 가장 신성한 권리이자, 가장 불가피한 의무이다.

-1793년 6월 24일 인권헌법 35항-

 

이게 이곳 라제네랄[la Générale]의 정신인가 봅니다. 

 

시음해본 막걸리를 평가서에 열심히 적고 있습니다.

 

프랑스인에게 막걸리에 대해 설명하고 계시는 이상균 원장님

 

예전에 궁중의 여인들이 마셨다는 이화주에 대한 강의가 잠시있고 나서,

 

                                                   막걸리 만드는것을 보여주십니다.

 

이상균 원장님이 만든 이화주를 맛보고 있습니다.

걸쭉해서 숟가락으로 떠먹어야되었습니다.

맛이 독특하더군요.

 

왼쪽에서 두번째 아가씨는 내년에 한국에 일년정도 다니러 간답니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한류팬입니다.

 

중간에 계신분은 페랑 교수님 지인이라고 하는데요, 한국 영화를 좋아한답니다.

그리고 한국 바둑을 즐겨두고 있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에 올려져 있는 사진 4장만~~ 가져와 보았습니다.  

 

페랑 교수님입니다. 그날 주최하신 분이라 바쁘시더라고요,

말씀을 많이 나누지 못해서 아쉬웠답니다.

 

페랑 교수님 친구라는 이분은 이상균 원장님에게 수많은 질문을 하더라고요.

이화주를 맛보고는 알콜 아이스크림 느낌이 난다고 하니, 원장님은 더운 여름날 차게 해서 먹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건 페랑 교수님이 만든 막걸리입니다.

 냄새를 맡아보니 별차이를 모르겠던데 소믈리에 공부하신 분에 의하면 깊은 맛은 덜하다고 하더군요,

 

이번 행사를 기획한 한류열풍 사랑의 이희숙 기획실장님이십니다.

한복입고 행사 진행하시는 모습이 예뻤습니다.

 

파리에서 막걸리는 별 승산없을것이라는 이들의 편견 어린 소리를 들으며 힘겹게 행사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80여명이나 되는 프랑스인들이 우리의 전통주를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전통주 연구 개발원의 이상균 원장님은 이번 행사를 위해 전국 양조장을 다니시며

막걸리를 가져오셨다고 합니다.

우리 전통주를 연구, 개발하고 알리는 이상균 원장님을 뵙고 알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바쁜 일정 와중에도 프랑스인에게 막걸리를 알리는 행사를 준비하시고 와주신것입니다.

그리고 파리에서 이런 행사를 할 생각을 하신 페랑 교수님께도 감사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뜻깊었던게, 독일에 사는 어떤 분이 제 블로그를 보고 막걸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일부러 파리로 여행지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프랑스인에게 막걸리 마셔보게 하니 라는 블로그 포스팅 끝에 파리 막걸리 행사를 잠시 소개했었거덩요~

감사하다는 인사까지 받았습니다.  

블로깅하는 보람 팍팍~ 느꼈다는것 아닙니까~

 

그리고 멀리서 보고는 일본 아가씨인줄 알았는데 다가가 알고 보니 한국 입양인이었습니다.

서로 아주 반가워했답니다. 한국을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는 그 아가씨는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남친과 열심히 막걸리 평가서를 기입하고 있었답니다.

이런 한국 행사에 입양인들 만나면 반갑기도 하지만 마음이 짠~하기도 합니다.

 

막걸리하면 보통 외국인들에게는 별로일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우리의 전통에 대해 우리 자신이 자부심을 가지지 않으면 외국인들에게는 하찮게 보여질수밖에 없을것입니다.

  노르망디에서 한국을 알리고 있는 손차룡 작가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문화에 우열은 없답니다. 단지 어떻게 관리하고 발전시켜나가느냐의 차이일뿐이라고요.

 

이번에는 시작하는 단계로 소규모로 열렸다고 하는데요,

문화예술의 도시인 파리에서 우리 전통 문화를 알리는 이런 행사가 다음에는 좀더

크게 열렸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을 가져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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