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 40대 중반입니다.

 

가끔씩 살아온 지난날을 돌아 보면 부끄러워질때가 많습니다.

 

여러 후회스러운 일들 중 가장 생각나는게, 큰아이를 가져 조산기가 있어 입원했을 때였습니다.

 

같은 방에 임신 당뇨로 입원한 아랍 여인이 있었습니다.

 

입원하지 않으면 태아가 위험한데도, 그녀는 아들이 열이 40도라며 집에 가야된다고 우기더군요.

 

간호사가, 그럼 당신 아기가 죽을수도 있다고 고함치더군요. 그녀는 그렇게 혼이 나고는 포기했는지

 

침대에 걸터 앉아 하염없이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그녀의 그런 모습이 구차해 보였습니다.

 

솔직히 그녀를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이 드물던 시절 이미 입원해 가설을 해놓은 제 전화를 한통만 쓰자고 했는데,

 

거부해 버렸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녀는 아이가 걱정되었던 것입니다.

 

제 아이가 태어났고, 아이를 키우면서 자주 울었습니다. 육아가 힘들어서, 그리고 너무 약하고

 

어린 아이가 애처로워서 울어댔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한번씩 낯뜨거워지면서 그때 일이 회상되곤

 

습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더군요. 열이 40도가 되는 아들을 옆에서 지키지 못하고

 

입원해야만 했던 엄마의 마음을 그때서야 알게 된것입니다.

 

 

사람의 괴롭고 힘든 마음 모르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보고 함부로 판단한 일이

 

어디 그것 뿐이었겠습니까

 

내가 당해보지 않았다고 마음대로 생각한 것이 어디 그때 뿐이었겠습니까

 

세상 모르고 까불었던 것입니다.

 

 

어제 프랑스에 입양되어 유명 정치인이 된 한국계 프랑스인 두 명에 대한 글을 적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랑스러워했고, 잘되었다며 함께 기뻐해 주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트위터를 통해 그들은 한국과는 상관이 없고, 프랑스를 위해 일할 사람들이라는 까칠한

 

글들을 받았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당연한 이야기를 강조할때는 먹은 마음이 있

 

는것이겠지요.

 

 

그분께는 죄송합니다만 짝사랑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잘된 그들은 생각지도 않는데 우리가 짝사랑

 

한다는것입니다. 막말로 그옛날에 한국이 보내버린 사람들 짝사랑 좀 하면 어떻습니까?

 

그분들이 간과한게 있습니다. 그건 그들이 프랑스인이 되어 프랑스를 위해 살아갈수밖에 없었던

 

원인입니다.

 

그들은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프랑스로 보내어졌고, 이곳에서 자랄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중요한건 한국이 그들을 키울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이 그들에게 어떻게 했는지는 생각지 않는것 같습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 어쩔수 없는 상황으로

 

프랑스로 보내졌다는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면 프랑스인이고, 프랑스를 위해 일할 사람이라는

 

야기는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모를 일입니다. 나중에 한국을 위해 큰 일 할지요~

 

하지만 그건 우리 입장에서 할 소리를 아닙니다.

 

정말 죄송한 이야기지만 어제 그런 글을 받고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지난번 코리안 커넥션 회장인 막심 파케 관련 글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댓글을

 

았습니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보고 넘겼는데 반복되니 그냥 지나쳐지지 않네요.

 

 

몇년전에만 해도 이곳에 있는 입양인들을 보면 그들의 삶이려니 했습니다. 그이후 많은 입양인들을

 

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제 소개한 이들처럼 잘된 이도 있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들도

 

있지만, 임신 사실을 알고 남자가 떠나버려 혼자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이, 지난해 3살박이 어린

 

아들이 익사했다며 얼굴 뻘개지며 이야기하던 어떤 입양인, 그들의 성공과 행복이 갑절로 기쁘고,

 

그들의 불행이 더욱 가슴 후벼파듯이 아픈것은 같은 한국인의 피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눈빛에 깊이 파인 상처들이 느껴지고, 자신을 버린 엄마 생각이 났던지 저를 멀리했던 입양인

 

을 보면서, 그들은 서류상으로는 프랑스인이고, 프랑스적인 사고 방식으로 프랑스를 위해 일할 망정

 

저에게는 같은 한국인입니다. 그래서 정치인으로 부상한 두 명의 한국계 프랑스인에 대한 글을 적었던

 

것입니다.

 

 

배경보다는 실력으로 사람을 인정하는 프랑스 정치계의 분위기와 쉽지 않은 과정을 극복하고 노력해

 

서 그선까지 올라간 플뢰르 뻴러랭과 쟝 뱅상 플라세를 소리쳐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들의 승승장구가 더욱 귀하게 여겨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언론이 그들을 보도할때는 원래 한국인이라는 것을 꼭 붙이더군요.

 

이는 사실이자, 진실, 그리고 무엇보다 엄연한 현실인거지요.

Posted by 파리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