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살이 설움, 한국-나이지리아 경기를 못본 이유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중계해 주는 월드컵 경기인데, 저는 외람되게도 외국에 살기 때문에 오늘 한국경기를 볼수 없었습니다. 경기시각인 한국 시간 새벽 3시 30분이면 프랑스는 전날 저녁 8시 30분이 됩니다.
그래서 아주 편하게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할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오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겠구먼~" 하고 시니컬하게 궁시렁거렸습니다.
요즘 프랑스는 썸머 타임이 적용되어 밤10시가 되어도 천지가 어스름합니다.
밤의 검은 기운이 완전히 내려앉지는 않아요. 그래서 그런지 여름이 다가오면 저녁 식사시간이 늦어집니다.
그런데 오늘은 아이들 저녁 일찍 먹이고 함께 텔레비젼 앞에서 한국경기를 응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주 고입시험이 있는 큰 아이에게도 "오늘만큼은 공부하지 말고 한국경기를 보아라"고 했지요.
남편은 한국 다니러가고 없고 우리 세모녀가 함께 대한민국~을 외쳐야지 싶었습니다.
두 딸과 함께 한국을 응원하며 오붓한 저녁 시간을 보낼 생각에 은근히 설레기까지 하더군요.
저녁 먹고 5분만에 설겆이 끝내고 나니 정확히 8시 30분이었습니다.
그래서 텔레비전을 켰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아르헨티나-그리스 경기 중계만 해주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영방송인 2번 채널에서요 ㅠㅠ
다른 채널들로 마구 돌려보았지만 축구중계는 없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시청자들을 위해 하루 저녁에 두개의 채널에 축구방송을 할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건 좋습니다. 하지만 한국경기를 시청할수 없으니 우리 가족에겐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그리스전과 아르헨티나전은 텔레비젼 중계를 해주었습니다.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동당거리면서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다음>에서 생중계 코너가 있길래 가보았더니 해외접속자는 이용할수 없답니다. 죄송하답니다.죄송하다는 그말이 어찌나 야속하던지요.
케이블 채널에서는 중계해줄까 싶어 아는 이웃집에 가볼 생각도 했더랬습니다.
그랬더니 딸이 "엄마, 왜 그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자중했습니다.
이야기를 잠시 돌리겠습니다. SBS의 월드컵 독점 중계로 문제가 많았지요.
그래서 프랑스는 어떤가 궁금했습니다.
민영 방송국인 TF1사가 1억 2천만 유로를 주고 독점권을 사서는 프랑스 국영방송국인 2번과 3번, 그리고 케이블 채널인 Canal+에 다시 팔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TF1사는 8천7백만 유로로 계산서가 가벼워졌습니다.
총 64개 경기 독점권을 사서는 37개 경기를 다른 방송국에다 나누어주었답니다.
그리고 프랑스팀 첫경기는 TF1사가 중계를 했고요, 16강 경기부터 저녁 시간 경기만 TF1사가 중계할 것이라고 합니다. 저녁 시간이면 8시30분 프라임 시간대이니 광고효과 좋을때지요.
TF1사는 프랑스팀이16강 진출에 탈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로 인한 손실은 별로없다고 합니다.
미리 상황을 예견해서 시나리오를 짰다네요.
지난 2월부터 광고주들에게 16강 진출 성공과 실패때의 가격들로 구성해서 제시했다고 합니다.
프랑스는 인터넷 모뎀에 컴퓨터는 물론이고 전화, 텔레비젼까지 연결해서는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수 있습니다. 전화는 유선에 한해서 세계 대부분 나라들로 통화하는게 무제한 무료이고요, 텔레비젼도 수십개의 방송을 마음껏 볼수 있습니다. 모두 포함해 한달에 29유로입니다.
얼마전 프랑스 이동통신사인, Bouygues사에서는 프랑스에서 한국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것도 무제한 무료로 서비스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화는 연결이 되어있는데 아직 텔레비젼을 연결하지 않았습니다. 예전부터 남편이 신청하라는 것을 모뎀과 텔레비젼 방향이 반대라 선을 어떻게 연결할지 모르겠다며 미루고 있었는데 오늘만큼은 정말 후회가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 케이블 방송의 스포츠 채널에서는 중계를 해주지 않을까 싶어서요.
하지만 아르헨티나-그리스 경기를 방송하던 2번 채널에서는 한국-나이지리아 경기에서 골소식이 있을때마다
보여주었습니다. 때로는 화면을 두개로 겹쳐놓고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비록 한국 경기는 보지 못했지만 16강에 진출할수 있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한국축구팀의 16강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