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프랑스 어떤 대형 마트의 황당한 사과문

파리아줌마 2012. 3. 20. 07:38

 

친애하는 고객님들에게 다논[Danone]이 우리에게 물건

주기를 거부하고 있음을 알립니다. 왜냐하면 다논은

우리가 그들의 제품을 꽤 비싸지 않게 판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쾌함에 대해 용서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지도부

 

 

위의 글은 프랑스의 대형 마트들중의 하나인 르클레르[Leclerc]가

납품업체인 유제품 회사 다논[Danone]의 가격 인상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납품을 거부해서 물건이 떨어진 것에 대해 자초지종을

알리고 사과하는 글입니다.

 

이는 프랑스의 3대 도시인 리옹 인근에 있는 대형마트 르클레르에 붙여져

있는 사과문을 지난 3월 3일 토요일에 어떤 고객이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면서 프랑스 SNS를 통해 일파만파 되었던것이랍니다.

 

다논[Danone]사는 프랑스인의 식탁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유제품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프랑스인들의 후식은 주로 유제품들입니다. 요구르트식으로 된 치즈, 초콜릿과 각종 과일을 섞어 만든

요구르트 등을 먹습니다. 프랑스의 어느 마트든지간에 다논사 제품이 냉장칸에 없다는건 황당무개한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제가 아는 한 프랑스 수퍼마켓에 물건이 없을때는 운송 트럭 운전수들이 파업을 했을때였습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 봅니다.

 

       

                                                                                      프랑스 대형마트 르클레르의 사과문

 

그런데 사과문 글이 참 묘합니다. 은근히 다논사를 비난하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이에 어떤 인터넷 사이트는 르클레르가 다농에게 태클을 걸때 라는 제목으로 사진과 간단한 설명글이 올라와 있기도 하더군요. 제가 봐도 이 글은 다논사에 대한 태클입니다.

 

가격을 인상하려는 다논사와 대형마트인, 르클레르와의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물건을 주지 않겠다는것을

대형마트는 비싸게 팔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다논사가 물건 주기를 거부한다고 합니다.

보다 싼 가격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한껏 이용한 꼼수가 돋보이는 글입니다. 마치 우리는 소비자편이라

비싸게 팔지 않아 물건 안주는 다논사를 고발한 격이기도 합니다.

 

프랑스에 자주 있는 대형마트와 납품업체와의 불협화음

 

프랑스의 여러 인터넷 매체들이 SNS를 떠돌던 이 사진을 싣었더군요. 댓글들을 보니 르클레르의 납품업체와의 이같은 불협화음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이라 좋아할줄 알았는데 대부분 대형마트를 비난하고 있더군요. 프랑스는 70년대에 대형마트의 병폐를 알고 법을 만들어 외곽으로 내쫓고[?] 지역의 다른 상권에 피해 입히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떤 지역은 대형마트의 일요일 영업을 폐지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댓글을 보니 또 다른 대형마트인 까르푸와 장난감 업체인 플레이모빌사와도 같은 일이 있었다면서 사진을 링크해 놓은게 있었습니다. 까르푸 같은 경우는 사과문이라기 보다는 알림장 같았습니다.

 

친애하는 고객님들께, 우리는 지금 싼 가격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플레이모빌사가 우리에게 물건 주기를 멈추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들의 가격 인상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회사의 어떤 제품들은 더이상 저희 매장에 들여지지 않을것입니다.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싼가격을 위해 싸우고 있다니 자사의 잇권을 위해 소비자를 등에 업고 큰소리 치는 듯합니다.

또한 이런 스캔들로 자사와 납품 업체를 은근히 광고하는듯한 상술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암튼 이러다가 나름 해결은 나겠지만요. 대형마트와 납품업체들의 이같은 불협화음이 저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오더군요. 왜냐하면 도심 한가운데 떡 버티고 서서 납품업체와는 어떤 불협화음도 없이 동네 치킨과 피자 집까지 독식하고 있는 한국의 대형마트가 생각나서 입니다. 이날 유제품이 필요한 프랑스인들은 아마 동네 상가를 찾았을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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