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한류

파리의 어떤 한류팬이 준비한 조촐한 플래쉬몹

파리아줌마 2011. 11. 1. 07:41

에펠탑 근처에서 있었던 슈퍼주니어 할로윈 플래쉬몹

 

프랑스의 한류팬들과 교류하기 위해 9월초에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살펴보고 있는 와중에 10월말에 슈퍼주니어 할로윈

플래쉬몹을 한다는 소식을 접할수 있었습니다. 장소는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까데로 광장이라고 해서 가볼 작정을 했더랬지요.

 

파리에 있는 어떤 한류팬이 혼자서 준비하는듯 했습니다.

즉흥적으로 하는것이 아닌 미리 여러 차례 만나서 슈퍼주니어의 춤을

익혀서 선보이는 플래쉬몹이라고 합니다.

더군다나 할로윈 복장을 가지고 오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행사 준비자가 애로가 있었던것 같았습니다.

미리 만나 춤 연습을 하는데 사람이 모이지 않았나 보더라고요. 그래서 취소될수도 있다고 했는데,

적은 인원이나마 플래쉬몹을 한다고 해서 약속 장소에 가보았습니다.

 

썸머타임이 끝난 10월의 마지막 일요일은 한시간을 더 벌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3월말 썸머타임이 시작되고 한시간 빼앗긴걸 돌려 받은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빨리 어두워질것입니다. 약속된 오후 4시에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까데로 광장으로 들어서니, 전세계에서온 여행자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에펠탑을 손으로 가늠하며 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그들의 포즈가 재미 있었습니다.

 

4시가 훨씬 넘은 시각에 플래쉬몹 참석자들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다들 저를 보자마자 안녕하세요?라며 한국식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합니다.

 

6명이었습니다. 그래서 포스팅 제목을 고민했습니다.

슈퍼주니어 할로윈 플래쉬몹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적은 인원이었습니다.

어쨌든요~

 

오른쪽이 마리 쉬루엔땅[Marie Shirointan]으로 플래쉬몹을 준비한 케이팝 팬입니다.

 

 

그런데 비록 6명이라도 외롭지 않았습니다.

오는 금요일 파리에서 있을 코리안 라이브 클럽 행사로 한국에서 온 분들이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기 서있는 두명의 청년은 에펠탑에서 내려다 보이는 군사학교 학생들로

그날 플래쉬 몹을 준비한 마리가 학생감독관으로 있을때 감시[?] 했던 학생들이라고 합니다.

우연히 만나 엄청 반가워하며 예전 감독관의 퍼포먼스를 즐거워하며 보고 있더군요.

 

지나가는 이들이 발길을 멈추고 한류팬들의 퍼포먼스를 보고 있습니다.

 

 

어떤 친구는 1시간만에 춤을 익혔다고 합니다.

다들 열심히 슈퍼주니어의 슈퍼맨에 맞추어 춤을 추었습니다.

 

 

그동안 프랑스의 한류팬들은 이런 크고 작은 행사들을 많이 가졌다고 합니다.

그런 행사들을 통해 친구들 사이로 퍼지면서 팬층이 확산되었다고 마리는 이야기하더군요.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 한류팬과 인터뷰중입니다.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행사 준비하느라 수고한 슈퍼주니어 팬인 마리입니다.

24세로 역사학을 전공했으며 지금은 동양언어대학 한국어과 2학년에 재학중이라고 하는데요,

협회에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리는 한국말을 곧 잘 적더라고요. 페이스북 통해 저에게 한국어로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잘못 쓴것들이 있지만 뜻은 충분히 이해할수 있었습니다.

한국 말하는것은 쓰는 것만큼 잘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2005년부터 한류 팬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마리에 의하면 한류팬들 사이에서 2007년부터 크고 작은 행사들이 있었답니다.

마리 또한 그동안 슈퍼주니어 포럼을 기획하기도 했고, 여러 행사들을 구성했다고 합니다.

7월에는 노틀담 대성당앞에서 플래쉬몹을 하기도 했다고요~

 

마리에게 왜 케이팝을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첫번째 대답이 한국말이 좋아서라고 합니다.

마리는 한국말이 울림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보이즈 밴드가 예전에 없어지면서 미국 그룹들을 좋아했는데,

한국 대중 문화에는 미국것에서 찾을수없는 신선한 독창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 스타들이 팬을 대하는 태도를 이야기하더군요.

마리는 한국 스타들과 가깝게 느껴져서 좋다고 합니다.

미국이나 일본 스타들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2년전 슈퍼쥬니어의 은혁이 혼자 파리에 여행왔을때 가이드를 해주었다고 하는데요,

스타가 아니라 친구 같은 느낌이었답니다.

 

아이돌들이 힘들어도 참고 해내는 끈기를 마리는 높이 사고 있었습니다.

그분야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우리는 강한 의지의 한국인임이 드러납니다.

그런게 우리 한국내에서는 너무 지나쳐서 비판을 하곤 하지만 그렇게 살지 않는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찬미의 대상이 되고 있었습니다.

프랑스는 사회 구조상 그렇게 악바리 같이 살지 않아도 됩니다.

 

한국의 치열한 교육열에 대해서도 잘알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마리는 프랑스 학교 공부가 너무 느슨하다고 합니다.

각자 자신의 처지에서 상대를 보게 되는거니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마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습니다.

털털한 성격에 사람을 아주 편하게 해주더군요.

 

조금 있으니 블렌다와 미나가 옵니다.[왼쪽]

이둘은 그룹을 지어 본격적으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지난 SBS 케이팝 스타 오디션에도 나가려고 했다가 브렌다 엄마가 학교 빠지면

안된다고 해서 못나갔다고 합니다.

 

이 두 친구는 가창력과 안무가 뛰어납니다. 

 

 한류팬이 된지 1년 되었다는 안[Anne]은 파리에서 3백킬로 떨어진 메츠에 사는데

엄마와 파리에 공연 보러왔다가 플래쉬몹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저 티셔츠는 베트남에서 구입했다고 합니다. 

 

그날 영상을 촬영했던 한국에서 오신 분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니,

현재 케이팝은 미디어에서 자랑하던것과는 달리 매니아층의 문화였다고,

하지만 충분한 가능성이 지니고 있는 문화임에는 틀림없다고 했습니다.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무조건, 전적으로 미디어 탓만을 할수 없는게 보도에는 전하고 받아들이는 사람 사이에 공간이 있습니다.

그건 제가 보기에는 지울수 없는 한계 같습니다.

 

어떤 한류팬이 지난 여름 한국에 가려고 했을때 프랑스 언론에서 전하는 서울 홍수 소식에

한국 전체가 물에 잠긴것으로 알고는 걱정하더군요.

이는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한계를 알고 대중들은 언론을 전적으로 믿기보다는 여지를 남기고,

더러 의심해보는것도 나쁘지는 않을듯합니다. 

 

그리고 지금 확실하게 말할수 있는건 프랑스의 한류는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는중이라는겁니다

11월과 12월에도 파리에 한류 행사들이 있습니다.

 

오후 5시 남짓한 시간인데 어둑해지면서 에펠탑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한시간 늦추어지니 이렇게 빨리 어둠이 내리더라고요.

 

작별인사를 하고 먼저 떠나려니 다들 또 고개 숙이며 안녕히 가세요라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포스팅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 모양의 추천을 눌러주세요. 로그인 필요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