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파리의 오래된 유명서점에서는 헌책과 새책을 함께 팔아

파리아줌마 2011. 1. 29. 10:34

3대째 이어지는 120여년된 파리의 서점, Joseph Gibert

 

1886년, 프랑스 지방, 생 에티엔느에서 중학교 고전문학 선생님을 하던 

조셉 지베르[Joseph Gibert]씨는 파리로 상경했습니다.  

그의 짐가방에는 책이 한가득이었습니다.

그는 바로 센강변에 노전으로 책을 팔수 있는, 부퀴니스트[bouquinist]에서

4개의 부스를 열고 가져온 책을 팔기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2년뒤인 1888년, 센강변에 정식 서점을 개업하게 됩니다.

그때가 쥘 페리의 무상 의무 교육법이 통과할때라,

지베르씨는 바로 중고 학과서적 판매를 정부와 협상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는 대박이 났지요.

 

1915년 그의 두아들이 이어받게 됩니다.

1926년 둘째 아들은 기존의 있던 센강변의 서점을 그대로 하면서, 

Gibert Jeune라는 이름으로 명명했습니다. <젊은 지베르> 라는 뜻입니다. 

첫째 아들은 지금 문구점이 있는 곳에 아버지의 이름을 딴 서점을 새로 차렸습니다.

그리고 조셉 지베르[Joseph Gibert]란 상표는 소르본가에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1934년에는 센강 좌편에 파리에서 가장 큰 서점을 차리게 되고, 처음으로 프랑스 서적을

이곳에서 팔고 살수 있는 셀프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1948년 후손이 가업을 이어받으며 3대째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파리에는 조셉 지베르와 지베르 젠느, 그리고 2007년에 파리 13구에 오픈한 서점이 있고.

프랑스 지방 전체에 17개의 체인망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책을 이곳에서 팔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헌책과 새책들을 함께 진열해놓고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는 cd, 비디오를 취급하면서 1996년에는 디스크 전용 매장을 서점옆에 오픈했습니다.

2005년부터 인터넷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때 선배언니가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래된 서점들 중의 하나입니다.

프랑스인들의 표현법은 항상 하나를 꼽는게 아니고, 그런것들 중의 하나라고 자주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런데 파리에서 가장 큰 서점이라고는 할수 있습니다.

학과부터 아동도서, 전공 의학서적, 고전등 책 종류들이 방대합니다.

 

아이 학교에 필요한 책을 동네에서 구입하려면 자주 주문을 하고 기다려야되는데,

이곳에 오면 바로 구입할수 있어 편리하답니다.

그리고 서점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학과 서적만 따로 파는 곳이 있습니다. 

 

4900 제곱평방의 크기로 5층으로 되어있고, 센강과 소르본 대학 중간쯤에 위치해있습니다.

 

 

서점앞에 중고책을 내어놓고 팔고 있는데요, 1유로랍니다. 한권에 천5백원이라는거네요. 어떤 책들이길래,,,

당시는 그냥 지나치고 지금에서야 이렇게 뒷북을 칩니다.

 

서점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한국과 크게 다를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분위기 한번 보시기를요.

평일 점심시간쯤이라 한가합니다.

 

무슨 잡지 선전인가 봅니다. 길거리에서도 자주 보았는데,, 행복한 남성인것 같습니다요.

 

2층 예술, 건축, 요리책들이 있는곳입니다. 건축서적인가 봅니다.

 

3층 문학서적코너입니다. 한국에서는 문고판이라고 하나요?

프랑스인들은 포켓용으로 나온 책들을 많이 보더라고요.

 

비싼 프레이야드판입니다. 은근 옛날 생각납니다. 노란딱지 붙은게 헌책입니다. 

 

한쪽에는 외국번역서적들이 있었습니다. 러시아 문학이네요

 

요건 프랑스 문학 신간이고요,

 

사진 올리다가 저아가씨가 든 세일[soldes] 백에 꽂혔습니다. 요즘 프랑스는 겨울 세일 기간이거든요.

서점 다니느라 쇼핑은ㅠㅠ

 

포켓판은 작가 이름 이니셜순으로 정리해놓았더라고요.

저도 사실은 큰아이가 부탁한 책이 있어 오늘 들렸드랬죠.

 

프랑스 고전 포켓용 책들입니다.

[livre de poche] 이곳에서는 포켓용 책이라고 부릅니다.

 

프랑스 고전희극들이네요. 몰리에르가...

 

 

동시대 프랑스 문학입니다, 낯익은 프랑소와즈 사강이 작품이 있네요.

개인적으로 책구경하는 것은 아주 좋아합니다.

구경할때는 모두 사서 읽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하죠.

 

외국번역 문학 코너에 한국문학들이 있습니다.

김성옥 작가의 <무진기행>도 있고요, 신경숙 작가의 <리진>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정희 작가의 작품들하며,,

 

황석영, 이문열 작가의 작품들이 있습니다. 이책도 중고들이 좀 있네요.

 

한층 더 올라와 철학서적 코너입니다. 이곳은 역사,사회, 종교 서적들이 있습니다. 

 

종교서적 코너에는 나이지긋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못찾은것인지는 몰라도 베스트셀러 코너가 없었습니다.

여기도 <서점[조셉 지베르]이 선택한 도서>들뿐입니다.

 

 

문학작가들의 전기가 있네요.

중고 책 표시의 노란 딱지들이 많이 보입니다.

 

사전 코너에서 한국어 익히기 위한 책들이 있었습니다.

 

 

 

 

무슨 책이 이렇게 큰지.. 대충책장을 넘겨보니 건축관련 서적 같았습니다.

 

계산대로 가기위해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일본만화 망가코너입니다.

일본문화는 현재 프랑스 사회에 깊이 정착되어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망가에 빠져 있는듯한 프랑스 청소년들이지요  

 

그런데 일본망가 코너에 한국의 <궁>이 이렇게 섞어 있습니다.

책장 넘기는 방향은 망가와 다르게 되어있기는 한데, 기분이 좀 거시기[?] 하더라고요.

 

만화 코너

 

계산대

 

바로 앞에 보이는 여성은 책 10권정도 사서는 다 들고 있지도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봤더니 온통 인문과학 서적들이었습니다.

중고와 새책들이 섞여있던데 대부분 철학 문학서적들이었습니다.

마침 제 뒤에 서있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인간의 본성>을 공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다시 나오지 않기 위해 한꺼번에 사간다고 했습니다. 

 

바로 건너편에 문구류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몇발자국 가면 디스크들 취급하는 매장이 있고요.

 

소르본 대학가 근처라 신문잡지 가판대도 다릅니다.

주로 문학잡지들이 많습니다.

 

파리를 다니며 사진을 찍다 보니 이상한 버릇이 생겼습니다.

건물이나 풍경보다는 요즘은 사람을 찍고 싶습니다.

정말 사진에 담고 싶은 이들이 있더라고요.

 

이것도 풍경찍는척하면서 찍은 파파라치 컷이랍니다.

저 두젊은이들 신선해 보이더라고요.

 

제가 블로그에 잘 안나타나면 초상권 문제로 잡혀간줄 아시기를요,, ㅎㅎ^^  

 

파리의 120년된 서점만 포스팅하기 아쉬워서 겨울이라 삭막한[?] 소르본 광장의 풍경을 마지막으로 올립니다.

 

지난해 가을 이곳은 연금법 개혁반대 시위로 경찰차들이 진주해 있었는데

지금은 면학분위기가 완연합니다.

연금개혁안은 통과되었고, 사르코지 대통령은 힘받았고

학생들은 본연의 위치로 갔습니다.

 

그래야만 되었겠지만, 민중의 힘으로 권력을 무력화시킨 2006년의 신화[?]가

한번더 반복되기를 은근 바랐기에 왠지 씁쓸해지는 금요일 오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