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사람들은 왜 브뤼셀의 오줌싸개소년 동상에 열광하는가?

파리아줌마 2011. 7. 30. 08:35

벨기에의 브뤼셀하면 빼놓을수 없는게 바로, 요,

<오줌싸개 소년>동상입니다. 그옛날,, 그러니깐 90년대 초반

유럽여행온 동생과 함께 <오줌싸개 소년> 동상을 처음 보고는

"에게~ 겨우 이거야?"싶었습니다. 그래도 그간 여행책자를 통해본

이 동상은 이 정도로 작고 보잘것 없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년전인 그때도 사람들은 이 썰렁한[?] 동상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곤

했습니다. 당시 20대의 젊디젊은 처자였던지라 여행시에도 화장을

진하게 하고 옷도 나름 차려 입고는 지금보다는 더고운 모습을 하고는

저도 사진을 찍어왔드랬습니다. 이른바 증명사진, 인증샷이었지요.

 

이번에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찾았습니다.

유럽이 자기 손바닥안에 있다면서, 스스로를 인간 네비게이션이라고 했던

남편은 브뤼셀 시내를 몇번을 돌고돌아 결국은 행인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갔습니다.

남편을 너무 믿으면 안된다는 절대적인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헤매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운전하느라

고생했으니 더이상 진도나가지는 않으렵니다.

 

그러니까,,빅토르 위고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했던 브뤼셀의 그랑 플라스[Grand-Place]를 거쳐 또다시 찾아간 <오줌싸개소년>의 동상에서 이번에는 왜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하는지, 사실 열광한다는 말은 일부러 사용한 자극적인 표현입니다. 허나 브뤼셀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이 동상은 필수적으로 보고 가곤하니 그리 넘치는 표현은 아니라고 스스로를 다독여봅니다.

 

왜 사람들은 이 동상에 열광[?]하는지, 찾고자 하는지 이번에는 쬐끔 알것 같았습니다. 20대와 40대의 차이가 바로 이런것이겠지요. 20대에는 아무런 감흥없이, 차라리 투덜거리며 인증샷만 날리고 왔던 곳이 40대가 되니 고개 끄덕끄덕~ 거리며 제대로 감상할수 있었습니다.  뭐,,,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입니다만...

 

식수로 사용하는 물을 사람들로 하여금 오줌을 연상을 하게 만드니 브뤼셀에서 가장 나이많고, 1619년 이래로 늙지도 않고 있는 이른바, 줄리앙이라고 명명되는 이 소년은 참 발칙, 맹랑한것 같습니다. 

 

브뤼셀 시내를 너무 헤매다 찾은 곳이라 차에서 내리자 마자 이곳을 더욱 확연히 담고 싶어졌습니다.

발칙한 <오줌싸개소년> 동상을 찾아간 여정을 쭉~~ 그려나가보겠습니다.

 

해가 길게 늘어져 있는 한여름의 어느 일요일 저녁, 그랑 플라스 [Grand-Place]로 가는 길목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거리에는 음악하는 젊은이들이 하나의 음을 내며 흥겹게 연주를 하고 있었고요,

 

불을 내품는 퍼포먼스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습니다.

불이 있어서 그런지 맨뒷줄에는 경찰들이 여럿이 안전을 위해 있는듯했습니다.

 

그리고 여긴 약간 찰리 채플린 같은,, 하지만 더묘한 분위기를 풍기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노년의 로맨스라고나 할까요~~ 두분의 모습이 아주 정다워 보였습니다.

 

브뤼셀에서 유명한 대형 쇼핑몰인, 생 위베르 갤러리입니다.

 

빅토르 위고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했다는 그랑 플라스입니다.

1998년에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라고 합니다.

 

고풍스런 건물들이 아주 웅장하면서도 아름답게 서있습니다.

 

 

                                                                                                                                                브뤼셀, 그랑팔라스

 

그랑 플라스에서 공연이 있나 봅니다. 무대를 설치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아주 자유롭게 광장에 앉아있습니다. 

 

이 광장에는 시청과 예전 동업자들의 길드 하우스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번 와플 포스팅에서 어떤 블로그 이웃님께서 빅토르 위고가 <레미제라블>을 집필했던 집이 이곳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미리 좀 알고 갔었어야 되었습니다. 많이 아까웠지요.

 

그래서 인터넷에서 빅토르 위고가 <레미제라블>을 집필해던 집 사진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위의 집과 차양이 똑같아 이 근처인것 같은 착각이 들었는데 아닌것 같습니다.

못보고 온것에 대한 집착이 빚어낸 헷갈림인듯~

 

                                                                                                                                                                   브뤼셀,그랑팔라스

 

오줌싸개 소년 동상이 있는 길목으로 접어드는데 사람들이 이 동상을 하나같이 손으로 훓어내리고 갑니다.

인터넷에서 아무리 뒤져봐도 어떤 동상인지 찾을수 없었습니다.

밑에 꽃다발까지 놓여져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손때가 묻어있을텐데 작은 아이는 신기한지 자기도 한번 만져봅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이렇게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네요.

믿거나 말거나...

아무튼 만져본 이들, 모두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전 만지지 않았으니 제 소원은 요원한것인가요?

그건 모를일입니다.

 

브뤼셀이 자수로도 유명합니다.

 

어떤 자수가게 앞에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왜 그런지 다가가보니,,,

 

 

1873년 7월 10일에 이곳에서 폴 베를렌이 랭보에게 총상을 입혔답니다. 

아시다시피 이 두 시인은 동성애자들이었습니다.

랭보가 베를렌에게 결별을 선언하자 치정에 얽힌 사건이 일어났던곳이라네요.

당시 호텔이 있었던 자리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여있었나 봅니다. 

 

반 고흐까지 등장했습니다. 왼쪽은 진짜 사람입니다.

사진찍고 나니 손가락 두개를 세우며 2유로를 달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있습니다.

 

이곳이 브뤼셀에서 유명한 <오줌싸개 소년>동상이 있는곳입니다.

 

어느 누구도 실망한 기색이 없이 즐거워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오줌[?]을 손으로 담고 있는 포즈를 취하는 관광객의 얼굴에는 미소가 한가득합니다.

 우연히 작은 아이 사진 찍다가 함께 나와버렸네요.

 

유럽의 썰렁 관광지중의 하나라고 하는데요, 그런 말 나올만 합니다. 다시봐도 너무 작고 보잘것 없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15세기때 프랑스군이 브뤼셀을 침공해 불을 놓자 소년이 오줌을 싸서 껐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1619년에 제롬 뒤케느와 라는 조각가가 <오줌싸개소년>동상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전설은 전설일뿐입니다. 어찌 소년의 오줌발이 군인들이 놓은 불을 끌수 있겠습니까? 별로 안믿겨집니다. 그뿐만 아니라 마녀집 앞에서 오줌을 싸서 화가난 마녀가 소년을 동상을 만들어버렸다는 전설도 있고요, 아이를 잃어버린 아버지가 분수대에서 오줌을 누는 아들을 발견한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분수대와 동상을 지었다는 버전도 있었습니다.

 

이 청동상은 몇번이나 약탈을 겪었지만 루이 15세는 당시 침략을 사죄하는 뜻으로 이 동상에 화려한 옷을 제작하여 선물하여 그 이후 동상에 알맞는 의상을 세계 각국에 보내와서는 세계 최고의 옷부자가 되었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55센티 정도밖에 안되는 청동상을 찾고, 그앞에서 즐거워하면서 사진 촬영을 하는것일까요?

이 오줌싸개소년 동상은 인간의 본능적인 배설을 담은것입니다.

보통 3,4살 혹 5,6살 아이들은 인간이 먹고 나서 배설하는것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아주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어린 아이들에게 그런것들은 중요한 이야기 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는 동심에 대한 노스탈지가 있는것 같습니다. 

 

어느날 뻥튀겨 어른이 된게 아니고 1살, 2살, 순간 순간,,모든 과정을 거쳐 어른이 되었지요.

지나온 시간들이 기억나는것들도, 기억나지 않는것들도 있겠지만, 깊은 의식속에 모두 새겨져있을겁니다.

인간의 정서속에 본능적으로 있을것 같은 동심의 노스탈지를 묘하게 자극하는 오줌싸개 소년 동상인것 같습니다.

여행자들은 1619년에 만들어진 동상을 보며 웅장한 역사나, 처절한 과거보다는

가볍고 편안한 휴식감을 느낄수 있을것입니다.

 

이번에 가서 동상을 요리조리 보가며 주목했던건 표정입니다.

이 동상의 표정을 보면 배설의 쾌감을 아주 사실적으로 표현해 놓았습니다. 

 

일단 고개를 왼쪽 15도 각도로 돌리고는 시원해서 짓는 묘한 눈모양하며, 입은 반쯤 벌여져 있습니다.

엄청 참다가 내뿜는 표정입니다.

자세부터 표정까지 너무나도 본능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마치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의 온갖 표정에 사람들이 열광하는것처럼

이런 섬세하고도 적나라한 미소를 품고 있었기에 브뤼셀을 찾는 전세계인들이

이 청동상을 보려고 하는건 아니겠는지요? 

 

아마 어른이었다면 무척 징그러웠을겁니다.

젓살이 채빠지지 않은 몽실몽실한 나체의 귀여운 소년이 배설의 쾌감을

한껏 누리는 표정을 짓고 있으니 사람들이 좋아하는것 같습니다.

특히 남자들이 더욱 열광하는 이유가 누구나 어린 시절 한번쯤은 해보았음직한 자세일테니까요

 

그옆에 있는 와플 패러디 동상에는 그런 표정은 없습니다.

 

초콜렛으로 만든 동상에도 표정은 흉내만 낸듯합니다.

어쨌든 <오줌싸개소년> 동상은 브뤼셀의 상징이 되어 관광상품으로도 많이 제작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사물과 현상을 보는데 건성이기만 했던 20대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오줌싸개소년 동상의

진가를 지난번 벨기에 여행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50대, 혹은 60대가 되어서 보면 또 다르게 다가오겠지요.

동상은 만들어진 40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있지만 

인간의 시선은 이처럼 달라질수 있는건가 봅니다.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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