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귀족과 서민이 함께 있는듯한 파리의 벼룩시장에서

파리아줌마 2011. 7. 8. 08:19

파리북쪽에 위치한 세계적인 규모의 생 투앙[Saint-Ouen] 벼룩시장

 

벼룩 시장이라는 표현을 처음 들었을땐 거부감이 일었습니다. 

벼룩이 주는 이미지가 정갈하기보다는 지저분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감각은 쉽게 길들여지기 마련인가 봅니다.

어느때부터인가 지저분한 벼룩의 느낌은 없어지고, 남이 쓰던 필요없는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거나, 혹은 그옛날 프랑스 귀족들이 썼던

골동품을 구경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설레임으로 벼룩시장을 찾곤했었습니다.

 

벼룩시장이란 표현은 19세기말에 나온것으로 보입니다.

벼룩은 헌옷, 누더기등 지저분한데 기생하는 벌레의 상징이기에,

어떤 파리지앵이 이미 쓴 물건을 파는 곳에 붙인 해학적인 표현으로

20세기에 들어서면서 퍼져 나갔다고 합니다.   

 

각 동네마다 쓰던 물건을 내가 파는 간단한 벼룩시장을 제외하고 파리에는 3군데의 대표적인 벼룩시장이 있습니다. 방브[Vanves], 몽트뢰이[Montreuil], 그리고 세계적인 유명한 생 투앙[Saint Ouen] 벼룩시장이 있습니다.

 

방브 벼룩시장은 파리남쪽 지역인 14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에 여는데, 이곳에는 4백여개의 매장이 있습니다. 1900년대의 가구들과 물건들, 그리고 1950년과 1970년 사이의 장식 예술품들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가장 유명한 생 투앙 벼룩시장은 파리 북쪽 외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에서 월요일까지 문을 열고 있으며, 이곳은 세계적인 규모의 골동품상들이 있는곳으로 유명합니다.

 

생 투앙 벼룩시장안에 비롱, 베르나종, 도핀, 세르페뜨, 폴베르 시장등 소규모 시장군들이 형성되어있으며, 전체 1000개의 의류, 예술품상 및 구제 의류 파는 매장과 2500개의 골동품상들이 있습니다. 파리를 여행하는 이들이 놓치지 말아야될 관광코스중 하나로 매년 천만명이 방문을 한다고 합니다.

 

15세기나 17세기의 가구들을 파는 고급스런 골동품상과 미술작품, 옛날 물건들, 고서적을 파는 매장들이 있는곳에는 옛날 프랑스 귀족이 앉았을것만 같은 고급스런 의자들이 일부는 쿠션이 떨어져 나간채 가게앞에 전시되어 있기도 했고, 영화에서나 봤을법한 회중시계들, 프랑스 궁전에 있었을것 같은 화려한 샹드리에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며 그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문하나를 두고 허름한 노전에는 북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상권을 주도하고 있었습니다. 인간이 문화 생활을 누리는것부터 생필품까지, 모든 물건들이 천자만별의 가격으로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규모라고 알려진 생 투앙 벼룩시장에는 이런 다양성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해볕 좋은 어느 토요일에 벼룩시장을 찾았습니다.

 

생 투앙 벼룩시장에 있는 말레시스 시장입니다.

 

뒤돌아 서니 화려한 가구점인듯한데,, 매장 주인인듯한 이 마담의 포스가 범상치 않습니다.

 

말레시스 시장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요 의자가 꽤 마음에 들었답니다.

 

타피스리를 덕지덕지 걸어놓고 팔고 있습니다.

 

요런 불상들도 있고요~~

 

손님이 물건을 보고는 뭐라뭐라~하는군요.

 

와~ 이런 분위기의 가구 넘 좋습니다.

 

미술 작품들이 많은 도핀 시장으로 왔습니다.

 

 

벼룩 시장을 더욱 벼룩답게 해주는 옛날 록큰롤 잡지들입니다. 

 

저 전축안에 LP판이 들어있더라고요,

 

턴테이블 있는 옛날 전축들입니다. 꺄~ 옛날 생각납니다.

80년대에 오빠가 날마다 턴테이블로 틀어댔던 비지스의 노래가 들리는듯합니다.

 

한 일주일은 머리를 안감은듯한 저 젊은이는 왠지 LP판과 어울리는듯합니다.

 

요건 나무 상자로 만든 스피커입니다.

음향은 어떨런지~~

 

 

옛날 사진기들입니다. 참 탐납니다. 가격은 물어볼 엄두도 내지 못했답니다.^^ 

 

여긴 왠지 사이비 과학자의 연구실 같습니다.

 

오래된 영화포스터, 사진, 잡지들이 있는곳입니다.

 

1954년에서 64년사이의 중국잡지인가 봅니다. 20유로[3만원]면 괜찮은건지요? 그것도 할인해준 가격입니다.

만약 구입하려면 여기서 더 깎을수 있습니다.

벼룩시장에서는 흥정을 해야됩니다.

 

 

안쪽에 있는 소파가 너무 곱습니다.

어느시대것인지, 가격은 얼마인지 물어나 볼걸,, 지금 후회하고 있다는~~

 

이런 골동품 매장 주인들은 갑부일것 같습니다.

 

 

요건 루이 16세때것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길건너 베르나종 시장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이렇게 보니 우리나라 재래시장 같군요~

 

잡동사니 철물점인듯~

 

저 대형시계 멋집니다.

 

그림파는곳에 분홍빛으로 장식되어있는데요., 어찌나 색감이 곱던지~`

 

1800년대 신문입니다.

 

1940년 4월 18일자 파리마치의 전신인 마치잡지인듯

옛날 신문을 한참 들여다 보고 있으니 아련해지면서 잠시 시간 여행을  다녀온듯했습니다.

바로 이런맛에 사람들이 벼룩시장을 찾는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려한 골동품상들과 길하나 두고 재래시장같은 벼룩시장이 있습니다.

 

신발상인인듯한 저 젊은이의 소박한 표정에 끌려 사진기를 눌렀습니다.

아가씨들앞이라 약간은 수줍어하면서 물건을 설명하는듯한 모습이 귀여워보였습니다. 

 

지나가는데 봅 마를레이를 닮은 저 아저씨가 부릅니다.

어디서 왔나고 하면서요,, 그러더니 향이 있는 스틱을 하나 선물이라고 줍니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그래서 사양하고는 사진만 찍겠다고 했더니 포즈를 취해주었습니다.

프랑스인들의 국수주의를 해학을 섞어가며 비판하더라고요.

그리고는 프랑스에서 인권 존중이라면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뜻하는것이라며

농담삼아 이야기합니다.

 

이민자의 애환이 살짝~엿보이기도 했지만 정감있었습니다.

 

봅 마를레이 닮은 아저씨 가게의 직원들이 포즈를 취해주었답니다. 

 

그가게에서 향스틱의 향기를 맡아보고 있는 파리지앤입니다.

프랑스인들이 이런식의 향을 좋아하더라고요.

 

이곳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인들의 가게에서는 향을 팔았습니다.

불을 피워서 내는 향도 있었는데지나가던 아프리카인들은 멈추어서서

향을 맡아보고는 사가지고 갔습니다.

 

다시 베르내종 시장안으로 들어와보았습니다.

여긴 온갖 잡동사니 다 끌어 모아 놓은곳 같습니다.

 

 

아니~ 이것은~~ㅠㅠ 교수형대인듯합니다.

아무리 표현의 자유도 좋지만 이걸 보니 머리카락이 쭈뼛~서는듯하면서 섬뜩해졌습니다.

 

아프리카 탈입니다.

 

그날 벼룩시장을 둘러보고 나니 느낌이 참 묘하더군요.

이곳은 길하나를 두고 행정구역이 파리외곽지역이 되는 곳으로,

북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입니다.

 

2005년 이민자 폭동 사태가 일어났던 곳과 그리 멀지 않습니다.

지난 세기  프랑스 귀족들이 사용하던 화려한 물건을 파는 골동품 매장들과

문 하나를 경계로 이민자들만 있는 허름한 시장의 분위기가

오늘날의 프랑스를 대변해주고 있는듯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긴장도 갈등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골동품상들과 이민자들은 각자가 위치한 곳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다름 아닌 활기차고, 치열한 삶의 현장인 시장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벼룩이라는 말이 붙기는 하지만요~~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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