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네덜란드는 왜 자전거 천국이 되었을까

파리아줌마 2011. 10. 15. 08:15

지난 여름 유럽의 여러나라들을 여행할수 있었습니다.

오줌싸개 소년 동상을 다시 한번 느껴볼수 있었던 벨기에의 브뤼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떠나왔던 우리 광부와 간호사의 흔적이

묻어있는 독일의 도르트문트, 유럽 최고의 한인타운이 있는

영국의 뉴몰든,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곳이

육지가 바다보다 낮은 나라, 네덜란드였습니다.

 

주어진 환경적인 악조건, 즉 땅이 낮아 홍수의 위협을 

끊임없이 받으며 살아왔던 그들은 물과의 싸움을 위해 풍차를

만들어 시련을 이겨냈습니다.또한 그런 정신이 오늘날까지 

내려오고 있는듯 했던게 바로 자전거가 대중 교통 수단이 되고

있었던것입니다.

 

프랑스도 2007년부터 파리시에서 무인 자전거 대여 제도를

도입해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자전거 이용자가 많이 없었던

10여년전 암스테르담을 여행했을때 이미 자전거가 네델란드인들의 주된 교통 수단이 되어 있었습니다.

 

여성이 자전거 타면서 치마 입으면 불편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게 만들어줄 만큼 키가 큰 여성들이 치마 자락을 휘날리며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었습니다.

 

이준 열사의 기념관이 있는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인 헤이그에서 본 자전거 통행은 옛기억을 떠올려주면서 더욱 강하게 와닿았고, 과연 그들의 자전거 사랑은 어디서 기인된것인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로테르담에 계신분에게 여쭈어 보았더니, 네덜란드인들은 환경 문제에 민감하고, 또한 운동을 위해서도 자전거를 탄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이라면 네덜란드인들은 개인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하고,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일것입니다.

  

자전거가 네덜란드 전체 교통 수단의 46%를 차지하고 인구 수보다 자전거 숫자가 더많고, 2007년 기준으로 볼때, 한해 자전거 이용 거리는 902킬로로 세계 최고라고 합니다.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때로는 우회적인 자전거 정책도 한몫했답니다.

 

네덜란드인들의 자전거 사랑이 시작된지는 30년전으로 올라갑니다. 만명의 자전거 이용자들이 시당국에 거리에서 자전거를 탈수 있게 해달라고 청원하면서 자전거 왕국이 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에 시와 정부는 잘됐다 싶었는지 자동차에 대한 주정차 요금을 높이 책정해서 자전거 정책에 사용했고, 자동차 속도 제한구역을 정해 차량보다 자전거 이용을 우회적으로 장려했답니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물론이고 신호등도 있다고 합니다.

 

중앙 정부 교통과에 자전거 전담부 서가 있고 모든 도시의 행정 우선 기준은 자전거라고 합니다.

 

 자신의 삶이 지나치게 빠르다고 생각하면 페달을 밟자. 우리 아이들에게 숨쉴 공기를 주고 싶다면 페달을 밟자. 이는 델프트 시가 내세운 선전 문구라고 합니다. 

 

헤이그에서 본 자전거 동상입니다. 비가 오는지 우의를 입고, 우산인지 모자인지 모를것을 쓰고는 달리고 있습니다.

 

비가 오거나, 추워도 자전거 통행은 계속되었습니다. 가을처럼 쌀쌀한 7월의 저녁거리를 두터운 외투를 입고는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고 있는 그들을 보면서, 자동차 타고 편안하게 가고 있는 저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었습니다. 

 

헤이그에서 맞이한 첫날, 여지없이 거리에서 처음 마주친것은 우체부 가방 같은 것이 달린

자전거를 타고가는 어떤 커플이었습니다.   

 

헤이그 역에 있는 자전거 주차장 

네덜란드 시와 정부가 자전거 주차 시설 확대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아주 인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앞뒤로 태우고 갑니다.

바람이 꽤 차가웠는데도 아이를 차나 유모차에 태우지 않고 쌩쌩달려갑니다.

위험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자전거 전용도로는 자동차 도로와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운전자들은 자전거에게 항상 양보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깐 무조건 자전거 먼저~가 되는것이지요.

 

헤이그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인도인줄 착각하고는 아이들과 마구 누비고 다녔더랬습니다.

가다보니 뒤에서 자전거와 스쿠터들이 마구 달려오더라고요.

그런데 누구 하나 당황하지도 인상 쓰지도 않고 느긋하게 피해가더군요.

그다음부턴 조심했답니다.

 

                                          헤이그 시내에 즐비해있는 자전거들

 

저정도면 아이에게 바람은 막아줄수 있겠습니다.

 

헤이그 중심가에 세워놓은 자전거들인데요,

그리 예쁜 모양은 아닙니다.

어린 시절인 7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보았던 자전거 같습니다.

 

아주 튼튼하고 가격도 몇십만원대라고 합니다.

무거운 가방 메고, 아이들도 태우고, 유모차도 끌며 생활 교통수단이 되니 당연히 튼튼해야겠지요.

 

항상 모든 현상에는 양면성이 있지요. 

 자전거 도둑도 많고, 자전거 암시장까지 있다고 합니다.

 

 

남녀 노소 할것없이 전 네덜란드인들이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와중에 다소 모순스럽기는 합니다만 멋진 차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기에~

 

 

 

헤이그에 있는 자전거 매장앞에 있는 자전거 타고 있는 사람 동상인데요,

비옷을 입고는 바람이 세게 부는쪽으로 향하고 있는듯합니다.

누가 보아도 힘든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될것 같습니다.

왜 단순한 상태가 아닌 비바람이 몰아치는 와중에 자전거 타는 이를 묘사했을까요?

 

 

그건 역경을 이겨낸 네덜란드인들의 상징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인간 모두를 향한 메세지이기도 할것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비바람 맞으며 가는걸 보여주고 싶었나 봅니다.

 

무엇을 위해서일까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기 때문이라는 글귀를 인용해봅니다.

 

헤이그에서 처음 본 예쁜 자전거입니다.

자전거 판매점 진열대에 있었는데,

빨간색으로, 앞에 물건을 놓던가 아이를 앉힐수 있게 되어있네요.

 

풍차를 만들어 역경을 이겨낸 네덜란드인들의 정신은

나태하고 안일한 삶을 거부하는 강인함이 있었습니다.

 

그런 정신이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를 이용하게 했고,

이를 국가 정책으로 발전시킨것이 네덜란드가 자전거의

천국이 된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바람이 강할수록 큰 힘을 내는 풍차의 원리처럼 네덜란드인들은

자녀들에게 물려줄 환경을 생각하며, 풍차 날개가 돌아가듯

오늘도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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