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옥스퍼드 대학의 오래된 칼리지에 가보니

파리아줌마 2011. 10. 22. 08:20

옥스퍼드 대학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베일리올 칼리지[Balliol College]에 가보니

 

지난 8월 영국 여행을 하며 옥스퍼드 대학을 가볼 계획은

없었답니다. 그런데 다행히 시간이 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옥스퍼드 대학을 볼수 있었습니다.

 

대충 런던 근교에 있을줄 알았는데, 한시간 넘게 차를 타고

가야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더군요.

그날은 비가 한번씩 세차게 내리곤 했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에 대해 아는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우리나라처럼

어느 한곳에 대학의 단과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옥스퍼드셔라는 주안에 38개의 단과들이

흩어져 있었으며, 재정이나 행정적으로도 독립되어 있다고 합니다.

 

옥스퍼드는 1096년부터 교육을 시작했으며 영어권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라고 합니다.

미국의 하버드 대학과 함께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으며,수많은 세계적인 인재들을 배출하였으며, 수백 년 동안 이어 온 깊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학이랍니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성립은 파리 대학의 유학생들이 귀국하여 런던 근처의 상공 도시인 옥스퍼드에 정착하면서

대학 도시가 형성되게 되었답니다. 결국 파리 대학이 옥스퍼드 대학을 생겨나게 했고, 캠브리지 대학은 옥스퍼드 대학으로부터 갈라져 나온것이라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옥스퍼드 대학은 유명한 인재들을 배출시켰습니다. 영국 수상만해도 26명, 빌 클린턴, 아웅산 수지, 오스카 와일드 등등, 노벨 수상자만 해도 47명이라고 합니다.

 

 

                                                                                                                         1263년에 세워진 옥스퍼드 대학의 베일리올 칼리지

 

                                                                                                                           영국 옥스퍼드의 거리

 

생각보다 꽤 긴시간을 달려 도착한 옥스퍼드의 첫인상은 런던이나, 뉴몰든보다 더 멋진 고풍스런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옥스퍼드의 중심가로 와보았습니다.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이 있는곳이라고는 하지만 수많은 여행객들이 드나드는데 어떻게 학업에만 정진할수 있나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몹시 불편하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그건 기우일뿐이라는것을 어떤 칼리지안으로 들어가보며 알수 있었습니다.

 

이 시가지안에 38개의 컬리지가 흩어져 있다는것을 알고는 잠시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컬리지 하나를 방문하는것으로 만족해야했습니다.

 

남편이 주차하고 난 자리에서 뒤돌아서니 간판도 하나없이 있는 저 건물이 무엇인가 싶어

다가가보니 칼리지였습니다.

 

1263년에 세워진 베일리올 칼리지로, 1249년에 생긴 유니버시티 칼리지 다음으로 오래된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째 티하나 안내고 서있었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바깥 세상과는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마치 수도원에 온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베일리올 칼리지

 

                                                                                                                                                옥스퍼드 대학의 베일리올 칼리지

 

                                                          대학답게 책을 보는 조각상이 벽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칼리지안에는 교회가 있었습니다.

교회로 들어가는 벽에 사람들의 이름이 즐비하게 새겨져 있길래 보니,

2차 세계대전시 희생된 여기 칼리지 출신들이었습니다.

 

 

 

교회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원래 옥스퍼드가 신학으로도 유명하지요,

영국의 종교 시인인 홉킨스도 여기 칼리지 출신이라고 합니다.

 

또한 경제학자인 애덤 스미스,

작가인 그레이엄 그린이 이 칼리지에서 공부했다고 합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베일리올 칼리지

 

옥스퍼드 대학교는 <해리포터>와 <황금나침반> 등 많은 영화의 촬영 장소로도 쓰였다고 합니다.

800만여 권의 장서량에 매년 5km씩 서가를 늘려가는 보들리언 도서관(Bodelian Library),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Christ Church College)는 해리포터의 촬영지였다고 하는데요~ 

 

오늘에서야 이 사실을 알았더랬습니다. 미리 알았으면 그쪽으로 가볼수 있었을것을~

사전 조사없는 여행은 항상 이렇게 후회를 남긴다는것을 다시한번 절실히 느꼈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칼리지안에 기숙사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문은 굳게 잠겨있었는데 교수 연구실 같았습니다.

분위기가 우리 7,80년대~

 

옥스퍼드 대학의 칼리지 시스템이 낳은 또 하나의 독특한 점은 바로 튜토리얼(tutorial) 위주로 진행되는

수업방식인데, 튜토리얼이란 교수와 학생이 1:1 혹은 1:2로 토론식 수업을 진행하는것을 말한답니다.

특히 학부생의 경우 학교 공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교수와 학생이 매주 만나 두 시간가량 주제를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며 배우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교수와 토론식 수업을 하기 위해서 학생은 엄청난 양의 책을 읽어야하는 등,

공부해야될 분량은 세계 최고라고 할만하답니다.

 

허름해보이는 이곳은 천장에 둥근 조명이 있는것으로 보아 파티를 하는곳 같습니다.

 

학생 활동은 옥스퍼드의 오랜 전통으로, 학업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대학보다

더 활발한 학생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답니다.

이는 각 분야의 리더로 성장할 인재들에게 젊어서부터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가르치는 학풍의 영향 탓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공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을 돌아보고 널리 교류하면서 사회지도층으로서의 책임을 몸에 익혀 나가는 것이라고요~

 

베이리올 칼리지의 인상적인 풍경은 건물들이 담쟁이 덩쿨로 둘려싸여 있던 것이었습니다.

묵직하고도 깊은 운치를 더해주더군요.

 

오랜시간 책과 씨름한 교수와,

책에 푹~ 파묻혀 사는 하버드가 아닌 옥스퍼드의 공부 벌레들이라고 할수 있는

학생들의 깊은 눈동자가 떠올려지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어디 중세 영화에서나 나오는곳 같았습니다. 강의실 통로인듯합니다.

 

 

                                                                                식당 건물이었는데요,

 

이곳에서 눈에 들어온 광경이 있었으니~

 

 

마치 옥스퍼드 출신들이 동문회하는것처럼 식당 윗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모습들이 얼마나 진중하던지 한참을 주시하며 보았더랬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사람들은 스페인, 아니면 이태리에서온 여행객들이었습니다. 

 

식당 외벽에 있는 저것은~? 

근처 강에서 있었던 조정 리그에서 여자부가 우승해서 기념으로 그려놓은 것이라고

어떤 네티즌이 가르쳐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낙서인가 했다는~~

 

 

방학이라 학생들은 없었지만 평화롭고 드넓은 캠퍼스가 학문의 전당임을 말해주는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고풍스러운 분위기 때문인지 수도원 같기도 합니다.

공부해야되는 대학이나 기도하는 수도원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가져야 되는 공통점은 있겠네요~ 

 

옥스퍼드 대학교를 구성하는 칼리지들이 옥스퍼드시 중심가 곳곳에 있기에

칼리지들 사이에는 상점과 식당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베일리올 칼리지를  벗어나 몇발자국 가면 옥스퍼드 시가지의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옥스퍼드 시내

 

                                                                                                                                                                          옥스퍼드 시내

 

                                                                                                                                       옥스퍼드 시내

 

학구적인 분위기와는 거리가 먼 풍경입니다. 그런데 칼리지 바로 옆으로 이런 광경들이 있다는거지요~

 

다시 베일리올 칼리지로 돌아왔습니다.

 

열공하는 학생들과 주민, 그리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로 옥스퍼드 대학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칼리지 안으로 발을 들여놓으니 바깥 세상과는 격리된듯한 학구적인 분위기였으니,

저에겐 생경스럽고도 독특한 풍경이었습니다.

 

어쨌든 지척에 있는 흥청거리는 분위기는 옥스퍼드 학생들의 학구열을 방해할수는 없는듯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포스팅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 모양의 추천을 눌러주세요. 로그인 필요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