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의 외침

재범 영구 탈퇴. 이렇게까지 언론화 시켰어야만 했나?

파리아줌마 2010. 3. 1. 01:22

몇일전 중학교 3학년 큰딸이 “엄마, 연구가 뭐야? 그런다.

내귀에는 “연구”로 들렸다. "연구? 불어로 recherche지"

 

이곳 프랑스에서 태어나 자란 딸은 가끔씩 한국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앞뒤 문맥은 없이 단어만 이렇게 생뚱맞게 물어오는 경우가 있다.

 

대답을 해주고 나니 딸은 “재범 영구 탈퇴”라는데,, 그 “영구”를 물어왔던 것이다.

잠시 잠깐 엄마의 엉뚱한 대답에 딸은 많이 혼동스러웠을것 같았다.

그랬으니 문맥을 이어 물어왔을테지  

 

"응? 그거? 엄마도 봤어",, "그건 연구가 아니고 영구지",  "영원히 탈퇴한다는 것이야".

“그래?” 딸은 실망한 기색이 완연하다.

 

자라면서 언제부터인가 한국 아이돌을 좋아하게된 딸은 지난해 가을 재범의 2pm탈퇴 소식에 많이 안타까워 했었다.

본인 말에 의하면 베개가 눈물로 얼룩지기도 했다고 한다.

본인이 외국에서 자랐기에 재범의 문제시 되었던 발언에 대해 어느누구 보다도 이해하고 있었던 딸이었다.

 

작년 가을 재범의 갑작스런 탈퇴에 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는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돌아올 것 같다라며 딸에게 희망을 주었다.

 

그런데 요즘 김연아의 금메달 소식에 들떠있던 와중에 느닷없는 “영구 탈퇴”라니?

지난해 탈퇴에 이은 또 다른 영구 탈퇴? 이미 탈퇴해서 활동을 하지 않아오던 재범이었고.복귀 소식은 들은바도 없다.

단지 소속사내에서만 다른 멤버들과 비공식적으로 이야기되었었다고 어제 기사에서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언론화 시켰어야만 했는가?

 

그리고 밝히기 힘든 사생활 문제로 인해? 그에 대한 존중 때문에 밝히기 힘들다고?

내가 보기에는 이미 JYP사의 재범에 대한 존중은 1%도 찾아볼수 없다.

정말 존중했더라면 밝히기 힘든 사생활 문제라면 언론화 시키지 않고 그냥 영구 탈퇴를 시키든지

적어도 공식화 할때는 "개인적인 문제"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회사측의 이 애매모호한 말 때문에 어제 나는 딸과 함께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그냥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작용되었다,

이게 바로 대중들 아닌가?

 

그리고 다른 멤버들의 인터뷰 내용들은 한결같이 “충격적이었고, 밝힐수는 없고. 더 이상 함께 활동할수 없다”였다.

대중의 호기심을 더 심하게 자극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다.

 

특히 사람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사생활”, “치명적”, ‘큰 사회적 파장“이란 자극적인 단어들까지 쓰면서 무엇을 위해 이러나 싶었다.

 

아예 밝히든지, 밝히기 힘들면 더 완벽하게 둘러대든지 밝히는 것만 못하는 이야기들로 사람들의 관심을 더욱 끌게 하고

재범에 대해 온갖 추측들만 난무하게 했다.

 

어제 잠시 호기심으로 궁금해하다가 소속사의 발표에 무지몽매하게 휘둘리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스러워져 궁금증을 접고 나니,

JYP사가 재범과 그의 팬들을 우롱하는듯한 느낌을 떨쳐버릴수가 없다.

 

“당신이 무엇을 알고 그러냐”고 반박한다면 할말은 없다.

그리고 그가 어떤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소속사의 이런식의 태도는 이해할 수가 없다.

 

재범은 개인, 소속사는 그보다는 힘있는 회사이다.

힘을 가진 단체가 한 개인의 잘못을 이렇게 처리할 수밖에 없었는지 묻고 싶다.

 

한번 상상을 해보았다. 수일 아님 수개월뒤 이른바 치명적인 사생활 문제인 재범 이야기가 언론화 되고

그가 책임을 지어야만 되는 상황이 왔다. 그럴 일이 올지 안올지는 모를일이지만 그때에 가서 소속사는

모든 일들을 처리해도 되지 않았을까?

 

공식화 되지도 않은 문제로 복귀가 발표되지 않은 마당에 이미 탈퇴한 이에 대해

영구 탈퇴를 언론화 시킨 것은 어이없는 일이 아닐수 없다.

 

그리고 복귀를 공식화하지 않은 것처럼 이번 일도 공식화하지 않고  조용히 내부에서 처리해도 되지 않았을까?

 

가장 잔인한 것은 그에 대한 존중이라는 미명하에 당당히 밝히지도 않으면서 아주 애매모호한 말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재범을 대중들의 상상의 잣대에 노출시킨 것이다.

 

재범이 얼마나 소속사에 해를 끼쳤길래 이렇게 야비한 방법으로밖에 처리할수 없었는지 모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