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의 외침

한명숙 전 총리 무죄, 희망을 가져도 되겠지요?

파리아줌마 2010. 4. 10. 17:49

 

어제 아침 한국으로부터 들려오는 기분 좋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뇌물 수수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던 한명숙 전 총리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건, 연예인 최진영씨의 자살, 거기다가 한 전총리에 대한 표적수사까지 참으로 우울한 소식들만 있었지요.

그런 가운데 이소식은 구름으로 뒤덮인 어두운 대지에 한줄기 햇빛이 쏟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비슷한 일로 모욕과 멸시를 당하다 결국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수 밖에 없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각이 났습니다. 그분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을 접하고 보니, "어떻게든 살지, 살아서 함께 외쳐 주고 함께 싸워주지,

그리고 함께 기뻐해주지"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공권력을 가진 단체가 한 개인을 표적으로 삼고 달려들때는 일단은 당할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개인은 벌거숭이 진실하나만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상대는 온갖 치장을 한 수단과 방법들을 동원하니까요.

어느 누가 그힘을 이겨낼수 있겠습니까? 그건 그동안의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한명숙 전 총리의 결백을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분의 눈빛과 피부빛깔을 보고 알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검찰은 지금 실수하는거라고요.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억지 죄라도 만들어 오명을 씌워 구속하고 싶었는데  그것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듯합니다.

이미 그런 일을 겪은 우리 국민들은 더이상 검찰의 죄 만들기, 이른바 노무현파 죽이기에 속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 한 전총리에 대한 무죄 판결은 국민들의 마음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검찰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그런 일을 겪고도 여전합니다.

하지만 그런 검찰을 보는 우리들의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한 전총리가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변화는 바로 이런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변할수 있는 희망은 상대가 변하기를 바라는데서 오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변하는 것, 나의 시각이 변하고 삶의 태도가 변하는 것에 희망은 엿보입니다.

 

글로, 말로 외칠수 있는 분들은 그역할들을 해냈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검찰의 의도를 파악하고는

"저건 아니다"라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굳이 자판을 두드리지 않고, 마이크를 잡지 않아도 사회의 부조리한 현상을 보며

마음속 한구석지에 티끌만한 저항감 하나만 있어도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할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희망은 있습니다. 희망은 다만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만날수 있는 야속한 것입니다 

그 과정속에서 우리는 많이 배우고 다져지겠지요.

과정은 너무 힘듭니다. 감수해야 될 고통들이 많기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어야만 합니다.

 

이전의 한명숙 전 총리와 지금의 그분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관심없던 사람들이 관심가지기 시작했고, 싫어했던 사람들이 그분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힘든 과정을 이겨내는 그분을 보면서 저는 인간적으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공판이 진행될때 본 그분의 표정은 재판장에 가는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어제 1심 판결을 앞두고 법정에 들어설때의 표정과 무죄 판결을 받고 나왔을때의 그것은 잘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인간적인 모욕에 몸서리쳤을까요?

특히 본인은 그렇다치고 아들의 유학비까지 뇌물을 받아썼다는 이야기에 엄마로서, 인간으로서 가졌을 고통이 어때했으리라 짐작됩니다.  사람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모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가운데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떤 힘이 그분을 그리 평안하게 할수 있었는지요? 그건 본인 스스로 떳떳할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누가 무어라 이야기하든 본인에게 부끄럽지 않고 정직할때만 나올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1심 무죄 판결은 한 전총리의 강한 의지와 국민들의 저항의식이 일구어낸 결과였습니다.

 

"잘 될수 있겠구나. 이제는 희망을 가져도 되겠구나. 정직하게 열심히 일한 사람이 인정받고 보상받으며, 

단체나 개인의 유익으로 쓰여지는 편법과 악법들이 허물어질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성급하고 섣부른 희망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