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의 외침

부디 살아서 귀환하십시요

파리아줌마 2010. 4. 3. 19:01

 

772 함(艦) 나와라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

 

칠흑(漆黑)의 어두움도

서해(西海)의 그 어떤 급류(急流)도

당신들의 귀환을 막을 수 없다

작전지역(作戰地域)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772 함 나와라

가스터어빈실 서승원 하사 대답하라

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 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가기 전에 귀대(歸隊)하라.

 

772함 나와라

유도조정실 안경환 중사 나오라

보수공작실 박경수 중사 대답하라

후타실 이용상 병장 응답하라

거치른 물살 헤치고 바다위로 부상(浮上)하라

온 힘을 다하며 우리 곁으로 돌아오라.

 

772함 나와라

기관조정실 장철희 이병 대답하라

사병식당 이창기 원사 응답하라

우리가 내려간다

SSU팀이 내려 갈 때 까지 버티고 견디라.

 

772함 수병은 응답하라

호명하는 수병은 즉시 대답하기 바란다.

남기훈 상사, 신선준 중사, 김종헌 중사, 박보람 하사, 이상민 병장, 김선명 상병,

강태민 일병, 심영빈 하사, 조정규 하사, 정태준 이병, 박정훈 상병, 임재엽 하사,

조지훈 일병, 김동진 하사, 정종율 중사, 김태석 중사, 최한권 상사, 박성균 하사,

서대호 하사, 방일민 하사, 박석원 중사, 이상민 병장, 차균석 하사, 정범구 상병,

이상준 하사, 강현구 병장, 이상희 병장, 이재민 병장, 안동엽 상병, 나현민 일병,

조진영 하사, 문영욱 하사, 손수민 하사, 김선호 일병, 민평기 중사, 강준 중사,

최정환 중사, 김경수 중사, 문규석 중사.

호명된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전선(戰線)의 초계(哨戒)는 이제 전우(戰友)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命令)이다.

 

대한민국을 보우(保佑)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아직도 작전지역에 남아 있는

우리 772함 수병을 구원(救援)하소서

 

우리 마흔 여섯 명의 대한(大韓)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海底)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온 국민이 기다리는 따듯한 집으로 생환(生還)시켜 주소서

부디 그렇게 해 주소서.

 

출처 : "마지막 명령이다,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 - 오마이뉴스 -

 

윗글은 해군 전우 김덕규씨가 3월 29일 해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실종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쓴글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오후 컴 앞에 있는데 "서해안에서 천안함이 침몰하고 있는 중"이라는 속보가 올라오더군요.

저희 네 식구만 이 먼곳에 있지 다른 가족들은 한국에 있습니다.

그러기에 한국, 특히 휴전선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좋지 않은 소식은 가슴을 철렁하게 만듭니다.

우리나라,남한은 북한과의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고 쉬고 있다는 사실을 딸들에게 설명해주었을때는 아찔해졌습니다.

전쟁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딸들에게 나라의 아픈 역사를 이야기해주는 것이 많이 힘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열악한 상황이 정치인들에게는 유익한 소스가 되기도 하죠.

 

서해안에서 일어난 천안함 침몰 사건은 1주일이 지나고도 정확한 원인도 알수 없고,

실종자 한명 구해내지 못한채 또 다른 희생자마저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원인 번복에 국방부의 발표를 더 이상 믿을수 없게 되었습니다.

 

원인은 어뢰 때문에? 북한 잠수정? 그리고 뜬금없이 새떼에 사격했다고 까지 하니..

 

생존자들을 외부와의 연락을 일체 단절시킨채 원인 번복을 하니 의문과 온갖 추측들만 난무할뿐입니다.

더군다나 어제 기사에서 보니 예전 연평해전이 있고난 후에는 군인들이 환자복을 입은채로까지

인터뷰했었다고 하는데 왜 이번에는 생존자들의 증언을 금지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라가 한 개인에게 국방의 의무를 강요할때는 그들을 책임지고 존중한다는게 전제되어있어야 하는거겠지요.

그러지 않고 의무만 강요한다면 어떻게 마음놓고 그것을 따를수 있겠습니까? 

 

오락가락, 허둥지둥대는 정부에 화가 나고,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하면 너무 슬픕니다.

 

부디 46명의 실종자들이 해군 전우 김덕규씨의 마지막 명령을 따라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