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의 외침

6월 2일에

파리아줌마 2010. 6. 2. 06:58

어린 시절 친구들,혹은 형제들과 숨바꼭질을 하면서 술래가 되었을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여러번 반복하고는 "됐나?"하고 외치면 저쪽 어디선가 "됐다"라고 하는데 그대답으로 술래는 상대가 어디쯤 숨었는지 어렵지 않게 찾아낼수 있습니다. 상대는 놀이자체에만 충실하다보니 자신을 쉽게 노출시킬수 있다는 것을 처음에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다 언제부터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술래가 외쳐 물어도 절대로 대답하지 않아야 보다 공정한 놀이가 된다는 것을요. 

 

어제저녁 8살, 둘째가 느닷없이 숨바꼭질을 하자고 합니다.

좁은 집안에서 숨어봐야 뻔한 곳일텐데요. 몇번 거부하다 아이의 완강함에 못이겨 결국은 술래가 되었습니다.

숫자몇번까지 천천히 세어라고 하더군요. 대충세고나니 본능적으로 이 "됐나"?가 외쳐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는 "됐다"를 더욱 큰소리로 대답합니다. 어디에 숨었는지 금방 알수 있었지요.

숨는다고 숨은게 문뒤였습니다. 재미없어서 못하겠다고 하니 더하자고 합니다.

그래서 숨은 곳은 화장실, 너무 재미없다고 하니 마지막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숨은 곳은 붙박이장안인데

"나 여기 숨어있다"를 알리듯 문이 빼꼼히 열려있습니다. 지고 이기는 것도 없는 아이와 함께한 놀이였습니다.

 

오늘 한국은 지방선거의 날입니다.

외국에 살고 있는 저는 아직은 재외국민 참정권이 발효되지 않아 투표를 못합니다.

2012년부터 선거에 참여할수 있다고 합니다.어느 선거때 보다도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비록 멀리 있지만 그간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안타까워했기에 국민의 입장에서 할수 있는

최선이 있다면 하고 싶었습니다. 

 

아이와 재미없는 숨바꼭질을 하면서 문득 공정하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 숨고 나서 "됐냐?"를 물으면 "됐다"고 대답하는게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기고 싶은 술래의 욕심은 겉으로 나타나는 외적인 물음과 대답에만 촛점을 맞추어 충분히 억지를 쓸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술래의 사심을 탓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탓하기에 앞서 쉽게 들키지 않을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볼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바보스러운 대답은 하지 말아야될 것입니다.

 

변할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우리모두 더이상 사심있는 술래에게 당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변할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을 함부로, 쉽게 보지 말도록 국민들 스스로 정의와 진실의 편에 설수 있게 되기를 멀리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