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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없는 프랑스에서 학습 부진아들은 어떻게 하나?

파리아줌마 2010. 12. 9. 10:58
사교육없는 프랑스에서 학습부진아들은 어떻게 하나?

 

프랑스는 한국과 같은 학원은 없지만 학습 부진아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설기관들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설기관에 의지하기 보다는

학교안에서 보충수업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딸아이에 의하면, 중학교때 교사들은 과외수업을

받지않기를 권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과외 선생님이 있으면 믿거라

하고는 학교 수업에는 집중하지 않을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나서 수학을 잘따라갈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차하면 과외를 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딸아이는 선생님을 붙들었습니다. 거의 매일 수업 끝나자마자 미안할 정도로 물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지금까지 수학은 별 문제없이 잘해나가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 아이반의 학습 부진아들은 점심시간전 20분정도

교사가 따로 지도를 한다고 합니다. 그시간동안 다른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습니다.

 

모든 프랑스 초등학교의 학습 부진아들은 체계적으로 이렇게 지도하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대체로 학교 교육외에는 사교육을 시키지는 않는것 같더라고요.

 

프랑스 초등학교는 월반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이가 뛰어난 것이 가장 큰이유겠지만, 그만큼 학년별 수준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서도 드물지만 낙제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지난 9월 새학년이 시작되고 교사 학부형 회의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새로운 학년에 적응하는 시간을 주기 위해  한동안은 시험을 보고,

연습지를 풀어도 점수를 매기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때는 새로운 교육환경에 적응하는 학생들을 위해 보충수업이 있습니다.

학급 전체가 하기도 하고요, 필요한 학생들만 하기도 합니다.  

 

중학교 1학년때는 초등학교 공부를 반복하는 학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2시간 보충수업이 있었습니다.

과목별로 돌아가며 혼자 공부하기도 하고, 교사들이 지도하기도 했다고요.

 

그리고 지금 고3인 한인아이에게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작년 반전체가 수학에 문제가 있었는데,

중간에 시간을 만들어 교사가 보충수업을 지속적으로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중학교 보다 깊어지는 고등학교 공부

 

고등학생이 된 딸아이는 공부가 중학교때와는 다르다고 합니다.

중학교때는 단답만 내놓으면 되었는데, 지금은 왜 그런답이 나왔는지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해졌답니다.

외우며 익히는 것과 깊이 생각해서 논리를 끌어내는것이 병행되어야한다고요.

그러니 중학교때 방식으로 공부해서는 좋은 성적 나오기 힘듭니다.

 

참고로 딸아이는 카톨릭 사립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공립보다는 공부와 성적에 더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공립고등학교와 현저한 차이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고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반은 불어, 수학, 영어, 물리에 대한 보충수업이 있다고 합니다.

교사가 리스트를 가지고 있어 필요한 학생들을 호명해서는 3주씩 돌아가면서 한다고요.   

 

얼마전 아이 학교에서 1/4분기 성적표 배부가 있었습니다.

둥근 테이블에 여러 선생님들이 둘러앉아서는 학생 한명두고 성적표를 보고 이런저런 지적을 해주었답니다.

이는 딸아이 학교에서만 있는 특이한 통지표 배부방식인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어떤 교사 흉내내기를, 비스듬히 다리꼬고 앉아서는 팔꿈치는 테이블에 그리고 손은 턱에 괴고는

<내가 생각하기에 너는,,>하고 시작한답니다. 어떤 아이는 울고 나오기도 하고요,

어떤 아이는 반에서 1등한 성적좋은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이시간에 엄청 혼났다고 합니다.

수업시간에 많이 떠든다는 이유로요.

 

그이후 부진한 학생들은 필수적으로 나머지 공부에 등록하게 해서 일주일에 3일 내지 4일을,

1시간동안 공부합니다. 학습 방법이 적혀있는 프린터물을 주고 그에 맞추어 그날 배운 것을 복습하게 합니다.

 

화요일에 발표된 국제 학력 평가 프로그램[PISA]의 2009년도 평가에 의하면,

프랑스 학생들은 OECD국가중 중간수준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학습수준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프랑스 교육부에서는 개인보충수업을 더욱 늘리고, 낙제를 줄여나갈것이라고 합니다.

 

얼마전 딸아이가 학교 선배들의 학습 연대의식을 이야기해주더라고요.

고2학생들중 누군가 공부하다 모르겠다고 하면 주위에 있던 학생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도우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2부터는 그룹 스터디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학생들 사이의 이같은 학습연대는 공부에 별부담없는 초등학교에도 있습니다.

일전에 포스팅했다시피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아이는 1학년하고 같은반에서 공부합니다.

학습 부진한 친구들을 도울뿐만 아니라, 어린 동생들도 함께 도우고 있습니다.

 

이는 지식 하나 습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어릴때부터 이세상은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곳임을 인식할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값진 산교육이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