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로 하마를 이뽀뽀탐[Hippopotame]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그 단어가 아주 재미있더군요. 하마의 커다란 덩치에
비해 귀엽고, 앙징스럽기까지 합니다.
프랑스에는 이 하마를 로고로 한 스테이크 구이 전문 식당이 있습니다.
식당 이름은 이뽀뽀타뮈스[Hippopotamus]~라 불리웁니다.
하마 식당이라고 해도 될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 식당에서 스테이크를 먹고 나오면 마치 하마 한마리를
잡아먹은듯한 포만감이 듭니다. 비록 하마는 한번도 맛보지
않았지만서도요~
1968년 크리시티앙 귀나르[Christian Guignard]라는 사람이 샹젤리제
거리 인근에서 식당을 열었는데, 두꺼운 나무 도마 같은 접시에
쇠고기 갈비살을 감자 튀김과 함께 선보였다고 합니다. 감자 튀김은 무한 리필이었다고 하네요.
그게 현재 프랑스 전역에 150개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하마 식당, 이뽀뽀타뮈스의 전신이었답니다.
이뽀뽀타뮈스는 1992년 프랑스의 식당 그룹인 Flo에게 넘어갔다고 합니다.
Groupe Flo는 이뽀뽀타뮈스뿐만 아니라 비스트로 로맹[Bistro Romain], 브라서리 플로[Brasserie Flo]등 6개의
식당과 각 체인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필이면 로고를 하마로 했을까 궁금해서 찾아보았는데 알수는 없었습니다.
사는곳에서 버스로 두코스 정도 거리에 있는 이뽀뽀타뮈스 체인점이 있습니다. 워낙 육식을 좋아하지 않아 지나가는 길에 들여다 보면 항상 손님이 북적이는데도 한번도 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자주 가게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남편과 다투고 속이 상해 집 근처 공원을 배회하며, 여러 상념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과연 무엇 때문에 남편에게 화가 나는지 머리 아프도록 분석해 보다 보니 이러고 있는 자신이 싫어지더군요.
남편에게 얽매여서 힘들어 하지 말고 자유롭고 싶어졌습니다. 어느 누군가가 아닌 나 자신이 씌워놓은 굴레에
내가 갇혀있는것 같았습니다. 그것을 벗어던져야겠더군요. 그랬더니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배가 고파졌습니다.
저녁을 먹지 않았던것입니다. 그리고 생각난 곳이 바로 집근처에 있는 이뽀뽀타뮈스였습니다.
혼자 이곳을 찾아 등심구이를 먹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척 행복하더군요. 그리고 집으로 들어가 집나간[?] 엄마를 걱정하고 있던 아이들에게 이뽀뽀타뮈스에 함께 가서 식사하자 하고는 그 이후로 여러 차례 들르게
되었습니다. 몇년전의 일입니다.
이뽀뽀타뮈스에 갈때마다 포만감에 배두드리며 식당 문열고 나오면 그때서야 사진기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것을 알아차립니다. 식당에 가면 먹기에만 급급하지 사진 찍을 생각은 못합니다. 하지만 지난 여름의 그날은 작정하고 사진기를 챙겨갔더랬지요
지난해 늦은 여름, 이른 저녁 시간에 하마 식당을 찾았습니다.
햄버거 스테이크와 감자 튀김이 있는 어린이 메뉴를 둘째가 좋아해서
자주가자며 조르곤 하지요.
버스로 두코스 정도라 아이들과 손잡고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걸어갔습니다
하마 로고가 귀엽습니다.
왼편에 테라스가 있습니다.
워낙 이른 시간이라 한적합니다.
중간에 소복히 쌓여있는것은 감자칩입니다.
식사전 아파리티프[Apéritif]로 입맛을 돋구는 칵테일을 위한
안주로 쓰이는데 저흰 간식으로 먹곤하지요
군데 군데 하마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가족이나 단체 모임으로도 적합한곳 같습니다.
안쪽에 스테이크를 굽는 주방이 보이고요
사진 찍어도 되냐느깐 포즈까지 취해줍니다.
날씨가 좋아 테라스에 앉았습니다.
담쟁이 덩쿨로 뒤덮여 있는 하마 식당의 테라스는 나름 운치 있었습니다.
테라스 서빙용으로 있는 식기들과 빵
아이들과 함께온 가족들이 즐거운 식사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빵부터 나왔네요. 아이들이 이곳 감자칩을 좋아합니다.
따로 가져다 달라고 주문합니다.
하마 식당답게 액세서리들에도 하마가 있습니다.
감자 칩입니다. 처음에 저는 손도 대고 싶지 않더군요.
기름에 절여있는듯해서요. 그런데 한번 맛보면 자꾸 땡깁니다.
기름기는 많은데 고소함과 짭쪼롬한 맛이~
빵이 따뜻해서 맛있습니다.
앞에 음식이 있는데 그냥 두면 음식 모독이라는거지요.
빵과 칩을 열심히 먹고 있었습니다.
큰 아이가 시킨 등심구이와 감자 튀김, 그리고 후추소스입니다.
고기 굽기는 미디움입니다.
요건 둘째가 시킨 햄버거 스테이크와 감자 튀김
원래 이 감자 튀김은 프랑스가 원조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서 그런지 아주 맛있습니다.
케찹 혹은 겨자에 찍어 먹어도 일품이지요~
하지만 감자 튀김의 칼로리가 장난이 아니지요.
다이어트는 잘못하지만서도 칼로리는 대충 따져보곤합니다.
전 등심구이에 감자튀김 대신 콩깍지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샐러드까지 곁들였습니다.
스테이크외에 부가되는것은 감자튀김, 콩깍지, 샐러드까지 무한 리플에다가 모두 시켜도 됩니다.
고기 소스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후추 소스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듭니다.
매콤하면서도 부드럽습니다. 통후추가 들어있어 잘못해서 씹으면 그 매운맛이
우리 고추 매운것과는 좀 다르지요.
은근히 깊이 스며드는 매운맛이랄까~ 뭐~ 그런것~
여름이라 사람들은 실내보다는 테라스에서 식사하고 있었습니다.
흡연의 자유로움도 만끽할수 있으니깐요
옆테이블에서는 친구들끼리 모여 식사하고 있는듯했습니다.
간이 주방에서 열심히 서빙하는 하마 식당 직원
그러고 보니 먹는 과정은 생략했네요,
보통 스테이크를 잘라 안을 사진 찍기도 하던데요~
그런데 요건 맛집 포스팅이 아닙니다.
기본적인것만 찍고는 아이들과 열심히 먹기만 했다는거지요
작은 아이가 하마 식당을 좋아하는 이유들중의 하나는 바로 요, 수소 풍선 때문이기도 합니다.
집으로 가져오면 천장에 달라 붙어있지요~
아이는 볼펜을 풍선 끈에 매달아 무게를 비교해 보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이틀째부터는 늘어지기 시작하다가 며칠 지나면 집안 한쪽 구석에 찌그러진채로 굴러다니고 있지요.
하마 식당 바로 옆에는 2차 대전때 사용한 탱크가 놓여져 있습니다.
2차대전시 이 지역을 지켰던 탱크였나 봅니다.
무어라 적혀있는데 보지 않았습니다.
하마 식당옆의 탱크라 좀 쌩뚱맞기도 하지만 기념하기 위한것인듯~
등심 구이는 16유로였습니다. 그러니깐 한화로, 2만 5천원 정도입니다.
가격도 괜찮은것 같습니다.
파리의 왠만한 한국 식당에서 식사하는것 보다는 저렴한 가격입니다.
파리의 관광지에도 많은 체인점들이 있습니다.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 푸드는 싫고, 그렇다고 달팽이 요리 나오는 고급 식당은 부담스러울때
이뽀뽀타뮈스[Hippopotamus]라는 하마 식당, 괜찮은것 같습니다.
식당에 걸려있는 하마 로고 때문인지 식사하고 나오면 정말 하마 한 마리 잡아먹은듯한
착각이 들만큼 포만감이 있습니다.
사실 하마 한마리 잡아먹는다는 표현이 좀 지나치기는 하지만서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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