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부르타뉴

프랑스 부르타뉴 지방의 야생 해변에서

파리아줌마 2010. 8. 16. 06:39

 

 

프랑스 부르타뉴 지방의 연안 도시, croisic의 야생 해변에서

 

지난 7월말, 4박 5일로 휴가갔던 것을 블로그 포스팅으로

여러차례 우려먹고[?] 있습니다. 이번이 3번째인데, 한번 더 남아있습니다.^^

 

올릴 사진들 보고 있으니 그것도 지난 시간이라고 아련합니다.

지나가던 둘째가 사진을 보더니만 <아!!>하며 그리움을 토해냅니다.

추억은 추억으로 간직하기에 아름다운것이겠지요.

 

부르타뉴 해안은 프랑스의 오른쪽 옆구리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숙소가 있었던 la baule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가면 croisic이라는 항구도시가

나옵니다. croisic으로 가는 해안을 <야생해변, côte sauvage>이라고 하는데요,

아마 보시면 <야생>이라는 말을 실감하실겁니다.

 

야생 해안으로 가기 전에 la baule 해변에 가보았는데요. 헉!! 바다가 없어졌습니다.

이때가 오후 1시쯤이었는데, 물이 빠져나가 바다가 사라졌습니다.

생각보다 멀리 물이 빠져나갔더라고요. 그건그렇고 저기 서있는 여인의 실루엣이 아름답지요?

   

 

그러다가 오후 3, 4시부터는 물이 들어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려고 바닷가로 오지요.

해변의 아이스크림 장수입니다. 깃발까지 나부끼고 다니는군요.^^

 

 

 

croisic의 야생 해안입니다. 이곳은 소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거센 바닷 바람에 휘어진 소나무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담이 얕아 바람을 막아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가지들은 부러져도 소나무는 부러지지 않고 있습니다.

무섭기도 하고요, 왠지 장엄한 기운이 느껴지더라고요.

 

사람들은 차보다는 자전거를 많이 이용합니다. 

 

 

소나무들이 있었던 곳은 골프장이었습니다. 야생 해변에 있는 골프장답게 벌거숭이[?]입니다.

어쩌면 골프장이 이럴수 있냐며 저희들은 좀 비웃었습니다. 그린에만 잔디가 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라운딩을 합니다. 큰아이가 이곳을 보고는 아프리카 평원 같답니다.

사자가 누워 있을것 같다고요.^^

 

둘째는 바닷가 암벽을 타고 있습니다.^^

 

저는 소나무가 무섭게 휘어진 이곳이 좋습니다.

바람을 막아주기 위해 담장을 높인다면 꽤 많이 높여야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경치도 좋지는 않겠지요.

 

이 길을 조금 지나다보면 높은 담장안에 다른 나무들이 옹기종기, 온실의 화초마냥 평온하게 서있는걸 보게 됩니다.

당연히 비교가 되었습니다.

소나무의 키가 크기에 바다의 거센 바람을 맞겠지요.

사람도 그렇겠지요? 큰 사람일수록 세상의 거센 바람을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나무를 보면서 마치 우리네 삶을 보여주는 것 같아 은근히 숙연해지기까지 했드랬습니다. 

 

 

울퉁불퉁한 바위들 사이에서 선탠을 즐기던 할머니가 해수욕하러 들어갑니다.

물은 꽤 찹니다.

 

 

 

야생스럽게[?] 담까지 무너져있습니다.

 

이곳은 일몰을 보기에 가장 좋은 곳입니다.

 

사람들은 두터운 옷을 입고 지는 해를 보러왔습니다.

 

해가 바닷물에 풍덩[?] 빠지는 순간입니다.

둘째가 도는 지구와 해에 관한 과학적인 질문을 해옵니다.

지식이 많이 딸리더군요. 공부를 좀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해가 떴습니다. 밤새 바다속이었던 곳이 정오즈음 물이 빠지면서 세상에 훤히 드러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양동이와 연장을 들고는 물빠진 해안에서 무엇을 채취하고 있더군요.

가까이 가보려다가 실례인것 같아서 말았습니다. 

 

옆으로 걸어다니는 게도 보이고요, 조개들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바위에 다닥다닥 고동 같은 것들이 많이 붙어있었는데요.

그 바위들 사이에 가만 귀를 기울려 보니 빠글빠글~ 거품이 일어 터지는듯한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더라고요.

비록 물이 빠져 나가 육지가 되었지만 바다속에 있던 것들이 거세게 숨을 쉬고 있는 소리였습니다.

바다의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더라고요.

 

 

 

항구도시,croisic 중심지입니다.

 

교통안전 조끼를 입고 자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많았습니다.

알고보니 이곳에 <장애인의 집>이 있더라고요.   

 

바다 색깔이 파랗기도 하지만 어떤 부분은 녹색이었습니다.

아주 아름답더군요. 멀리보이는 건물은 정신병원이었답니다.

조그마한 섬에 격리되어 있습니다.  밤에 보니 불빛이 없는것으로 보아서 지금은 아닌것 같습니다.

 

어설프게나마 찍은 croisic의 야경입니다.

 

한국에서는 <크레페, crêpe>라고 하지요. 부르타뉴하면 빼놓을수 없는것이 <크레페와 사과주>입니다.

크레페는 프랑스 부르타뉴 지방에서 시작된 음식입니다.

본식으로 먹는 것은 검은 밀로 만든 <갈레트, galette>라고 하고요,

후식은 밀가루로 빚은 것으로, 여러종류의 쨈, 초콜렛 크림, 설탕을 넣은 것입니다.

 

야생 해변에 있는 크레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검은 밀로 빚은 크레페인 갈레트에 치즈, 베이컨, 계란, 버섯을 넣은 것으로, 큰 아이가 시킨겁니다.

 

저는 같은 재료에 버섯대신 양파를 넣은 것이고요. 

치즈가 짜서 먹고나면 물을 자주 찾게 되기도 하지요. 그래도 맛있습니다.

 

바닷바람 맞으며 테라스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요건 부르타뉴 해변 모래사장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이곳은 croisic은 아니고 건너편에 있는 이름 모르는[?] 해변입니다.

 

이곳은 갈대가 많이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갈대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잡풀같은데요, 모래사장에 있으니 꼭 갈대 같습니다.

 

예전에 이사벨라 로셀리니가 랑콤 화장품 광고모델로 있을때에

이같은 부르타뉴 해변을 바탕으로 광고 이미지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매끄러운 모래사장에 긴 갈대가 심어져 있는 것이었는데요, 

눈을 감은 아름다운 여인의 속눈썹을 연상시킨 이미지였어요.

저에게는 아주 인상적이었답니다. ^^  

 

오늘[15일]은 하루종일 비가오고 추웠습니다.

그래서 햇살 따갑고, 바람 산산했던 부르타뉴 바닷가가 더욱 그리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