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몰아닥친 한류 붐을 보며
춤, 노래, 미술 작품 등을 일컫어 총체적인 의미로 문화라고 하지요.
이는 자주 국경을 넘나듭니다.
피부색깔과 생김새가 다르고, 언어와 풍습이 다른 이들이
좋아하는 대상이 같을 경우, 즉 바라보는 방향이 같기에 서로
공감하며 소통할수 있을것입니다. 문화가 가치있는 이유들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소통에는 두가지가 있을것 같습니다.
하나는 가벼운 의미로, 같은 대상을 중심으로 대화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는것이겠고, 또 다른 의미는 서로 의견이 다를 경우에 소통으로 일치점을 찾는것이겠지요.
두번째 경우는 쉽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좀더 가치있는 소통이 아닐까 싶은데요.
상대를 인정하는 다양성속에서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서는 굽히고 깎아내기도 하며,
때로는 뒤로 물러나기도 하는것이겠지요. 그러면서 스스로를 묶어 놓았던 틀을 한겹씩 벗겨낸다면 더욱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수 있을겁니다.
문화가 창출해내는 것은 일단은 가벼운 의미의 소통일것입니다. 하지만 그의미와 효과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지난 2주동안 파리에 몰아닥친 한류붐을 보며 한국의 대중 문화가 가지는 소통의 영향력을 체감할수 있었습니다.
저는 프랑스 젊은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빅뱅>과 <샤이니>라는 그룹의 이름만 알고 있지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적은 없습니다. 딸아이가 몇년전부터 좋아했기에 지나가면서 한번씩 흘려듣기는 했지요. 그들의 무대위 퍼포먼스를 본적도 없고 사실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잘알지도 못하는 한국의 젊은 가수들로 인해 프랑스 젊은이들과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본적이 없습니다.
저에게는 그들의 재능보다는 유럽내, 즉 프랑스내에서 이루어낸 한국 대중 문화의 효과만을 놀라워하며 보고 있습니다. 믿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두번의 행사에 가서는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많은 젊은이들을 모이는것은 보았습니다. 행사장에 온 중년의 프랑스 여성도 놀라워할 정도의 열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프랑스 및 유럽이 한국 문화의 불모지였다는 시각에서 본 놀라움입니다.
한국 대중 문화의 아이콘이라고 할수 있는 아이돌 가수들은 외국에 있는 한인들에게 한국을 잊지 않게 했으며,
그들 자녀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는데 적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문화라는 소통의 매개체로 이루어낸 효과는 큰것이었습니다.
한인 자녀들로 하여금 한국을 더욱 가깝게 느끼게한 아이돌
파리에서 태어나 유치원부터 프랑스 교육을 받고 있는 딸아이는 어느날 본인은 점점 더 외국인 같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인의 정체성이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는것이겠지요. 초등학교때에는 브리트니 스피얼즈를 좋아했던 아이는 어느날인가부터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한국의 슈퍼쥬니어 노래를 듣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는 인터넷을 통해 아이돌 소식이 있는 연예 기사를 찾아 읽으며 한국말과 표현을 물어옵니다.
외국에서 자라는 아이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부담은 자연스레 없어지더군요. 그리고는 친구들에게 한국아이돌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하더라고요. 그리고 지난해는 아이돌로 인해 친구를 사귀기도 했고,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샤이니> 춤을 익히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친구들이 좋아하는 가수가 같은 한국인이라는게 아이는 은근 좋았나 보더라고요. 당연한것입니다.
5월 1일 루브르 앞, 플래쉬 몹 행사에서
그런데 만약에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아 아이돌을 몰랐더라면 한국어를 익히며, 한국을 그렇게 친근하게 느낄수 있었을까 싶어 물어보니 아이는 '아니었을것 같다'고 답합니다.
지난 일요일 코리안 커넥션 행사장에서 어떤 한인 대학생을 만났습니다. 그의 엄마는 아이들이 어린시절 한국말보다는 불어를 먼저 익히게 했습니다. 한국말이 어눌했고, 한국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랬던 아이가 아이돌 노래를 들으면서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아이가 어떻게 이런 행사에 올수 있나 싶었는데, 옆에 있던 딸아이가 '그오빠는 요즘 한국노래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말 거의 안하던 그의 동생에게조차 열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하니 아이돌이 한인 자녀들의 정체성 확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한 요인으로 등장한것입니다.
아이돌로 인해 프랑스인들과 소통하다.
함께 운동하는 까트린느에게 파리에서의 한국 가수 공연과 매진, 그리고 루브르앞, <플래쉬 몹>을 이야기하니
공연 이름과 참가하는 가수들 이름을 메일로 보내달라고 합니다. 유튜브를 통해서 들어보겠다고요
그리고 음악학교에서 자주 만나는 니꼴라 엄마는 러시아인입니다. 남편은 프랑스인이고요, 얼마전 톱 세프의 피에르 상그를 아느냐고 물으니 티비를 잘안봐서 모른다고 하더니만 한국 가수 이야기로 대체해줍니다.
그녀는 <록. 기타. 남자 가수> 딱 이 세가지만 알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궁리해봐도 누군가 찾는것은 너무 어려워 포기했는데, 대학생과 고등학생 아들들이 좋아하고 있답니다. 그리고는 요즘 한국 가수들 인기가 있는것 같다고 합니다. 이엄마와 이런 대화를 나누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또한 지난 루브르 앞에서 보았던 프랑스 젊은이들을 한주뒤인 코리안 커넥션 행사장에서 서로 알아보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미리암은 제 블로그를 들어와 보고는 <자신의 사진을 싣어주어서 고맙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대학생인 미리암은 딸아이와도 친구가 되어 서로 페이스북 아이디를 주고 받고는 서로 연락하며 지내자고 했습니다. 아이는 잘모르던 사람을 한류 행사장에서 만나 친구가 될수 있다는게 신기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행사장에서 프랑스 젊은이들끼리 서로 좋아하는 한국 아이돌을 이야기하다가 친구되기도 하는것을 보았습니다. 이렇듯 문화가 불러일으키는 시너지 효과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파리에서 강산이 두번 바뀌는 세월을 산 저같은 사람에게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에 대해 프랑스 청소년들이 관심가지고 있다는것이 무척 반갑고 좋았습니다. 행사장에서보니 태극기가 새겨진 액서서리들을 많이 구입했더라고요.
또한 지난 5월 1일 루브르 앞, 플래쉬 몹에서는 태극무늬가 새겨진 머리띠를 하고 나온 소녀도 있었고, 태극기를 손에 든 젊은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본인들이 좋아하는 가수가 한국인이라는것 때문에 한국이 무작정 좋아진겁니다. 이런 광경이 가볍게 다가오지만은 않더군요. 또한 주목할만한것은 딸아이 친구는 아이돌도 좋지만 <테이>라는 가수의 노래가 좋아지고 있답니다. 아이돌로 시작된 프랑스내 한류는 또다른 차원으로 발전할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의 아이돌 문화가 가지는 소통의 효과는 가볍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문화를 더욱 발전, 부흥시켜야하나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 모양의 추천을 눌러주세요. 로그인 필요없답니다.^^
'프랑스 한류' 카테고리의 다른 글
SM TOWN 파리 공연현장에서 (0) | 2011.06.13 |
---|---|
파리의 한류붐은 한국 고유 문화 전파의 기회 (0) | 2011.05.27 |
파리에서 한류를 이끌고 있는 이는 입양인 (0) | 2011.05.12 |
파리에 강타한 한류, 코리안 커넥션 행사장에서 (0) | 2011.05.09 |
한국 아이돌 공연 연장 촉구하는 파리 루브르앞 행사장에서 (0) | 2011.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