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한류

파리의 한류팬들이 한국인 관광객을 보더니

파리아줌마 2011. 8. 16. 07:56

한국 자체를 좋아하는 프랑스 한류팬들

 

올초쯤이었나 봅니다. 큰아이가 프랑스 청소년들도 

한국 아이돌의 음악을 무척 좋아할것 같다며, 이곳에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그때 딸아이나 저나 프랑스에서 한류가 얼마나

퍼져있었는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지난 4월 에스엠 타운

파리 콘서트표가 10여분만에 매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아이는

아이돌이 드디어 프랑스에 떴다며 아주 좋아하더군요.

 

지난 5월부터 한류 행사를 다니며 격세지감을 격하게 느꼈드랬습니다.

그동안 동방의 조그마한 분단 국가인, 한국은 프랑스에서 존재감이

미비했습니다. 그런 한국이 알려지고, 아니 이미 알려져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 그래서 더욱 신나서 한류 행사를 다니며 블로그 포스팅을

했던것이죠.

 

지난 6월 에스엠 파리 콘서트가 끝나고 나서 프랑스의 한류가 어떻게 전개, 발전해 나갈까 싶었는데,

이미 케이팝 잡지가 창간되었고, 한류팬들이 나서서 행사를 도모하고 있더군요.

 

최근에 제가 확인한 사실은 한류팬들은 한국 자체를 좋아하고 있다는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팝송을 좋아했던 사춘기 시절이 생각이 나더군요. 특별히 좋아하는 가수는 없었지만, 내한 공연한 레이프 가렛의 노래를 좋아했고, 친정오빠가 턴 테이블에 볼륨 높게 해서 듣던 비지스의 곡들도 개성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영화와 배우들을 좋아하면서 미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또한 프랑스 영화 <남과녀>를 보며 프란시스 레이의 감미로운 영화 음악에 빠져 있기도 했습니다. 아마 프랑스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어 영향을 미친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지금 10대, 20대가 주류인 프랑스의 한류팬들이 한국을 좋아한다는게 이해가 되더군요. 지난 토요일 파리에서 케이팝 행사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보았습니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어떤 팬은 나중에 한국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합니다. 자기에게 한국은 꿈의 나라라고 하더군요.

 

한국 가수와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들중에는 한국이 젊은 시절 잠시 스쳐가는 한때의 바람일 경우가 있겠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깊은 인연을 맺는 이들도 있겠지요.

 

                                                            지난 토요일 에펠탑 밑에서 한국 관광객들을 보고는 환호하고 있는 파리의 한류팬들

 

그날 한류팬들의 손에는 파리의 한국 식품점에서 산 빼빼로와 칸쵸, 꽃게랑이 들여져 있고, 빼빼로 게임과, 카드를 입으로 옆사람에게 전달하는 게임을 하더군요. 지극히 한국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알았는지, 월드컵 구호인 <대~한민국>까지 외치며,빼곡히 한국 그룹들의 이름 적혀있는 커다란 태극기를 펼쳐 들고는 에펠탑을 지나 트로카데로 광장으로 향해가고 있었습니다.

 

한 60여명 모인 가운데 에펠탑 밑 잔디밭에서 있다가 사진 촬영을 위해 반대쪽으로 가고 있었는데, 에펠탑 아래를 통과하는데 oo투어라는 깃발이 보이길래 으례히 있는 한국인 관광객들이려니 하고는 지나쳤습니다. 제가 조금 앞서 가고 있었던것 같은데, 바로 뒤에서 환호성이 들려 돌아보니 어느 틈에 한국인 관광객들과 함께 있더군요. 한국에서온 여행객들을 보고는 반가워서 함성을 질렀고, 말로만 듣던 프랑스 한류팬들을 본 한국인들 또한 미소를 지으며 연신 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함께 있던 딸아이 말에 의하면, 누군가가 <한국 사람이다~>하고는 다들 모였다고 합니다.

 

그들에게 저 같이 파리에 있는 한국인은 별로 반가운 사람이 못됩니다. 한국에서 온 한국사람이라야 되는것이지요. 어느 정도는 이해되지만 <저정도로 한국인을 반길 줄이야~> 싶었는데 이건 복선에 불과합니다.

 

여행온 한국 청년은 한류팬들에게 스타 대접받아

 

 

                                                                                                               파리의 한류팬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한국에서 여행온 청년

 

여행철이고, 특히 행사가 에펠탑 부근에서 있었기에 한국에서온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에펠탑이 한눈에 보이는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사진촬영을 하더군요.

태극기를 펼쳐들고는 샤이니, 슈퍼쥬니어 등, 각 팬들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한국 그룹 이름을 떠나갈듯한 함성으로 지르며 사진을 찍고 있었던지라,

옆에 있던 한국 청년 세명은 단번에 한류팬들인줄 알아차렸을겁니다.

그청년들 또한 파리에서 한류팬들을 만나니 반갑고 좋았겠지요.

개구장이 같은 표정을 지으며 바로 그들의 사진촬영에 합세하더라고요.

 

재미있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안보는 사이에 어떤 상황이 스쳐지나갔는지 모르겠지만,

좀 인상 좋아보이는 어떤 청년에게 한류팬들이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함께 사진을 찍고, 어떤 이는 포옹까지 합니다.

멀찌 감치서 보고 있으니 스타 대접을 받고 있더군요.

 

워낙 인상이 깔끔하니 좋아서 연예계쪽에서 일하는줄 알았습니다.

잠시 그러고는 바로 인사하고 헤어지더군요.

좀 있다 보니 바로 제 뒤에 그청년들이 있길래 다가가 보았습니다.

 

알고보니 그들은 대학생들로, 유럽 4개국 문화탐방을 하고 파리에서 한국가는 비행기를 타게 되어,

마지막 날이라 여행하고 있는중이라고 합니다.

 

그청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삽시간에

또다시 한류팬들이 몰려와서는 그에 대해 물어옵니다.

이름은? 나이는? 등등,, 대답해 줄때마다 꺅꺅~거리더군요.

돌발상황이라 저도 좀 당황스러웠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심지어 공책을 펴들고 싸인해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그룹을 좋아하냐고 물어 달랍니다.

그가 2PM이라고 하니 또 꺅~  

 

                          가야할 시간이 되었는지 대학생들은 한류팬들의 뜨거운 인사를 받고는

                                                        에펠탑쪽으로 내려갔습니다.

 

마치 미국과 프랑스 문화를 좋아할때 그나라 사람들에게 갖는 환상과 같은것이겠지요. 어쨌든, 비록 매니아층으로 구성된 프랑스 한류팬이라지만 그들에게 지금 한국이 그런 위치에 놓여있다는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파리의 한류팬들이 한국인 관광객들을 만나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것을 보고는 한류의 열기를 다시한번 실감할수 있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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