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런던 아이[London Eye]를 타보다
지난 런던 여행에서 런던 아이[London Eye]를 타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여행전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런던 아이를 타려면 보통
한시간 반 정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머물고 있는 한인 민박집 주인 아주머니도 여행객들은 미리 표를
사놓고 타곤 한답니다.
워터루역에서 내려 역직원이 일러준데로 걸어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가고 있는데 테임즈강에 거대하게 솟아있는 런던 아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냥 그림의 떡이려니 싶어 전망 좋은곳에서 인증샷이나 찍자 싶어
아이들에게 포즈를 취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사람들이 별로 없는것 같더라고요.
한시간 반 동안 줄을 서있어야 될 사람들이 없는것입니다.
<왠 횡재냐> 싶어 표를 사기 위해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창구에 가니 표를 사려면 어떤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고 합니다. 시키는 대로 해야지요. 표를 구입하고는 바깥으로 나가려는데 못나가게 하고는 어떤 공간안으로 들여보냅니다. 이건 제가 생각했던 코스가 아니었기에 당황스럽더군요.
그리고는 3D 안경을 주면서 좌석도 없는 극장안에다 가둡니다. 비싼 가격을 주고 산 표는 3D 영화를 위한것이었나 싶은게 무척 혼란스러워하고 있는데, 눈앞에 느닷없이 맹랑해 보이는 갈매기 한마리가 날아듭니다.
일단은 안경을 썼던것입니다. 스크린에서는 야경의 런던과 런던 아이를 소개하는 아름다운 광경들이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화면에서 날리는 물방울들이 실제로 얼굴을 때리면서 부서집니다. 아주 차갑고 부드럽더군요.
설마 영화만 보여주고는 바이바이~ 하지는 않겠지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했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런던 아이를 타는것이었습니다. 화려했던 3~4분짜리 영화가 끝나고 앞사람들을 따라가 보니 런던 아이가 있는곳이었습니다. 산설고 물설은 낯선 땅이라 사람이 바보스럽게 되었다고 변명해 봅니다.
워터루 다리에서 본 런던 아이
아침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이 없었기에 기다리지 않고 런던아이를 탈수 있었던것입니다.
런던 아이[London Eye]는 밀레니엄 휠[Millennium Wheel]이라고도 한다는데, 이유는 2000년에 문을 열었기 때문이라고요~ 1999년 12월 31일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토니 블레어에 의해 개장된 이후 런던의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답니다. 135미터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관람 바퀴[?]라고 합니다. 매년 360만명이 찾는답니다.
멀리서 보면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습니다.
자전거 바퀴를 연상하는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크고 높은 저바퀴에는 사람을 태울수 있는 32개의 동글갸름한게 달려있는데,
멀리서 보면 누에고치 같이 조롱조롱 매달려 있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보니 캡슐 모양이라 해도 될것 같더군요.
냉방장치까지 갖추고 있는[그래서 추웠다는~] 저안에는 25명의 인원을 수용할수 있답니다.
어떤때는 이벤트로 캡슐안에서 칵테일 파티도 한다고 합니다.
충분히 그럴 공간이 되더라고요.
천천히 도는 와중에 사람들이 나간 캡슐안으로 직원들이 들어가 재빨리 청소를 하고 나옵니다.
런던 아이[London Eye]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런던아이를 타볼수 있어 좋았지만,
비가 계속 내려 전망 좋은곳이지만 런던을 제대로 볼수가 없었습니다.
런던 아이 대각선 방향에는 빅벤의 시계탑이 위용을 자랑하며 우뚝 솟아있었습니다.
올라가고 있습니다.
런던 아이에서 본 테임즈강
가까이 있었던 빅벤이라 한눈에 볼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런데~
런던 아이를 타기까지 정신이 좀 없었던것 같습니다.
계획에도 없었고, 3D 영화를 보면서 바보같은 노파심으로 신경을 썼던지라,
캡슐안에서 여유를 되찾고 보니 점점 높이 올라가고 있다는 현실적인 감각이 되살아나더군요.
마치 떠나는 버스 잡아 타고 안심하면서 돌이켜보니 잘못탔다는것을 알았을때처럼,
제가 살짝~ 고소공포가 있다는것을 그제서야 알아차렸던것입니다.
비 내리는 황토빛 물결의 테임즈 강을 내려다 보는데 현기증이 나면서 오금이 저려오더군요.
그래서 앉았습니다. 아이들은 단번에 알아차립니다.
파리의 튈러리 공원에 있는 비슷한, 밀폐되지 않은 기구를 타고 무서워하던 엄마를
재미있게 쳐다보곤 했었거든요.
캠슐은 점점더 높이 올라가고 있었기에 일어나 사진 찍지도 못하겠더군요.
도대체 왜 그런지?
고소공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당시의 아래를 내려다 보고 느낀 불안함은 이 기구가 고장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것이었습니다.
안전하게 운행하고 땅으로 무사히 내려간다는 확신이 있다면 무섭고 불안할게 없습니다.
고소공포의 실체는 믿지 못하는, 강한 불신에 있다는것을 알았습니다.
만의 하나, 즉 사고가 나에게 일어날수도 있다는것,
그러니깐 백만분의 일, 혹은 억만분의 일의 기회[?]를 자신에게 맞추는 것입니다.
이건 어떻게 보면 나를 심하게 주장하는, 자기연민 혹은 조금 오버 하자면 교만과도
일맥상통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어쨌든 아이들과 다른 사람들은 편하게 잘있는데 불안해하는 자신이 싫었습니다.
제가 탄 캡슐안에는 10여명 정도 있었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밀폐된 공간안에서 함께 30분 정도 있으니 친근해집니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런던 아이[London Eye]안에서
작은 아이는 저희 집에서 가장 멋진 사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런던 아이
사람들이 까마득해 보입니다.
최고 정상에 있는듯합니다.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는데,
캡슐의 유리에 부딪히는 빗방울이 눈처럼 흘려져 내리던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버킹검 궁이 있는 쪽입니다.
내려가고 있으니 안심이 됩니다.
무사히[?] 잘타고 내려와서 웨스트민스터 다리로 접어들었습니다.
고소공포의 정체를 나름 정리하기는 했는데 다음에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삶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가질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노력해야될때에 무턱대고 믿고 있는 오류를 범하면 안되겠지만요~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본 풍경입니다.
런던아이[London Eye]는 현대 런던의 상징이라고 할수 있을겁니다.
이번 여행에서 파리에 비해 소박한 런던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파리가 화려하기에 너무 가시적으로만 보인다면, 런던은 화려함은 덜하지만 정성드려 가꾸어 놓은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비록 런던아이를 타고 고소공포로 떨기는 했지만 제가 받은 런던의 매력을 감소시키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즐겁고 풍성한 추석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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