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한류

K팝 가수가 일본어로 노래를 불러야 했던 근본 이유는?

파리아줌마 2011. 9. 27. 07:57

어제 k팝 가수들이 일본어로 음반을 내고 노래부르는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글을 올렸습니다. 짐작했던 대로 많은 이들이

다양한 글을 남겨주었습니다. 제글에 공감하는 댓글은 감사함으로,

그리고 반대하는 글은 공부하는 자세로 읽었습니다.

 

한류라는 개념을 다시 정의해야된다고 하는이, 가사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이등, 여러 반응을 보면서 왜 한국가수들이 일본어로

노래를 부를수밖에 없었는지 그 근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피상적인 이유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라는 거창한 의미 없이 사업의

일환으로 대규모 시장인 일본으로 들어가 이익을 보려고 했던거겠지요.

그러면 왜 일본어로 노래를 불러야지만 자본을 벌어들일수 있는지

좀더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힘없는 한국 기획사가 일본 음반사의 조건에 맞춘것이겠지요. 

 

직접적인 상업 활동이 아닌 문화 활동이 자본으로 연결되는것은 특별히 뛰어나지 않고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약간 차원은 다르지만 문화라는 같은 쟝르로 볼때 음악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이들이 꿈을 버리지 않고 생활인으로서도 성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프랑스처럼 문화와 경제는 양립할수 없다는것을 알고 정부에서 지원하며 나서지 않는한 다른 나라에 가서 자존심을 지키며 돈을 버는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한국 기획사는 자본을 위해서 한국 대중 문화의 가치를 던져버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누가 이를 탓할수 있겠습니까? 그들이 살아남을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걸리적대는게 있었습니다. 문화부가 있는 정부입니다.   

 

물론 정부가 개인회사를 지원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대중문화가 외국에서 자리 잡기까지 정부는 무엇을 했냐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말이 억지가 아닌게 어제 남겨진 댓글을 인용해 봅니다. 제글에는 비판적이었는데 어느 정도 공감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일본에 진출한 가수들은 한류확산의 사명감을 가지고 진출한 것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거대시장에 진출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째 '한류'라는 이름으로 묶이면서 이들 가수들에게 '한국을 대표한다'라는 자격을 맘대로 부여하고 그에 미치지 못하면 비판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일본언론에서 인기가 드높아진 한국출신 가수들에 대해 카테고리화하고 집중조명을 하자 한류열풍이라면서 우리 언론이 그대로 받아쓴 것 아닌가 합니다. 거기에 '한류'라는 이름으로 스타의 가치를 올리려는 기획사와 '한류'라는 이름을 팔아 국가 브랜드를 높이겠다고 숟가락을 얹어보려는 정부의 노력까지 합쳐지면서 일본진출하는 가수가 한국문화수출의 첨병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어제 백여개나 되는 댓글들중 정부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유일한 글입니다. 어느 누구도 정부에게 의문을 품지 않더군요. 윗분들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수 있겠지요.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문화 지원하고 있는 프랑스에서 오래살았고, 나라에서 자국 문화를 프랑스에 심으려고 노력했던 일본의 문화 정책을 눈으로 보고 느낀 저는 정부 생각을 안할수 없었습니다.

 

한국 가수들에게 일본어로 음반 내게한 일본의 대외 문화정책은 어땠을까요? 이는 블로그 글에서 여러번 언급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20년전부터 꾸준히 프랑스에 그들의 문화를 심으려는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보다 멀리보고 프랑스 자본을 벌어들이려고 한 일종의 투자였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자본에만 치중하지는 않았습니다.

 

매년 7월초에 4일동안 파리 북쪽 외곽에서 열리는 재팬 엑스포가 있습니다. 그즈음에는 그쪽으로 다니는 기차는 프랑스 젊은이들로 메워져 있고, 그들의 손에는 묵직한것들이 들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좀 놀라웠던건 파리의 가장 오래된 서점에 진열된 일본 만화가 일본식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어 있었습니다. 적어도 남의 나라에 우리 문화를 심으려면 이정도는 되어야 되지 않나요? 문화 선진국이라 일컫는 나라들중 하나인 일본과 우리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도 있다는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기획사의 얄팍한 상술과, 자국 문화가 남의 나라에서 어떤 방식으로 퍼져나가고 있는지 관심도 가지지 않은 정부의 문화 천대사상이 한국 가수들을 일본어로 노래하게 만든것이겠지요. 

 

정부가 한류 확산의 사명감을 가지고 일본 시장에 뛰어들었다면 일본어로 노래하게 했겠습니까? 지난 6월 파리에서 있었던 에스엠 타운 콘서트는 민관이 하나가 되어 성사시킨 일이었습니다. 6개월전에 예약하려해도 자리 구하기 힘든 파리 콘서트장인데 추가 공연을 이끌어냈습니다. 그것도 다른 프로그램이 잡혀있는 공연장을 하루더 빌릴수 있었던건 정부가 나섰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개개인이 애써서 일으켜 놓은 한류에 숟가락 얹으려하지 말고 이제는 정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이는 또한 한류가 한때의 스쳐가는 바람이 되지 않고 발전할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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