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한류

파리의 한류 보도를 왜 과장이라고 했는지 이해하게된 사연

파리아줌마 2011. 10. 5. 07:09

지난 4월 에스엠타운의 파리공연표가 15분만에 매진되고,

추가공연을 이끌어내기 위한 루브르 앞 플래쉬 몹, 그리고

3천여명이 다녀간 코리안 커넥션 행사와  6월 에스엠 타운의

파리공연까지, 저는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언론에서 보도하는

프랑스 한류가 과장된게 아닌가하는 질문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막연히 언론에 대한 불신이 깊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앞에 열거한 것들에는 과장이 없었습니다. 모두 이곳에서 인터넷을 통해

무르익어가던 한류의 인기가 분출된 계기였습니다.

루브르 앞의 플래쉬 몹은 한국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인

코리안 커넥션에서 주최한 것입니다. 에스엠 기획사에서 의도적으로

플래쉬 몹을 시켰다는 이상한 소문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건 거짓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소문이 떠돌았을까 싶습니다. 비록 거짓이었지만 그럴만한

이유는 있었겠지요.

 

언론의 과장 보도라며 프랑스에서 일어난 케이팝의 인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있었는데, 당시 저는 그들에게 섭섭하더군요. 그간 별존재감 없었던 한국이 프랑스에 알려지기 시작하고 있다는데에 뿌듯해하고 있는데 찬물 끼얻는듯 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의 한류 인기가 반갑고 좋아서 한류팬들을 사귀고, 행사를 다니며 열심히 포스팅 했더랬습니다.

 

한국 방송사의 억지춘향식 플래쉬 몹

 

그이후 한국 방송사들은 이곳에서 케이팝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케이팝을 좋아하며 한국에서 스타의 꿈을 꾸고 있는 유럽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한류가 좀더 지속적으로 발전할수 있는 하나의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월요일[3일] 파리에서 SBS에서 주관하는 Kpop Star 오디션이 있었습니다. 오디션이 있기 한참전 그간 이곳의 한류 포스팅을 자주 올리다보니 관계자에게 연락이 오더군요. 별것은 아니었지만 부탁을 해왔습니다. 사람이 무엇을 부탁해 오면서 정말 불가능한 것 아니고는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흔쾌히 그러겠다 하고 전화를 끊고 나서 생각해보니 파리에 지사도 있고, 코디도 있다는데 이것을 왜 내가 해야 되나 싶었습니다. 이 넘의 형광등 의식은 언제 없어질런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경우는 지혜롭게 처신하지 못한 자신을 탓할수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알아본다고 했기에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프랑스 한류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일조하는거야라는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을 달랬습니다. 그리고는 열심히 알아보고 연락을 해주고는 더 부탁하길래 그때는 다행히 거절할수 있었습니다. 제가 알아봐준 이들과 연결이 되어 참가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일이 있었기에 이번 오디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 밤, 페이스 북에 이상한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어떤 한류팬인가 보던데 방송국에서 전화가 왔는데, Kpop Star 오디션을 앞두고 다음날 에펠탑이 보이는 잔디밭에서 플래쉬 몹을 하는데 사람을 모은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조건으로 스타 사인이 있는 cd를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디션 홍보를 위한 플래쉬 몹을 하기 위해 방송사에서 한류팬을 시켜 어거지로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눈살이 저절로 찌뿌려지더군요.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싶었습니다. 알고보니 전날인 토요일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 일요일로 미루고는 미끼까지 던진것입니다. 오디션외에 왜 플래쉬 몹까지 해서 선보여야 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뭐 기획의 일환으로 플래쉬 몹 하는것은 나쁘지 않겠지요. 그런데 체계적으로 잘준비해서 사람들을 제대로 모은것도 아니고. 저번 루브르앞에서처럼 한류팬들의 자발적인것이 아닌, 억지춘향식 플래쉬 몹은 누구를, 무엇을 겨냥한 것인가 싶더군요.

 

무엇보다 한류팬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무언가를 건네기보다는 가져갈것만 궁리하는데 혈안이 되어있는듯합니다. 

 

이번 플래쉬 몹은 한국에 어떻게 보도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방송사측에서 주관했다고만 해도 시청자들을 우롱하는것은 아닐듯 싶습니다. 이일을 보고는 비로소 파리의 한류 보도가 과장이라며 믿지 않는 이들을 이해할수 있었습니다. 별언급 없이 한류팬들의 플래쉬 몹이라면 왜곡이겠고, 이렇게 모으는 자체는 억지겠지요. 그리고 이런 상태로 보도하는것은 과장이 될수밖에 없습니다.

 

프랑스의 한류팬들과 교류하기 위해 얼마전에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한달정도 살펴보니 그들끼리 하나의 한류 커뮤니티를 만들어 소규모 행사도 가지며 재미있게 이끌어가고 있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에 가만히 내버려두어도 조금씩 발전해나가고 있는듯합니다. 한국 방송사의 이런 기획이 한류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게 저의 단순한 노파심으로만 그칠수 있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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