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딸은 사춘기

파리아줌마 2008. 4. 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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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요즈음 큰딸의 눈치를 살피며 살고 있다.

이제 사춘기로 접어든 딸이 수시로 변하는 감정에 교육적인 잣대로 들이대다간 집안에 바람 잘날 없을 것 같기에 딸의 이 시기의 본능을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나 또한 인간인지라 딸과의 관계에서 어떤 불가피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면 감정적으로 나올수 있을 것 같아 두 감정의 대립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

 

예전에 중학교 시절, 도덕책에 청소년, 사춘기 시절을 "질풍 노도"의 시기라고 했던 것이 요즘 자주 기억이 난다. 내가 이 어려운 말을 기억하는 걸 보니 그당시의 가장 유력한 시험 문제였던 것 같다. 

 

그야말로 나의 큰딸은 질풍과 노도가 있는 시기를 지나고 있나보다.

그뜻은 잘은 몰라도 바람이 매섭게 휘몰아치고 파도가 높은 바다가 연상되는 글귀이다. 

 

한자리에 앉아 울고 웃기를 한번씩 반복을 하고, 어려서 눈치 없는 둘째는 언니의 화풀이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바람에 언니를 이겨먹으려고 했던 지난 날의 잘못된 버릇이 완전히 고쳐지고 이제는 언니를  무서워하며 조심하는 동생이 되어가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는 식탁을 떠나지 않고 하루종일 학교에서 친구들과 선생님들 사이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하며 혼자 낄낄대다가 까르르 넘어가기도 하고, 그바람에 나 조차 재미있어지기도 한다..

 

딸의 상태를 지적해주며 아닌 것을 이야기해줄때는 "엄마는 내가 왜 이러는지 이해못하느냐?고 한다. 그래, 엄마는 무조건 딸을 이해해야만 하겠지,, 그런데 때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들도 있다. 다만 이해하려고 애쓰지,,,

 

가끔씩 드라마를 함께 보다 남녀 사랑 이야기가 나오면 딸은 감정이입을 한껏 시킨 상태로 몰입해 있다..

한동안 프랑스 가수들과 브리트니 스피어를 좋아하던 딸은 언젠가부터 "동방 신기"와 "FT 아일랜드"를 좋아하게 되었고, "빅뱅"에 빠지고, "소녀시대"에 열광하며, "원더걸스"의 텔미 춤을 배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미래의 꿈이 없었던 딸에게 반갑게도 꿈이 생긴 것이다.

"연예인이 되어야겠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속으로 나는 "말도 안돼" 했지만, 내색할 수는 없어 그냥, "지금 당장은 힘들지,공부는 마쳐야되지 않겠니?" 하며 싫어하는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쳤나보다..

 

"엄마는 내가 연예인 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울고 불고... 

 

그리고는 지난 일이 떠올랐다.

6살즈음 딸의 재능에 대한 기도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프랑스 영화사에서 딸에게 카메라 테스트를 제안해왔다.

그당시 한글 학교를 다니던 딸은 한국 여자아이가 필요해서 학교로 찾아온 그들에게 다른 여자아이 한명과 함께 눈에 띄었나 보다.

 

기도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있은 일이라 솔깃했으나,  카메라 테스트 날에 수줍음이 많았던 딸은 카메라 앞에 서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건 아닌가 보다 했었다.

지금 딸은 그때의 일을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

 

사춘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볼수 있는 일시적인 기후이길 바란다. 내가 아는 연예인의 세계는 다른 어느곳 보다도 험난한 것 같다.

20살이 지나고도 강한 의지를 보인다면 그때는 엄마의 고집을 내세우지는 않을 것이다. 남편은 일단 모든 것을 열어놓자고 한다.

 

 

그리고는 애가 언제 저렇게 커버렸나? 싶다..

태어난 날의 모든 모습들이 어제 일처럼 떠오르는데, 그날의 갓난아기는 이제 13살이 되었다.

눈도 못뜨고 고물거리던 것이 어느새 내 키를 훨씬 넘어버렸고, 이제는 사랑을 알고, 세상을 알아가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항상 많은 사랑을 주지 못한 아쉬움에 큰 딸 기도를 할때면 하염없는 눈물을 흘린다. 큰아이를 생각할때면 든든하기도 하지만 애틋하다.

 

그러면서 나의 엄마도 맏딸인 나를 생각하면 이러실까 싶다. 성격적으로 무척 맞지 않았던 엄마와 맏딸이었다, 하지만 그런 딸 23살에, 일찍 외국으로 떠나보내고 "잘 있나" 마음 졸이며 보낸 시간들, 그리고 임신, 육아때도 함께 해주지 못해 안타까웠을 엄마의 마음은 항상 딸을 생각하면 애틋했을 것 같다.

 

나이가 드나 보다. 아니 이제 철이 드나보다,,, 딸을 보면서 친정엄마 생각이 나는 걸 보니...   

태어나서 자라고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는게 대부분 누구나에게 있는 아주 평범한 일인것 같지만 예사롭지만은 않은 일인 것 같다.

이제 나의 눈에 그런 것들이 예사롭게 다가오지만은 않은 듯하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딸과 함께 지혜롭게 잘보내고 싶어진다,,

 

 

3월 28일 13번째의 생일을 맞은 딸  

 

교회 중고등부들과 함께 생일 파티 

 

3월 마지막 주일, 그달에 생일 맞은 성도들과 함께,,, 

쥬피터님과 아들, 예서도 생일,,,

왼쪽에서 세번째가 쥬피터님, 그앞에 두팔 펼치고 있는 꼬마가 그의 아들, 예서,,

우리 딸은 고운 색깔의 티셔츠를 입고,,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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