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동성애를 다루면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나 또한 드라마를 보고 개인적인 생각을 블로그에 올린적이 있다.
그리고 프랑스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해졌다. 사실 유학생으로 있었던 90년대에 프랑스 사회에서도 동성애자들에 대해 수많은 논란이 있어왔지만 당시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세계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이겠지만 프랑스에도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심지어 그들을 가르키는 욕까지 생겼다.
당시 프랑스에서 동성애자들에 대한 대담과 토론이 있었던 것은 찬반 논란이 아니라 그들을 보는 편견과 싸우고자 한것이었다.
왜냐하면 편견속에서 파생되는 것은 차별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회적인 노력의 결과인지 고등학생인 한인 소녀가 친구들앞에서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한다면 편견을 가진 아이로 찍혀 비난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이야기를 들으면서 프랑스 사회에서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견은 많이 줄어들고 있음을 알수 있다.
예전 프랑스에서 가장 심한 욕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들었다. 그말이 나에게는 쌩뚱맞았다. 그게 무슨 심한 욕인가 싶었다.
하지만 차별하는 인간이 되는 것에 프랑스인들은 심한 모욕감을 느끼나 보다. 참 자존심 강한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프랑스 사회에 차별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뿐만 아니라 여러 사회단체에서 소외와 차별에 대한 대항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동성애자들의 커밍 아웃
[다음에 나오는 프랑스인들의 인터뷰나 인용된 글들은 르몽드지 기사에서 발췌, 번역한 것임]
프랑스의 동성애자들, 즉 성적 소수자들도 부모에게 고백하는 것은 쉽지 않다.
20세의 의대 2학년인 Mathilde Besson은 고백후 부모님이 그녀의 편이 되어주었는데, 그것이 그녀에게는 아주 중요한 것이었다고 이야기 했다. 그녀는 15살때 다른 소녀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고3때 본인 스스로를 속이는게 진저리가 나서 친구들에게 고백을 했는데 아무도 놀라워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대학 1학년때 엄마에게 이야기했는데 처음에는 "그녀"를 "그"로 알아듣게 말했다고 한다. 헤어졌을때 엄마가 위로한다는게 아직 "그"가 어려서 그렇다고 하길래 "그"가 아니고 "그녀"라고 했다고 한다.
Mathilde의 엄마가 받아들이는데는 2주가 걸렸다. 엄마는 자책했고, 딸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아빠에게는 차마 이야기하지 못했는데 엄마가 대신해주었고 6개월후에 아빠는 아주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고 한다.
하지만 모두 Mathilde 경우와 같지는 않다. 실명을 밝히기를 꺼린 20세, Felix의 커밍 아웃은 재앙, 그자체였다.
엄마 생일이라 가족이 모였을때 고백했는데 죽은듯한 침묵이 흐른 다음 엄마는 화난 어투로 질문을 했었고,
울음을 터트리면서 청소년기의 갈등이라며 정신과 상담을 받아볼 것을 제안했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Felix 부모는 여전히 아들이 변하기를 바라고 있다. "나는 이제 부모를 의지할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건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다." 라고 이야기했다.
그가 견디기 힘든 것은 부모님이 감추려고만 한다는 것이다. "나의 엄마는 내가 에이즈에 걸리고 성전환 수술을 하게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엄마는 동성애와 성도착자를 연결시키고 있고, 내가 늙은이들 사이에서 매춘을 하게 될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그는 더욱 강하게 동성애혐오에 대항하게 되었다.
동성애자들의 커밍 아웃이 가족들로부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을때 그들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것 같아진다.
22세의 Romain[가명]은 17세때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서 수개월동안 정신과 상담을 받았는데 의사에게 고백을 할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에게 고백한뒤 마음의 큰 짐을 덜은 것 같았다고 한다. 그는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주었다. 나에게는 엄청난 힘이다. 엄마 아빠는 항상 나를 지켜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Aremedia-Inserm연구소의 Marc Shelly박사에 의하면 동성애자들은 이성애자들보다 자살시도 확률이 13배가 높다고 한다.
고립, 외로움, 특히 학교에서 동성애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들로 거부당한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대로 친구들과 가족들의 지지는 큰 도움이 될수 있다.
2009년 1월, 샌프란시스코 대학의 Caitlin Ryan교수가 잡지 <Pediatrics> 발표한 것에 의하면,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가족들에게 거부 당했을때는 받아들인 가족들에 비해 자살 확률이 8,4배가 높아지고, 우울증에 걸릴 확률 6배, 마약을 할 경우는 3,4배가 높아진다고 한다.
파리 및 외곽 지역인 일 드 프랑스에서 Contact이라는 협회를 운영하며 동성애자들과 그 측근들을 상담을 하고 있는
Jean-Claude Pinchon씨는 자녀들의 동성애를 안 부모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부모들의 질문을 보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이를 과잉보호한 탓인가요? 아님 너무 보호를 안한 것인가요? 나의 잘못인가요? 라고 한다고. 어떤 이는 받아들이는데 수개월, 수년이 걸리기도 하고 아예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Pinchon씨는 이야기한다. 그는 젊은 동성애자들에게 고백하기전 자리를 만들어 가족들이 동성애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고, 가족들 중 한사람이라도 동성애 혐오증이 있다면 이야기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편견에 대항해 초등학교에 동성애 관련 영화 상영?
동성애가 사회문제시되는 것은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그들을 보는 이들의 시선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함께 더불어사는 세상에서 차별을 당하는 사람이 있거나 차별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될 문제일 것이다.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심어져서 같은 인간을 차별하는 잘못된 의식이 자리잡게 될것을 우려하고 있기에 프랑스는 동성애혐오[homophobie]대항한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2년전부터 프랑스 교육부에서는 중 고등학교에서 성의 방향성에 관한 질문을 상담해주는 Azur번호를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은 어린 초등학생들에게도 동성애를 알려야된다는 생각으로 지난 1월 프랑스 기독 민주당의 Christine Boutin씨는 프랑스 교육부 장관인 Luc Chatel씨에게 초등학교 4, 5학년을 상대로 동성애 관련 영화 상영을 허락해줄 것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내었다. 하지만 장관은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거절했었다.
이 영화는 Sebastien Watel씨가 만든 만화영화로, 제목은 <달의 입맞춤>이다.
10년전부터 중고등학생들을 상대로 학교에서 상영되고 있다.
내용은 의인화돤 물고기, 고양이, 달이 등장해 사랑하는 이야기라고 하는데, 프랑스 학부형 협회에서는 이성애와 동성애를 한꺼번에 다루어서 아이들의 의식에 잘못된 것이 심어질수 있다고 우려했고, 초등교사 협회에서는 "개인들 사이의 차별은 어린 나이인 유치원때부터 심어질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학교에서 도와야 되는데"라며 정부의 상영 금지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이 영화를 본 정신분석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Serge Hefez씨는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고 여자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아이들에게 동성애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성에 대한 방향을 잘 잡아주는 예방책일수도 있는데 금지시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했다.
이 영화는 가을부터 프랑스 지방도시인 렌느의 학교에서 학과과정외인 나머지 공부시간에 방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의 금지가 있었지만 교실에서 영화 상영을 해도 교사는 자유교육의 이름으로 처벌받지는 않는다.
동성애를 알리는 것이 동성애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어린이들에게조차 이를 알리고 올바른 인식, 즉 편견으로 인한 차별을 가지지 않게 하는 것이 어른들의 책임과 의무로 생각하는 프랑스인들을 보면서 우리사회도 동성애에 대해 좀더 열린 시각으로 바라볼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차별당하거나 차별하는 이들이 조금씩 적어지는 세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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