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주일 예배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에펠탑 주변에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날씨가 좋아서 그러려니 했지요.
27도 정도 되는 날씨였습니다. 분수에는 힘찬 물줄기가 쏟구치고 있어 전형적인 파리의 여름 같았답니다.
햇볕은 너무 강렬해서 눈이 부셨고요, 에펠탑 밑, 잔디밭에서 화창한 날씨의 일요일을 즐기고 있는 파리시민과 여행객들로 축제 분위기 같았답니다. 그런데 수많은 경찰들과 적십자차들과 경찰차들이 진을 치고 있는거예요, 그리고 털북숭이 기다란 마이크를 잡고 왔다 갔다하는 사람도 눈이 띄고요, 그리고는 오토바이 탄 사람들을 세우고 불심검문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무슨일인가 싶었지요.
사진 : AFP
그래서 알아보니 몇일전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유포된 것으로, 에펠탑 밑 샹 드 막스[Champs de Mars]에서 [Apéros Géants]이라는 음주 행사가 예정되어있었다고 하네요. Apéros는 식사전 입맛을 돋우기 위해 마시는 알콜음료를 일컫는 속어인데요, Géants은 엄청 크다는 뜻입니다. 그냥 한국말로 대규모 음주의 향연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몇일전부터 "프랑스의 가장 큰 음주의 향연을 에펠탑에서 열고자 하니 19시부터 23시까지 모이자." 라는 글이 소셜네트워크인 페이스북을 통해 유포되었다고 합니다. 한 5만명 모일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경찰의 엄격한 통제로 열리지 못하고 화창한 봄날 잔디밭의 가벼운 소풍으로 끝났습니다. 21시경 가족들과 함께 온 이들은 하루종일 햇볕이 내리쬔 잔디밭에 편히 쉬며, 아이들과 공놀이하는 모습만이 있었고, 프랑스 지방도시, 낭트나 몽페리에에서 있었던 <페이스북 음주향연>의 분위기는 찾아볼수 없었어요.
사진 : AFP
이에 파리경시청의 Xavier Castaing씨는 “보통 일요일의 샹 드 막스의 풍경이었다”고 했고요, 파리경찰청장인 Michel Gaudin씨는 이번 행사가 성공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오후에 단호한 모습으로 현장에 왔습니다.
파리경시청은 목요일부터 알콜 음료를 가진 이들의 샹 드 막스 출입을 금지시켰으며, 에펠탑 주변에 행상하는 이들의 알콜 음료 배포및 판매를 월요일 아침 6시까지 못하게 했습니다. [Apéros Géants]은 축제이지만 위험스럽다고 파리 경찰청은 밝히면서 장소 근처를 바리케이트로 막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원들의 차로 진을 치고 있었어요.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르 아브르에서 일부러 올라 온 21살의 여학생 Alyson Meziane양은 실망하는 빛이 역력했다고 합니다.
“1천3백명 정도 모인다고 했는데 안되면 우리 셋이서라도 해야겠다.”고 했고요, 29세의 Ludovic Zanzarelli씨는 경찰의 검문으로 보드카병을 비워야만 되었는데, 그는 사람들을 사귀기 위해서 왔는데 행사가 물거품이 됐으니 집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사진 : AFP
알콜음료가 금지된채 모여든 인파들은 600리터의 물을 품어낸 에펠탑 분수앞에서 시원한 일요일을 보냈는데요,
<말끔하게 축제하세요>라는 단체도 알콜 음료 섭취로 인한 위험들을 예방하기 위해 현장에 왔었고요, 별의 별 단체가 다있지요? 파리시청에서 공익건강 부서에 있는 Jean Marie Le Guen씨는 이런 행사는 우리가 보통 통제하기 어렵다고 했다네요.
그리고 이를 유포한 세명의 네티즌들은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양일간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법정까지 가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주 프랑스지방 도시인, 낭트에서 있었던 [Apéros]행사에서는 21살의 젊은 청년이 10잔에서 15잔의 강한 알콜을 마시고는 다리에서 떨어져 숨진 사건이 있었다네요,, 세상에나.. 그러니 경찰들이 파리행사를 극구 막으려고 했던 것이겠지요.
페이스 북을 통한 음주향연 말고도 몇 년전부터 에펠탑에서는 파리지엔들과 여행객들이 함께 하는 건전한 피크닉이 있어왔습니다.
이런 모임은 좋은데 위험 부담이 있는 음주의 향연은 미리 방지하는게 낫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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