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프랑스 축구선수들이 돌아왔다. 언론의 접근은 차단한채 삼엄한 보호속에서 도착했다.
그리고 2018년부터 퇴직 연령을 60세에서 62세로 연장하려는 정부 정책에 반대해 대대적인 공무원들의 파업이 있었다. 열차 공무원, 교사, 우체국, 항공, 연극계까지 파업에 동참해 연극공연이 취소되기도 했다고 한다.
정부가 퇴직연령을 연장하려는 의도는 퇴직 연금을 줄이기 위한 것이기에 <불공평>하다는 원성을 듣고 있다.
특히 이번 파업에는 교사들이 많이 동참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둘째 아이 학교의 일부 교사들이 파업에 동참하느라 일부 학생들은 수업이 없었다. 얼마전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교사가 파업을 하면 그달 월급에서 200유로가 깎인다고 한다. 200유로면 한화로 3십만원 가량이다. 적은 액수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신있게 파업에 동참하는 것이다.
파업 하루전인 수요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축구팀 문제를 10월, 삼부회에 거론할 것을 발표했다. 이에 프랑스 언론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레드카드를 들었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으며, 녹색당 대표는 "대통령은 총파업 전날 왜 이런 발표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나 한국이나 정치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 프랑스 사회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비교적[?] 다른 것은 한국은 문제를 문제시 삼으려 하지않고, 프랑스는 문제를 직시해서 신랄한 비판을 가하며 해결해 나가려고 하는 것이다. 한국과 프랑스의 이런 차이를 보면, 처음 시작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뒤 나타나는 결과는 크게 다르다.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해나가는 방식도 다르다. 점쟎은 접근? 물론 상황에 따라 그럴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 그런건 없다. 문제는 그자체가 부정적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문제의 접근>이라는 것은 어폐가 있다. 문제는 접근되기보다는 그냥 나타나는 것이다. 일부러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 드러났을때 우리는 문제가 있음을 알수 있다.
거기에는 충돌과 갈등과 반목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래놓고도 우리는 괜찮다고 한다. 문제없다고 한다.
단지 가라앉을뿐이다. 비우지 않고 가라앉는 것은 언젠가는 다시 휘몰아치게 되어있다. 더 크게,,,
이번 프랑스축구팀의 분열을 보면서 이상한 생각이든다. 완전 막장 드라마 그자체이다. 그런데 기분이 묘하다.
이렇게까지 드러내는구나 싶었다. 참으로 민망한 일이다. 사실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선수가 감독에게 욕을 하고, 이를 여과없이 언론이 싣고, 축구연맹은 확인해보지도 않고 월드컵 와중에 선수를 퇴출시키고, 동료의 퇴출에 항의하기 위해 선수들은 훈련을 거부하고, 그리고 훈련거부 성명서를 아무렇지않게 기자들 앞에서 읽는 감독까지,,, 세계대회에 나가서 망신도 이런 망신은 없을 것이다.
사진 :AFP
그런데 어느누구 하나 쉬쉬~~하지 않는다. 감싸는 것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도 없다. 차라리 그반대다.
가혹한 언론들, 비통해하는 정치인들, 충격받은 국민들, 그리고 무엇보다 선수들이 책임을 통감하며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다. 남아공과 마지막 경기를 끝낸 주장, 파트리스 에브라는 인터뷰에서 지금은 "pardon"[용서]를 구할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 선수들 모두 1유로도 받지 않기로 했다.
더이상 서로 헐뜯으며 싸우지도 않는다.
4년동안 팀웍을 못이루어낸 무능한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프랑스 축구연맹간의 썪을대로 썪어진 모습이 드러났다. 프랑스 축구팀은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바닥을 친것이다. 나는 그리 나쁘게 보지 않는다.
문제를 일으킨 원인과 책임을 철저히 물을 것이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것이다.
스포츠 관련일을 하는 이는 프랑스 축구팀에 문제가 생긴 것이지, 프랑스 축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프랑스 축구는 회복하리라 믿는다.
왜냐하면 어느것 하나 감추지 않고 모든 것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분명 해결책도 있는 것이다. 더 큰문제는 문제를 외면하는 것 아닐까?
막장 드라마 시청률이 왜 높은것일까? 그건 막장의 소재들이 사람들속에 내재되어있기에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니 욕하면서도 보는 드라마라고 한다. 겉으로는 아닌척, 문제를 보고도 못본척, 알고도 모르는척, "나는 절대로 그러지 않는다"는 강한 자기세뇌까지,,그러느니 인정하면 될텐데, 절대로 안한다.
물씬~ 풍기기까지 하면서 아니라고 한다. 문제없다고 한다. 단체에서 문제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불평분자로 낙인이 찍히게 된다. 그러니 무조건 좋은게 좋은거라고 덮는 것이 미덕인줄 안다. 덮어놓고는 감싸안았다고 한다.
이런 자기기만도 없을 것이다.
인간에게 치떨리는 분노는 상대가 무언가를 감추려고 할때, 솔직하지 못할때, 우롱당하는 느낌이 들기에 일어나는 것이다.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을때가 이럴때가 아닌가 싶다. 그러니 그 분노는 삭여야한다. 이런 경우는 무고죄가 적용될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죽자사자 덮는다. 가라앉은 더러운 구정물 한번 뒤집어서는 비워버리고 깨끗한 물로 채워갈수는 없는 것일까? 프랑스 축구는 이마 그렇게 채워갈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우리사회의 더러운 구정물은 어떻게 버릴수 있을지..
4년 동안 섞은 프랑스 축구계다. 하지만 40년 동안 고여섞은 물은 어떻게 버릴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하다.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이곳 한인단체들에서도 고질적으로 있는 문제다.
또한 그들은 문제가 아니라고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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