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프랑스의 대책

 

                      보호자가 동행하는 프랑스 등하교길

 

프랑스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까지, 간혹 중학교 1,2학년까지 보호자와 함께 등하교를 하지 아이들이 혼자 길거리를 다니지 않는다. 요즘 한국 사회에 큰 문제인 아동 성범죄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한국의 아동보호 기준과 프랑스의 기준이 다른 것중 하나가 바로 등하교길이 아닌가 싶었다.

나는 15살, 8살 두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다. 비록 먼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딸가진 엄마로서 남 이야기 같지는 않다. 이곳이라고 안전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한국과 프랑스의 아동보호 기준이 다르다고 한것은 한국의 아이들은 대부분 보호자 동행없이 등하교를 하지만, 이곳 프랑스 아이들의 등하교길은 필히 보호자가 데리고 다닌다.

학교와 집 사이에는 세상이라는 공간이 있다. 그 세상의 거리에는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고, 온갖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아이들이 보호받아야 되는 이 거리에서  혼자 등하교를 한다는 것은 아이보호에 대해 민감하지 않은 것이다. 맏벌이 부부에 여의치 않는 상황도 많겠지만 무조건 아이는 등하교길에서 반드시 어른의 보호를 받아야된다.

 

이세상에는 이유불문하고 지켜야되는 것들이 있다. 내 아이 보호에는 어떠한 부득이한 상황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들의 삶이 힘들어지는 것들 중의 하나가 우리가 절대적으로 지켜야하는 것을 여러 조건과 환경을 들먹이며 비켜가려고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어떤 것이 중요한지 알면서도 그냥 스쳐 지나버리게 된다. 살다보면 무감각해지고 귀찮아질때도 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것에만 급급할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나태와 안일, 그리고 현실적인 것만 쫓다가는 돌이킬수 없는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내 아이 보호를 가로막는 어떠한 조건도 있을수는 없다. 

 

큰아이가 5,6살될때까지 한국을 자주 다니러 갔다. 당시 한국에서 의아스러웠던게 어린 아이들이 혼자 다니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엘리베이트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는 <저렇게 혼자 다니게 내버려두어도 되나> 싶었다. 그리고 항상 아이와 동행하는 나를 보고는 너무 아이를 감싸고 돈다며 동생에게 핀잔을 들었던 적도 있었다. 그럴때면 내가 과잉보호하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의 사소한[?] 외출에도 본능적으로 신경이 곤두섰고 엄마인 내가 함께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을때 방과후에 선생님 손을 잡고 교문을 향해 나오고 있다. 

 

그리고 <놀이터에 나가 놀아라>하고는 엄마는 집안에 있는 것을 보고는 기함을 한적이 있다. 물론 우리 세대들의 어린시절에는 그런 것들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우리들의 어린 시절과는 다르다.

한국의 아동 성범죄를 대하고 보니 하나하나 한국에서 문제시 삼았던 것들이 떠오른다. 더군다나 작년 <나영이 사건>은 등교길에서 일어났다고 하니 더욱 가슴칠 일이다.

 

우리나라는 아이들을 자주 혼자, 혹은 아이들끼리만 내버려두는 것 같다. 아이 안전에 조금의 의심이 생길 곳이나, 상황에 대해 민감하지 않는 것 같다. 프랑스는 그런것에는 심할 정도로 철저하다.

 

얼마전 초등 2학년 둘째아이의 학교 소풍에 동행해줄수 있냐고 선생님이 물어왔다.

학교에서 가까운 공원으로 소풍을 가는데 선생님의 걱정은 찻길 건너는 것.

그래서 학부모의 동행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끼리만 놀이터가서 놀게 하지 않는다.

꼭 어른이 함께 한다.

 

프랑스는 유치원이 3년과정이다. 유치원 3년동안은 교실까지 보호자가 들어가서 선생님이 보는 앞에서 아이를 데려다 놓고 찾을때도 선생님의 손길을 거쳐 보호자품에 안겨진다. 그리고 혹 다른 사람이 아이를 찾을 경우 부모 동의서가 있어야한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일것이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유치원 셔틀버스는 이곳에는 없다.

보호자 손잡고 걸어가든 차타고 가든 각자 알아서 유치원에 간다.

 

하지만 초등학교부터는 방과후 아이들을 교문밖으로 내보낸다. 그러면 부모 혹은 조부모, 고용된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아이를 찾아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고 간다. 간혹 고학년 아이들은 혼자 집에 가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아이의 등하교길에는 동행하게 되어 있다. 초등1학년때는 교문밖까지 선생님이 따라 나와 아이가 보호자의 손을 잡고 귀가하는지 확인하고 선생님도 학교로 다시 들어간다.

 

그리고 유치원, 초등학교는 교육뿐만 아니라 탁아기능까지 함께 담당한다. 일찍 출근하는 엄마 아빠를 위해 학교에서는 9시 등교이전에 garderie[보호반]이라고 해서 7시반 혹은 8시부터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놓을수 있다. 그리고 방과후에는 6시까지 나머지 학습하고 나서 7시까지 또한 보호반이 있어 부모가 일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혼자 하교하는 일은 없다. 

 

그 비용은 부모 월급에 따라 책정되어지는데, 아이를 보호반에 맡겨놓는 부모들은 세금면제의 혜택도 받게 된다. 프랑스는 정부차원에서 아동 보호에 최선을 다하며 많은 예산을 할당하고 있다. 프랑스는 OECD 국가중 아동 복지 예산이 한해 아동 1인당 240만원정도로 가장 높다. 또한 동네에는 아이들을 봐주는 등록된 보모들이 있다.

 

꼭 등하교시 항상 동행하는 어른이 있다고해서 사고가 없지는 않겠지만 부모와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프랑스는 요즘 아동실종 사고는 있지만 아동 성범죄사고 소식은 없다. 실종의 대부분이 사고나 가족들과 얽힌 관계로 인한 것들이다. 

 

프랑스 성범죄자는 에브라르법으로 

 

프랑스에서 아동 성범죄로 감금되어 27년을 복역했던 파브리스 에브라르는 2007년 출소한지 한달만에 5세의 남자아이를 성폭행했다. 이에 에브라르 본인이 물리적 거세를 요구했지만 신체적인 형벌은 유럽의회에서도 금지하고 있기에 논란이 되어오다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재범 가능성이 있는 아동 성범죄가 출소할때 정신과 의사 1명와 판사 3명으로부터 재범 가능성 여부를 검사받고 이들중 단 한명이라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출하면 치료 시설로 성범죄자를 데려가 사회에 영원히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다. 이는 성범죄자의 이름을 딴 에브라르법으로 프랑스에서 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