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이야기

프랑스 노르망디에 한국문화 알리는 손차룡작가 인터뷰

파리아줌마 2011. 2. 28. 08:41

파리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를 보려면 200킬로 정도 가면 노르망디 해안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차 대전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유명한데요

무엇보다 이곳은 아름다운 풍광으로 인해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의 주무대였습니다.

 

아래 보시는 사진은 노르망디 지방의 칼바도스주에 있는 조그마한 항구도시,

옹플뤼르[Honfleur]입니다. 요트타기와 관광업의 중심지이고, 소규모이지만 어업의

요지이기도 합니다.

 

보시다시피 이곳은 17세기에 지어진 그림같은 아름다운 항구 주변으로

15, 16세기의 건물들이 있습니다.

 

19세기부터는 화가들의 중심지역이 되었고,

Eugene Boudin, Monet, Dubourg, Jongkid, Beaudelaire등이 이지역에

자주 모였으며, 인상파 화가들을 잉태한 도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많은 화가들이 이곳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고,

그림을 사랑하는 이들이 자주 찾는곳이라 갤러리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지역에서 한국화가 한분이 활동을 하며 인근 노르망디 도시인 투루빌[Trouville] 시청에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전시회를 갖는다고 해서 만나뵈려 갔습니다.

아이들 방학이기도 해서 휴가를 보낼겸해서 무작정 남편을 따라 나섰답니다.

더군다다 인상파 화가들의 요람이라고도 할수 있는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에서

처음으로 한국문화를 알리는 분, 손차룡 작가님을 만나 이야기 나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고속도로를 달려갔답니다. 

  

인상파 화가들을 잉태한 옹플뢰르[Honfleur]입니다.

 

전형적인 노르망디 문양으로 지은 집들이 인상적이지요?

 

이곳은 까페도 무척 고풍스럽습니다.

 

 

이곳은 옹플뢰르에 인접한 또다른 노르망디 도시인 트루빌[Trouville]입니다.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 이곳, 투루빌 시청입니다.

2월 26일에서 3월20일까지 한국작가 8명의 작품들을 전시하게 됩니다.

한국풍경이 있는 사진, 그리고 풍경화, 도자기까지 전시됩니다.

 

시청에서 한창 작품들 전시 준비로 바쁘신 손차룡 작가님을 만나 비오는 날,

바닷가가 보이는 까페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어기 보이는 까페로 들어갈 것입니다.

손자까지 보셨다는 사전 정보가 있었지만 처음뵌 작가님의 모습에서 할아버지의 그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환하게 웃는 웃음너머로 날카로움과 세함이 느껴지는 분이었습니다.

왠지 두런두런 그냥 넘어가지 않고 모든면에서 디테일을 중요시 여기실분 같았습니다.

연륜 때문인지, 작가님의 성격 때문인지 말씀을 무척 차분하게 하셨습니다.

제가 그동안 만나본 한국 남자 어른들에게서 느껴보지 못했던 침착함이었습니다.

 

 

파: 작가님 말씀은 남편 통해 많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너무 반갑고요,

작가님 이야기와 이번 전시를 제 블로그를 통해 알려도 될런지요?

손 : 네,, 네,, 아무튼 여러방면으로 알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파 : 감사합니다. 그럼 작가님은 언제 한국을 떠나오셨는지요?

손: 전 한국을 떠난적이 없어요.

파[좀 당황해서는,,] : 네????[왠지 독특한 본인만의 철학을 가지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 : 마음은 떠난적이 없다는 이야기였어요.

12년전에 모스코바로 가서 작품활동하다가 이곳, 옹플뢰르에 정착한지는 6년정도 되었어요. 

 

파: 원래는 개인전으로 기획된 전시회였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그룹전을 하게 되었는지요?

손: 원래 3월초에 인접한 도시 도빌에서 아시아 영화제가 있어 매년 한국영화가 출품되는데 이와 연관된 무언가를 할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그룹전으로 가게 되었어요. 

 

파 : 노르망디에서는 처음으로 한국문화를 알리는 전시회가 되겠군요.

손 : 그렇죠. 일본문화 전시회는 있었어요, 그런데 아직 사람들이 한국을 잘 몰라요.

이곳에서 지내면서 보니 100명중 90명은 한국을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을 알리고 싶었어요.

 

파: 어떤 내용으로 전시되나요?

손; 한국작가들 8명의 작품들과 전시실 중간에 DVD를  통해 전시기간 내내 한국문화를 소개할예정입니다.

한국문화원에서 관련 자료를 받았는데 너무 오래되어서 한국관광공사에서 보내진 자료와 인터넷 통해 다운 받을 최근것들로 준비해놓았습니다. 

 

파 : 이런 전시회를 혼자 기획하기 쉽지 않으셨을것 같은데요..

손: 저를 후원해주는 현지인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의 도움이 있었지요. 그들에게 저의 취지를 알리니 좋은 결정이라고 하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어요.

파: 네, 그렇군요. 전시 준비하시면서 별다른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손 : 시청에서 문화 담당하는 분이 감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서 일을 진행할수 없었던 적이 있었어요,

또한 설상가상으로 대체되었던 직원이 암선고를 받아 공석이 되어 시청과 연결해줄 사람들이 없어서 헤맸던 적이 있었죠,

그런데 그와중에 저를 후원해주는 이 지역 유지인, 쟝 롱바드씨가 시청과 연계를 해주어서 전시를 준비할수 있었어요

 

파 : 그런 어려움들이 있었군요,

그런데 보통 이런 경우에는, 제가 알기로는 한국보다는 개인 이름을 먼저 알릴려고 할것 같은데 작가님은 나라, 즉 한국을

더 고집하고 계시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지요?

손 : 저는 제 개인보다는 한국인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저의 이미지를 더욱 깊이 각인시키는거라고 생각해요.

한국인임을 떠난 개인은 있을수 없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배운 나자신이 프랑스에서 활동을 하는것이지. 프랑스에서 배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문화의 우월성을 이미 저를 후원하는 이들에게 관철시켰다고 생각합니다.

 

파: 그것을 어떻게 관철시키셨는지요?

손 :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마음을 열고 사람을 대하는거지요

 

파: 그럼 사람 마음을 얻는다는 말씀이겠네요. 사람 마음 얻으면 천하를 얻은것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요?

손 : 나를 내세우지 않는겁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으려고 하고, 그사람에게 필요한게 무엇인지 생각하는거지요.

 

그분의 인간적인 매력에 빠져들어 점점 이야기가 깊이 있게 들어가던차였는데,

시간을 보시더니 5시에 문을 닫는다며 빨리 시청으로 들어가 보아야 된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날밤 작가님 아뜰리에서 나눈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작가님을 후원해주는 분들은 그지역 유지였고, 대대손손 부자로 내려오는 독일계 프랑스인이었습니다.

그분들이 이번 한국전시회에 많은 도움을 준것이었습니다.

그분들의 마음을 얻는 작가님이시라 이런 저런 호기심 어린 질문이 발동되었습니다.

 

작가님 작품은 요즘 이지역에서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얼마인지 물어보니 후원해주는 사빈에게 물어보라고 하십니다.

사빈에게 물어보니 정확한 액수는 가르켜주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저의 솔직한 마음이었지만 다소 짖궂은듯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파 : 그분들의 후원이 부담되지 않으세요?

 손 : 부담되죠,, 과연 내가 무엇을 건넬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파: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요?

손 : 당연히 좋은 예술가가 되는것이지요. 그리고 이곳에서 한국문화를 알릴기회가 있다면 얼마든지

활동할 생각입니다. 

 

전시회가 열릴 투루빌 시청입니다.

포스터가 붙여져있습니다.

 

 

손 작가님의 후원자이시자, 이번 전시회에 많은 도움을 주신 쟝 롱바르씨입니다.

뒤로는 손작가님의 작품들입니다.

먹을 사용해서 노르망디 풍경을 그린것입니다.

 

이작품은 시장이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고 합니다.

 

한국풍경이 있는 작품들입니다.

 

저어기 중간에 DVD를 놓고 틀예정이라고 합니다.

 

시청창문으로 바라본 도빌과 투루빌 전경입니다.

다리하나 사이로 도시가 갈립니다.

 

 

갔을때는 도자기는 아직 전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왼쪽에 한국풍경들이 있는 사진 작품들입니다.

 

전시회가 열릴 시청앞입니다.

오른쪽에 계신분이 이번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하신 정장직 교수님이십니다.

 

투루빌 도처에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습니다. 손 작가님이 손수 다니시면서 붙였다고 하더라고요. 날씨가 흐려 잘안보입니다.

 

투루빌의 아기자기한 모습입니다.

 

손작가님 아뜰리에로 왔습니다. 어찌나 고풍스럽고 멋지던지요. 이곳에서 저희 가족들은 하룻밤 신세를 졌답니다.

 

손작가님 아뜰리에입니다.

 

 

 

손작가님을 후원하고 있는 사빈입니다. 사빈은 독일계 프랑스인입니다.

그녀는 작가님에게 항상 <당신을 위대한 예술가가 될것>이라고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사빈에게 손작가님의 작품의 어떤 면이 좋으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그의 작품을 보면서 자신의 생각이 변하는게 좋답니다.

<이건 별로야>라고 생각했던 작품이 일년뒤에 다시보면 <너무 좋다>가 되어버리는 것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그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아주 황홀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날 저녁식사는 제가 한국 양념으로 도미조림을 했습니다.

그리 맵지 않게 해서인지 사빈 가족들이 맛있게 먹어주더라고요.

그리고 오래된 집을 개조한 멋진 방에서 편안한 밤을 보냈답니다.

 

다음날 투루빌에서 다리하나 건너 도빌로 왔답니다.

아메리칸, 아시아 영화제로 유명한 도빌이기도 하지만, 1966년, 끌로드 를루슈의 영화 <남과여>의 무대로도 유명합니다.

바다로 뻗어있는 나무난간은 이지적인 아눅 에메가 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리며 딸에게 동화를 이야기해주었던 곳입니다.

그날은 못들어가게 해놓았더라고요. 

 

도빌 영화제가 열리는 센타 인근의 마루바닥이 있는 바닷가입니다.

이곳은 영화, <남과여>에서는 조각가, 자코메티의 유명한 일화가 나오던 곳입니다.

<집에 불이 나면 렘브란트의 그림보다는 고양이를 구하겠다>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했던 말이었지요.

결국은 문화나 예술도 인간이 가질수 있는 존엄성을 기본으로 놓지 않으면 안되는것이겠지요.

그또한 인간이 하는 일이라.. 그러고 보니 노르망디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도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이루어진 일이었네요.

 

가장 무서운게 사람이라는 소리도 있지요. 그래서 더러 피하기도 했지만서도 사람들의 눈빛속에서 살아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안에서 부대끼면서 깎이면서 더욱 다져지고 온화해져가며 살아가게 되나 봅니다.

사람이 무척 소중하게 생각되는 밤입니다.

사람아~~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