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이야기

인문고전 즐겨읽는 프랑스 여고생 인터뷰

파리아줌마 2011. 2. 12. 10:37

인문고전 즐겨읽는 프랑스 고등 1학년인, 끌라리스 인터뷰

 

지난 1월, 한국의 모여성 잡지에서 인문고전 즐겨읽는 프랑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을

인터뷰해줄 것을 부탁해 왔습니다. 세계의 인문고전 독서 교육에서 프랑스편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딸아이 학교 친구 한명을 섭외해 인터뷰를 했습니다.

 

관련 글과 인터뷰한 것은 잡지사에 보내고 요건 제 나름대로 구성해 올려봅니다.

 

딸아이에게 말로만 듣던 친구, 끌라리스와 인터뷰 약속을 한 날은 토요일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날 정해진 약속이 4개나 되었답니다.

원래 그리 바쁜 사람은 아닌데 한꺼번에 몰려있었습니다.

일이 많은 날 정신마저 바빠버리면 일을 망치기 일쑤이기에 일부러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려고 애쓰며 다녔답니다.

 

딸아이 음악학교에서 바이올린 발표회를 마치고 허겁지겁 아이들을 데리고 끌라리스와

만나기로 한 동네 도서관으로 왔습니다. 약속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발표회 뒷풀이에는

참석하지 않았더니 조금 일찍 도착할수 있었습니다. 

 

도서관 일층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는 학생커플이 눈에 띄였습니다.

살펴보니 대충 장난도 치고 그리 열공하는 분위기는 아닌듯한데,, 그림이 좋아보였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도 되냐니깐 허락해 주었습니다.

 

얼마전 포스팅에서도 밝혔다시피 프랑스는 학교에서 인문학을 중요시 여깁니다. 

유치원때부터 노래로 시를 익히고, 함께 낭독하는등, 시와 친숙하게 합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2,3학년부터는 한주에 시한개씩 꼭 외워 발표하게 해서 채점을 합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 불어시간에 문법 위주의 공부로 고전을 맛보여놓고는 고등학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읽고 분석, 토론합니다. 

 

 

 

끌라리스를 만났습니다.

프랑스 고등학교 1학년인데 꽤 성숙해보였습니다. 그러니 만 15살인셈입니다.

제눈에는 대학생쯤으로 보이더라고요.

딸아이 친구라 그런지 아이가 너무 예쁘고 참했습니다. 말도 그리 많지 않고 차분했으며, 친구 엄마앞이라 그런지, 아님 한국사람이라 그런지 수줍음도 꽤 타는것 같더라고요.

 

저는 딸아이 믿거라 하고는 별생각없이 질문을 했더니 끌라리스가 잘못 알아듣습니다. 불어실력이 들통난거지요.

그래서 정신 가다듬고 임무[?]에 충실하려고 했답니다.

 

*지금 다니는 학교와 학년은?

끌라리스 : 파리외곽지역인 앙토니에 있는 생뜨마리[Sainte-Marie]고등학교 1학년입니다.[4남매중 외동딸]

 

            *수업에 필요한 책들은 어떻게 준비하는지,,혹은 개인적으로 구입해서 보는지 혹은 도서관에서 빌려읽는지요.?

                                 --학교수업에 필요한책은 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도서관에 없는 책은 구입하지요 

 

*평소 독서를 좋아하는편인지? 주로 어떤 책을 즐겨읽는지?

--- 네,,책읽는거 좋아해요. 주로 모든 쟝르의 책을 읽어요.

그런데 앞으로는 주로 고전을 읽을것 같습니다.

 

* 좋아하는 철학자나 혹은 인문고전을 쓴 작가들이 있는지..그들의 어떤 작품을, 왜 좋아하는지요?

---볼테르를 좋아합니다. 특히 그의 작품들 중 <조디악>이 좋았어요.

그의 글 스타일과 액션 묘사가 마음에 들었는데, 고전속에 빠져서 새로운 세계를 접하면서 더러 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하면서 작가의 메시지를 발견하게 되고 또한 그속에는 역사나 다른 일반교양들이 있어서 유익했어요.

   

         *인문고전이 어렵다고 느껴진적은 없나요? 혹은 인문고전을 읽다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는지요?

                         ---더러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요. 그럴때는 혼자 깊이 생각해서 답을 얻기도 하고 부모님께 여쭈어 봐요.

 

                            * 혹시 인문고전을 읽기 위해 다른 언어를 공부한 적이 있나요? 아니면 불어로만 공부하는 편인가요?

                                                --- 아뇨.. 다른언어를 특별히 익히지는 않았어요. 주로 불어번역본을 봅니다.

 

                                     *   고전은 언제부터 보기 시작했나요? 처음 접한 고전 작가는?

                                                 --- 11살때부터요. 처음에 몰리에르 작품을 읽었어요.

 

                                                             *부모님이나 가족들중에 독서광이 있나요?

                                                                      -- 아빠가 책을 많이 읽으세요.

 

                * 수업에 사용되는 인문고전서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지 느낄때가 있나요?

              --- 고전을 읽으며 다르게 생각하는법을 배우게 되고, 살아가면서 만나는 어려움을 지혜롭게 대처해나가는데에

                                                                 많은 도움이 될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꿈이 있는지요?

                                                     --법공부를 해서 그쪽에서 일하고 싶어요. [아빠가 변호사]

 

                                                   끌라리스는 마지막으로 가장 감명깊게 읽은책을 소개하고 싶어했는데,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HARPER LEE <앵무새 죽이기>였다고 합니다.

                                 미국내의 차별을 다룬 이 소설을 읽으며 감수성 풍부한 프랑스 소녀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요.

 

인터뷰를 하면서 볼테르의 <조디악>을 이야기하니, 좀 떨어진 곳에서 공부하고 있던 어떤 여학생이 책을 찾아다 줍니다.

어찌나 고맙던지요.

 

고마운 인사의 표시로 지난번 한국행때 인사동에서 구입한, 냉장고에 붙이는 신랑각시 인형을 선물로 준비해갔습니다.

그런데 주책스러운 이 엄마가 주고는 다른 짐들 챙기면서 다시 제쪽으로 당겨버렸나봐요

 

친구를 잠시 바래다 주러가던 딸아이가 "엄마, 끌라리스 선물을 왜 엄마가 다시 가져갔냐고?하면서 돌아왔습니다.

끌라리스가 이야기하더라고요..

너무 놀라보니 제 소지품들 에 있었습니다.

너무 미안하다며 다시 건네주었지요.

아무리 정신을 가다듬으려고해도 한번은 이런식을 일을 칩니다.

 

키도 꽤 크고 날씬하더라고요. 멋지고 예쁜 여고생이었습니다.

몇컷,, 연출[?]해 보았답니다.

 

 

딸아이와 함께,,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고2때 바깔로레아[대학입시]를 치룬 불어수업은 없어지고,

철학 과목이 추가되면서 대학입시에 포함됩니다.

 

프랑스는 철학교육을 아주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는 <빛의 세기>의 대철학자들이 대부분 프랑스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철학을 통해 사고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본인의 의견을 가지게 하려는것이 목적이라고요.

 

철학 수업 방법은 교사마다 조금씩 다른데,

교과서 위주로 하기보다는 헤겔,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데카르트, 플라톤 등의 저서 일부분을 발취해서 읽고 본인의 의견을

적는것으로 이루어지고, 숙제로 내어주어 채점하기도 한다.

작가가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를 파악하고, 테마, 정의, 반대의견등을 내놓게 됩니다.

대부분 철학 수업은 토론보다는 필기, 논술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프랑스 대학입시에서 4시간 동안 철학시험을 보게 되는데, 대부분 시간이 모자란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2년까지의 불어수업에서의 고전읽기는 철학공부를 위한 기본기를 다지는 일인것입니다.

그만큼 프랑스는 인간을 논하는 철학을 중요시 여기는것이지요.

 

요즘 프랑스 교육계에서는 유치원부터 철학교육을 시키기 위한 토론이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어린 나이부터 삶과 죽음을 가르쳐야된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어떤 초등교사는 자국의 휴머니즘 문화라고 자부했습니다.

 

고등학생인 딸아이가 요즘 학교에서 읽었던 고전들입니다.

 

이상 인문고전 즐겨읽는 프랑스 고등학생, 끌라리스 인터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