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한류

프랑스 한류의 발단은 일본의 만화문화

파리아줌마 2011. 6. 23. 08:49

얼마전 파리에 있었던 sm town 공연을 통해 유럽에 몰아닥친 한류를 보고

많은분들이 놀랐을것입니다. 직접 본 저도 놀랐는데, 한국에 계신분들은

언론의 과장된 보도라며 믿기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현재 프랑스의 한류팬들은 10만명이라고 합니다. 한국자체에서 프랑스에

대중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이 어떻게 이런 팬층을

확보할수 있었냐하면, 일본 망가 문화를 발단으로 볼수 있습니다. 

 

3년간 서유럽의 한류를 연구하고 있는 보르도 대학의 홍석경 교수에

의하면, "프랑스 한류의 뿌리는 일본의 망가"라고 합니다.

"프랑스는 망가의 세계 2위시장으로,90년대 청소년으로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즐기며 동양문화에 익숙해진 세대가 2000년 이후 남자들은

게임과 공상과학 중심의 미드로, 여성은 일본 한국 대만의 로맨틱

드라마에 빠져들었다"고 했습니다.

 

이는 제가 이곳에 살며 예전부터 있어왔던 망가의 인기를 보고나서 최근의 한류를 대하며 느끼고 있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류를 좋아하는 프랑스인들은 대부분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입니다.

일단 프랑스인들에게 일본, 중국의 구분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아시아입니다.

우리가 유럽인이라고 생각하는것처럼요. 중국의 대중문화는 그리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다릅니다. 일본정부와 출판사는1990년부터 망가를 프랑스에 전파시키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습니다. 

이번에 확인한 프랑스내 한류는 20년전부터 자국 문화를 프랑스에 알리려고 정부차원에서 지원한 일본의 덕을 본일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손 안대고 코를 푼격이고, 한류의 디딤돌이 되었다고 할수 있지요. 하지만 일본 대중문화에 비해 비교할수 없을만큼 미약합니다. 시작이니 그렇겠지요.

                                                                                                      파리의 유명한 조세프 지베르 서점에 있는 망가 코너

 

파리에 매년 4일동안 열리는 재팬 엑스포

 

파리에서는 15년전부터 매년 북쪽외곽 지역에 있는 대규모 전시장에서 4일동안 재팬 엑스포가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도 6월 30일부터 7월 3일까지 열린다는 광고가 파리 지하철 벽에 즐비해 있었습니다. 재팬 엑스포는 일본의 전반적인 대중문화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장입니다. 망가, 비디오 게임을 판매하고, 일본 팝 공연, 전통 무술등을 선보이는 것으로 작년 방문자만해도 1십 8만 2천여명이나 됩니다. 

제가 망가를 처음 알게 된것은 9년전입니다. 당시 큰아이 학교 친구 엄마가 아이들 사이에 망가가 유행한다고 이야기해 주더군요. 딸아이도 한동안 망가에 빠져있기도 했습니다.

1990년 프랑스에 상륙한 망가는 2000년 들어서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습니다. 10대층만 좋아했던 망가가 2007년부터 성인층으로 확대되고 나서 판매률이 높아져 2009년 프랑스 만화시장의 45%가 망가가 차지했다고 합니다.

재팬 엑스포는 2006년부터는 중국과 한국의 대중문화를 소개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난주 파리북동쪽에 있는 과학산업관에 갔다가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는 안내원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재팬 엑스포에서 케이팝을 접할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코리안 커넥션 행사에서 만난 30대중반의 프랑스 여성도 재팬 엑스포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알고는 팬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류가 자랄수 있게 발판을 마련해준 일본이라는거지요.

                                              지난 5월 1일 sm town 추가공연을 촉구하는 루브르 앞 플래쉬 몹 행사에서

 

                               프랑스내 한류가 일본을 앞지를수 있을까?

현재 한류팬들은 일본 대중문화에서 진화된 팬이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재팬 엑스포를 통해 케이팝을 알았다는 과학 산업관 안내원은 케이팝이 일본 팝보다 낫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좀더 알려지게 광고를 해야된다고 하더군요.

이른바, 한국에서 "비판적"이라고 알려졌던 르몽드지 기사 내용중 한부분을 보면, 대부분 케이팝 팬들은 일본 대중문화의 매력을 맛보고 온 이들이라고 했습니다. 모젤에 사는 Jessica Fulrad와의 인터뷰를 인용한것을 보면, "나는 망가를 읽었다. 그리고 나서 한국 드라마를, 그다음 음악을 알게 되었다."면서, 케이팝이 마음에 든 부분은 "훌륭한 퍼포먼스, 미국식 분위기, 그리고 일본보다 덜 치장한 스타일"이라고 했습니다. 6년전부터 시작된 그녀의 한류 열정은 한국어를 배우게 부추겼다고 했습니다. 

프랑스내  유력 시사 주간지인, L'EXPRESS지는 케이팝의 제니뜨 공연을 소개하는 기사에 한류가 프랑스내 일본 대중문화를 위협하는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글을 맺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망가를 통한 아시아 문화를 끊고는 그들은 이제 한국적인 삶의 스타일에 폭넓은 관심을 표명하게 되었다. 코리안 커넥션은 올여름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재팬 엑스포는 잘 지탱할일이다."

저는 한류가 일본대중 문화를 앞지를 예술적인 능력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세상일이 그런 능력 하나만으로 되지는 않지요.

                                                                                                                                        sm town 파리공연 현장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인 조세프 지베르 1층 한쪽 구석에 망가 코너가 있습니다. 그안에 <궁> 등 우리나라 만화들이 더러 눈이 띕니다.

서점에 있는 망가를 보며 일본의 문화 전술도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일단 만화의 일본어인 <망가>라는 말을 그대로 프랑스에 전수시키고, 만화책 트임도 오른쪽이 아닌, 일본식으로 왼쪽으로 되어있습니다. 책장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기게 되어있습니다. 다른것이라면 프랑스어 번역이라는것뿐입니다. 그런데 일본어로 읽기를 원하는 프랑스인들도 있어 원어도 있다고 합니다.

좋게 말하자면 자존심이겠고, 이런 정신이 우리에게 한 행위를 보자면 대단한 침략술로도 상통할수 있겠지요. 하지만 망가의 프랑스 상륙을 침략이라고는 할수 없습니다. 정당한 투자였으니까요.

나라에서 힘써서 프랑스에 자국 문화를 심으려면 이정도는 해야되지 않을까 합니다. 최소한의 것만 프랑스를 생각하고 일본스러운것을 최대한으로 살렸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단순히 정신만을 심으려고 하지는 않았을겁니다. 20년전부터 당장의 이익보다는 먼미래를 바라본 상업적인 목적이 당연히 있었겠지요. 매년 4일동안 열린 재팬 엑스포의 수익, 그리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업들, 망가의 프랑스 만화시장 점유률 45%가 가져다 주는 유로 등,, 무시할수 없는 이익이겠지요.

이제 프랑스에서 공식적으로 떠오른 한류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지금부터가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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