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침울과 삼엄한 경계속에 진행된 프랑스 혁명기념일 행사

파리아줌마 2011. 7. 15. 07:45

222번째 프랑스 혁명 기념일에 샹젤리제 거리 군대 행렬

 

오늘[14일]이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지 222년이 되는 날입니다.

제가 프랑스에 왔을때가 1989년이었는데, 그해가 혁명 기념 200주년이

되는 해여서 에펠탑에는 일년내내 <200>이라는 숫자가 있었습니다.

 

222년전 오늘, 프랑스 시민들은 왕정을 무너뜨리고 자유, 평등, 박애를

실현시켰습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시민혁명으로 다른 나라에 미친 영향도

적지 않았지요. 해마다 7월 14일이 되면 프랑스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자국민과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지켜보고 앞에서 위용을 뽐내며

군대 행렬을 가집니다.

 

세계 최초로 시민이 왕정을 무너뜨린 정신을 기리며, 

예전에 프랑스를 지켜왔던 군인과 현재 지키고 있는 군인, 앞으로 지키게 될 군인학교 학생들이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근엄한 표정으로 샹젤리제 거리를 행진하여 대통령이 기다리고 있는 콩코드 광장까지 갑니다. 

 

일명 <7월 14일 행렬>이라고 부르는데요, 파리를 대표할만한 개선문에서 시작되어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 콩코드 광장까지 이어집니다.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은

이날의 행렬을 보기 위해 모여듭니다.

 

그런데 올해 혁명 기념일 행사는 예년과 같지 않았습니다. 보여지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프랑스군과 나라 전체가 침울함속에서 혁명 기념일을 맞이했습니다. 왜냐하면 이틀전 아프칸에 주둔한 프랑스 군인들 5명이 자살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혁명 기념일 전날인 13일 사르코지 대통령은 2012년까지 아프칸에 주둔한 프랑스 군인 4분의 1을 철수시키겠다고 했는데, 오늘 아침 또다른 군인 한명이 아프칸에서 사망했다는 비보를 들었던것입니다.

 

매년 화려한 축제 분위기의 혁명 기념일 행사가 오늘은 침울한 애도의 분위기속에 진행되었습니다.

 

2주전 시민에게 대통령이 멱살잡힌 일이 있어 더욱 삼엄한 경계로~

 

또한 샹젤리제 거리 주변은 예년보다 더욱 삼엄한 경계속에 있었습니다. 프랑스 특수 경찰요원들이 건물 지붕위에 올라가서 경계를 서고 있어 마치 첩보 영화를 보는듯한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이유는 2주전 프랑스 지방을 방문했던 사르코지 대통령이 바리케이트가 쳐진 사이로 시민들에게 미소지으며 악수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덥썩~하고는 대통령의 멱살을 잡았다가 놓더라고요. 대통령은 잠시 비틀거렸는데 1,2초만에 지나간 일이었습니다. 오늘 저녁 뉴스에서 샹젤리제 거리의 높은 수위의 안전조치를 보도하며, 2주전 대통령이 멱살 잡히는 순간을 보여주더라고요. 딸아이와 함께 보고 있다가 둘다 무척 놀랐습니다. 그런데 미안한 이야기지만 좀 우스꽝스럽고 민망해서 아이와 함께 키득거리며 웃었는데, 어쩌다가 그지경까지 갔나 싶더군요.

 

그런 상황이라 오늘 샹젤리제 거리에서 사르코지 대통령 얼굴 보기가 힘들었답니다. 대통령도 짚차에 탄채 행렬은 했지만 몇겹이나 되는 말탄 기사들의 호위속에서 있었습니다. 콩코드 광장에 설치된 무대에서 대통령 이하 프랑스 장관들은 행렬이 진행되는 2시간동안 꼼짝없이 서있어야만 했답니다. 아마 발가락 정도는 꼼지락 거렸겠지요.

 

처음으로 7월 14일에 샹젤리제 거리에 나가 보았습니다.

 

샹젤리제 거리로 통하는 지하철 입구를 봉쇄해서 뒤쪽으로 나왔습니다.

행진을 기다리며 서있는 군인들과 장갑차, 탱크 등이 보입니다. 

 

비록 비보로 인해 침울하다해도 군대 행렬을 보기 위한 사람들이 모이는 샹젤리제 거리 풍경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아이들을 운전석에 태워 사진 찍는것도 허락해주더군요,

 

오늘 샹젤리제 거리의 스타는 군인들입니다.

인증샷은 아래쪽에~~

 

 

둘러둘러 샹젤리제 거리에 올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괭음이 들리더니 이런 삼색[?]찬란한 연기를 뿜으며 뱅기가 날아갑니다.

프랑스 국기 색깔을 상징한것입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릅니다.

 

                                                                    뒤이어 날아오는,,, 요건 전투기인가 봅니다.

 

다들 하늘을 향해 사진찍느라 정신없습니다.

 

 

비행기와 전투기들이 괭음을 울리며 지나가고 나니 가로수에 매달린 스피커에서

군대 행진 음악이 경쾌하게 울려퍼집니다. 

 

오늘 엄마[아이 목마 태운 엄마 있었음], 아빠 목마 타고 있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요런 모습도 자주 보였고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도처에 앰블란스가 있었습니다.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습니다.

까치발하고 손 번쩍 들어 몇컷 건졌지요.

어떤 이들은 좋은 자리 차지하기 위해 새벽 5시부터 와있었다고 하더라고요.

10시넘어 간 저같은 사람은 당연히 요런 모습에만 만족해야합니다.

 

그러다가 벤치위에 공간이 쬐끔 남아있길래 올라갈수 있었습니다.

시야가 조금 트이니 시원하더라고요.

 

 

거리 앞쪽과 약간 떨어진 곳에 두군데로 이중 바리케이트를 치고 상가들이 있는쪽은

사람들이 지나 다니고 있었고,

거리에서 가까운 공간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철저히 수색하고 있었습니다.

긴 샹젤리제 거리에 50미터마다 공간을 닫아놓고는 살벌하게 검색을 했습니다.

물병, 캔음료, 우산등 흉기가 될수 있는 모든것은 빼고 이공간안에 들어갈수 있었습니다.

몸수색을 해야하기에 남녀 경찰들 각각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관광객인듯한 저 아이는 수색당하는게 재미있나 봅니다.

뒤에서 아빠가 사진촬영까지 하고 있더라고요.

연신 싱글거립니다.

 

사복 경찰들입니다.

 손에 무전기 들고 있는 저 여경찰은 참 예뻤습니다.

경계의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곤 하다가 어린 아이들이 행진을

잘 볼수 있게 앞자리로 인도해 주기도 하더라고요.  

 

 

잠시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건물 지붕위에 경찰들이 있었습니다.

 

아줌마 노파심에 경찰들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 되기도 했는데, 훈련 받았겠지요.

저녁 뉴스에서 보니 저기뿐만 아니라 다른 건물 지붕에서도 영화에서나 본

포복하는 자세로 총을 겨누고 있었습니다. 

 

 

 

 

군인 행렬이 지나가니 구경하던 사람들은 자주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더라는~~

 

 

답답해서 프랑스 통신사에 있는 사진 한장 가져왔습니다.

탁트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행진하는 모습이 아주 멋집니다.

 

온통 바리케이트로 막아놓고 있고, 사람들이 많아서 지나다니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10시에서 12시까지 진행 되었던 군대 행진이 끝났습니다.

방송사에서 나와  인터뷰를 하고 있나 봅니다. 

 

중간에 누군가가 바리케이트를 열어주었나 봅니다

저도 잽싸게 들어와 보았습니다.

 

멀리 콩코드 광장이 보입니다.

그런데 실수로 열었나 보더라고요.

경찰들이 와서는 다시 나가라고 합니다.

 

오늘의 스타, 군인입니다.

관광객들은 기념으로 군인과 사진을 찍곤 했습니다.

 

 군인 부인들도 참석했나 보더라고요.

행인이 함께 사진찍기를 부탁하니 부인들도 같이 응해주었습니다.

 

르몽드 사이트에 있는 사진 캡쳐한 것입니다.

흐릿한 개선문을 배경으로 있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해보입니다.

 

대통령은 "오늘은 프랑스군과 나라를 위해 애도하는 날이다. 나는 이 날을 작전 수행중 사망한

우리 군인들에게 바치기를 원한다"고 했고,

아프칸에 주둔한 프랑스 군인들에 대한 안전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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