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나서 계산대에 줄을 서서 있는데,
저보다 두어칸 앞에 있는 어떤 초로의 남자가 르몽드지를
보고 있었습니다. 언뜻 보기에 한국 관련기사인것 같았습니다.
그리 많은 사람들이 계산대 있었던것도 아니었는데 그 짧은 시간에
그분이 집중해서 보고 있었던 기사를 눈여겨 보니 제목이,
<La folie des PC BANG en Corée du Sud>라고 되어있었습니다.
워낙 형광등 의식을 가지고 있는 아줌마라 PC BANG을 금방 못알아보지
못하고는 무슨 금융 관련 기사인가 싶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한국의
피씨방을 있는 그대로 영문 표기한 것이더군요. 그분은 계산할 차례가
될때까지 정신없이 기사를 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았냐"고 붙들고
물어보고는 싶었지만, 그럴 용기는 내지 못하고 그냥 무거운 장바구니만
들고 나왔습니다.
프랑스 언론이 한국의 그 유명한[?] 피씨방에 대해 보도를 했더라고요.
딸아이가 프랑스 청소년들은 모여서 놀만한 장소가 별로 없다고 합니다.
기껏해야 맥도날드, 집, 혹은 학교 근처 공원이라며 한국 청소년들처럼 피씨방에 가지도 않는다고 하더군요.
피씨방이 없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컴퓨터의 인쇄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이곳 사이버 까페에 몇번 간적이 있습니다. 아주 한산하더군요. 그리고 피씨방도 많이 없어 동네에서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르몽드, <남한의 피씨방 열기>라는 제목으로 보도
기사는, 어떤 곳들은 넓고 냉방 장치까지 잘되어있고, 어떤 곳들은 좁고, 어둡기도 한데 이곳은 24시간 문이 열려 있으며 손님들은 여기서 먹고, 마시고, 자는, 인터넷 까페, 피씨방으로 한국의 활기있는 동네, 특히 대학가에 젊은이들이 드나드는 곳으로 셀수 없이 많다고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선호하는 장소로, 남한인들이 가상의 소통과 온라인 게임 등을 몰두하곤 하는데, 이는 <사이버 중독>이라는 걱정스런 사회 현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습니다. 위험스러운건 자주 영구적으로 접속하고 있는 이들이 접속이 안되면 개인이나, 사회 생활에서 불안함을 느끼는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가정의 80%가 초고속 인터넷망을 가지고 있고, OECD의 PISA가 발행한 6월호에 의하면 한국은 15세의 학생들이 인터넷으로 공부하고 있는것을 밝히면서, 학생들에게 우선권을 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인터넷 중독 예방 센터, 소장인 고정현씨는 "사이버 중독이 걱정스러울 단계까지 가고 있다."고 하면서, 이 센터는 정부 산하 기관으로 인터넷 중독 치료와 예방을 위해 8명의 치료사가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정부 집계에 의하면, 현재 남한에 2백만의 사이버 의존자들이 있는데, 이들중 반이 9세에서 19세들이고, 성인은 젊은 실업자들이며, 사이버 의존도는 청소년들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그리고 피씨방에서 가상의 아이를 키우다 실제 아이를 아사시킨 커플 사건도 보도했습니다.
<남한의 사이버 의존에 대한 원인은 급속한 성장과 높은 경쟁>
이글을 쓴 기자는 지난해 <G20 의장국인 한국>이라는 글을 쓴 기자로 한국에 파견되어 있는 르몽드 특파원, Philippe Pons 기자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살며 보고 느끼고 있어서인지 우리 사회의 명암을 아주 예리하게 잘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기사는 보통 미국인들의 사이버 의존도는 포르노인데 한국은 온라인 게임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외국인들이 사이버 중독에 걸리는 이유는 고독, 무관심,부모와의 불협화음 등인데 비해 한국에는 그특유의 원인이 있다고 밝혔는데, 급속한 성장과 높은 경쟁이라고 했습니다.
남한 사회는 강도 높은 노동과 여러가지 압박으로 인해 스트레스에 허덕인다고 하면서, 증거로 일본보다 자살률이 약간 높아진것을 일컫었고, 저렴하고 빠르며 쉽게 접속할수 있는 인터넷은, 시험으로 인한 압박감이 있는 청소년과, 개인의 성공을 최고로 아는 사회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청년 실업자들에게는 피할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정부는 16세 미만들에게 밤12시부터 아침 6시까지 온라인 게임을 금지시키는 법안을 만들었지만, 고정현 소장은 "금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이버 의존을 일으키는 사회 문제를 무시하고 있다"는 말을 인용했습니다.
사이버 의존을 걱정하는것과는 다른 시각으로 연세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황상민씨의 의견을 인용했는데,
그는 사이버 의존이 정신병이라고 보는것은 잘못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정부가 사이버 의존을 운운하며 표현의 자유를 펼치는 인터넷 장을 규제하는것은 그들이 걱정스러워하는것을 금지시키기 위한 조치라는겁니다.
사이버 의존은 한국 사회에 점점더 잇슈화되는 주제라고 했습니다. 정부는 정치적인 목적과 사회 질서를 위한 규제와 산업화의 압박감 사이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인터넷으로 수업을 하고 있고, 2011년 말에 스마트폰 사용자가 2천만명에 달할것인 나라에서 가상의 세계로 잠수하는 경향은 줄어들지는 않을것 같다며 기사를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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