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동계 올림픽 유치 실패한 프랑스에는 희비가 엇갈려

파리아줌마 2011. 7. 7. 08:22

르몽드지 <평창, 아시아 동계 올림픽의 문을 열었다>

 

오늘 오후에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릴 도시가 평창으로 확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지난 두번 고배를 마시고 세번째에

유치하게된것에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세계의 어느 나라, 어느 도시도 이런 끈질긴 도전은 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그만큼 유치에 대한 염원이 컸다는것이겠지요.

그야말로 의지의 한국인입니다. 그리고 정말 축하할 일입니다.

 

지난 4월에 평창과 경쟁하는 프랑스 도시인 안시[Annecy]에

가보니, 길거리에 동계올림픽 후보 도시 홍보물이 있는것을 보고는

평창에 대한 유치 염원이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안시는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습니다.

후보 위원장이 예산에 불만을 품고 사임했고, 후속으로 온 이도 그동안의

헛점들을 메꾸지 못했습니다. 잠시 말을 건네본 안시 주민들도 동계 올림픽

유치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고, 한국이 유력할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사진 : 로이터

 

평창의 유치는 어느정도는 짐작되었던것 같습니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의 주역이자, 2012년 파리 올림픽 유치 국제 위원장이었던,

아르망 드 랑댕져 [Armand de Rendinger]씨는 투표가 있기 며칠전 르몽드지와의 인터뷰에서 평창의 유력함을 밝혔습니다.

 

그는 평창은 프레젠테이션 서류나 점차적으로 진행되는 프로모션과 로비는 집중적이고 지적이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평창은 올림픽 위원회의 시선을 끌수밖에 없었답니다. 왜냐하면 간발의 차이로 탈락된 지난 두번의 시도에서 IOC의 선택에 맞서지 않았고, 미소 지으며 실패를 받아들이고 교훈을 끄집어 내어 고쳐갔다는것입니다. 그러면서 위원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IOC의 최대 스폰서들중의 하나인 삼성이 지원하면서 안시보다 4배에서 5배, 그리고 뮌헨보다 2배의 높은 예산을 가지고 참가한것도 유치 성공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원래 동계올림픽은 투표를 위해 자본을 들이게 된다고 합니다. 경제적이고, 지리정치학적인 면에서 이번 평창 유치 확정은 아시아 동계 올림픽 발전에 근본적인 요인이 되었다고 하면서, 남한은 거대한 잠재 시장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오후 안시의 풍경       사진: AFP

 

 

르 파리지앵지 <평창의 승리, 안시의 굴욕>, 하지만 안도의 한숨 쉬는 프랑스 네티즌들

 

오늘 프랑스 통신사는 올림픽 위원회의 투표 상황을 시간대로 엮은 기사에서 우여곡절끝에 안시 올림픽 후보 위원회 회장이 된 샤를르 베이베더르[Charles Beigbeder]씨는 IOC의 발표가 있고난뒤 눈물을 흘렸다고 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이후 계속 올림픽 유치 실패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1992년, 2008년, 2012년 파리 하계 올림픽 유치에 실패했고, 2004년 릴 올림픽에도 당첨되지 못했습니다.

 

오늘 관련 인사들 사이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아르망 드 랑댕져씨는 이제까지의 실패에 어떠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을 탓했고, 프랑스 체육부 장관도 이번 실패에서 교훈을 끌어내서 심문해야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시민들의 반응은 의외였습니다.

오늘 르 파리지앵지는 <평창의 승리, 안시의 굴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었습니다. 이에 달린 댓글들을 보니 대부분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라고요. 아쉬워하는 글도 있었지만 한두개에 불과했고,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프랑스 네티즌들의 반응은 나라 재정이 힘든데 이런데 돈을 안쓰게 되어서 으푸[ouf][프랑스인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쉴때 하는 표현]라는것입니다. 그렇다고 평창 유치를 축하 안하는 분위기도 아니었습니다. 그럴만한 형편이 되는곳에서 개최된것이라 생각하고 축하하면서, 피하게 해주어서 고맙다는 댓글까지 있었습니다.

 

안시 지역 주민들 80%가 동계올림픽에 반대했다는 글도 눈에 띄고, 기사의 제목을 인용하며 <무엇이 굴욕이냐>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잠시 실패한자의 변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그러기에는 꽤 많은이들이 세금이 헛되게 쓰이지 않게 되어 잘됐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오늘 안시에서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발표상황을 지켜보고 나서는 실망해서 바로 떠난 이들도 있지만, 올림픽 반대 위원회 대변인은 "우리에게는 좋은 소식"이라며 반가워했습니다.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도 있고, 올림픽 개최의 긍정과 부정적인면이 있을것입니다. 그렇다고 그동안의 도전과 노력을 통한 승리를 무시하지는 말아야될것입니다. 부정적인 면을 미리 예견하고 최대한 긍정적인면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될것입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확정을 축하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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