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오늘 프랑스의 모든 학교에서 일분간 묵념을 한 이유

파리아줌마 2012. 3. 21. 07:23

오늘 학교를 다녀온 작은 아이는 피아노 연습을 하다말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나와서는 유대인 아이들이 살해당한

사실을 알고 있냐고 제게 묻습니다.

 

피아노를 치다가 불현듯 생각이 나서 엄마에게 뛰어왔던 것입니다.

아이 상태가 심각해서 왜 이러나 싶어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이내 오늘 학교에서 일분간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제서야 어제[월요일] 프랑스 사회에 큰 논란이 되었던 유대인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이제 겨우, 9, 10살 아이들에게 교사는 어떻게 설명을 하고 침묵하라고

했나 싶어 물으니, 선생님은 어제 유대인 아이들이 사망했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른다면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오늘 프랑스 전체 학교들에게 일분간 침묵하라고 했다면서

연필을 내려 놓으라고 했답니다. 그때가 오전 11시, 아이 학교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모든 학교들은

전날 유대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묵념했다고 합니다. 어떤 친구는 희생 당한 아이들 생각에 울뻔 했답니다.

 

이에 고등학생인 큰아이 학교에서도 일분간의 침묵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항상 다소 산만한 경제 수업 시간이었는데 어떤 아이가 11시라고 하니 반전체가 쥐죽은듯 고요해지더랍니다. 큰아이 학교는 종소리로 1분간을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큰아이는 그동안 학교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묵념이라고 합니다. 첫번째가 초등학교 1학년때 미국의 911테러가 있고난뒤 학교에서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고 하더군요.

 

어제 이후로 지금 프랑스는 국가적인 비극속에 빠져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도시인, 툴루즈의 어떤 중학교 4학년 교실의 일분 침묵                      사진은 르몽드에서

 

유대인 어린이를 향한 총기 난사 사건

 

4월 22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프랑스는 지난주로 10명의 프랑스 대선 후보들은 등록을 마치고 일요일 바스티유 광장에서는 극좌파들의 대대적인 미팅이 있었습니다. 그날 우연히 지나가다 본 바스티유 광장은 공산주의 정당까지 가세한 미팅으로 붉게 물들어 있더군요.

 

그리고 그다음날 아침 프랑스 남부 도시의 툴루즈에서 몇발의 총성이 울려퍼졌습니다. 아직 정체를 알수 없는 어떤 남성은 타고온 스쿠터를 여유롭게 세우고 학교안으로 들어가 등교하고 있는 학부모와 아이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한주를 새롭게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의 총성은 아직 활짝 피지 못한 세명의 어린 생명과 교사이자 한 학부모의 목숨을 무모하게 앗아갔습니다.

 

프랑스가 경악했던것은 그곳이 프랑스 땅에 속한 유대인 학교라는것과 어린이들이 희생자라는것입니다. 이에 사르코지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은 바로 학교로 향했고, 대통령은 침울한 표정으로 기자 회견을 하더군요.

 

대통령은 이사건을 국가적인 비극으로 간주하고, 다음날 프랑스의 모든 학교들은 일분간 침묵할것이라고 하면서, 단순히 당신들의 아이들이 아닌 우리들의 아이들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땅에서 아이들이 살해되는것은 있을수 없다며, 전력을 다해 범인을 찾아낼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대통령 후보들은 방송 출연을 취소하고, 선거 운동도 장례식이 있는 수요이후로 미루었다고 합니다.

사르코지 대통령 사이트는 검은 띠가 둘려져 있으며 사회당 후보인 올랑드 사이트에도 같은 분위기로 장식되어 있다고 합니다.

 

지금 프랑스는 비상 사태 전단계인 황색 테러 경보를 발행하여 검문 검색을 강화하고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범인이 이슬람주의자인지 극우주의자인지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데요. 지난 11일부터 19일 사이에 프랑스에서는 3차례에 걸쳐 7명이 살해 당했는데,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희생자들이 유대인과 이슬람인들인 것으로 봐서 현재 극우주의자의 범행으로 기울고 있다고 하는데요, 범인이 이슬람인지 극우쪽인지에 따라 이번 대선에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이슬람이라면 우파인 사르코지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고, 극우파의 소행이라면 그반대가 되겠지요.

 

프랑스내의 유대인은 50만명쯤이라고 합니다. 유럽에서 유대인의 고향이라고도 한다고요. 어쨌든 이번 일은 명백한 유대인 박해주의에 해당됩니다. 제가 90년대에 본 유대인 혐오는 파리 북쪽 외곽의 유대인 무덤이 파손되는 정도였는데, 이렇듯 아이들까지 희생될 정도라니 프랑스내 유대인에 대한 반감이 높아가고 있는듯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희생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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