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8월 29일은 우리 부부가 함께한지 만 14년이 되는 날이었다.
14년이라는 세월의 무게가 결코 가볍게 여겨지지만은 않지만 금방 지나가버린 것 같다.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였던 내가 파리에서 14년의 결혼 생활속에서 좌절은 했으나 포기치 않고 살아온 것에 대해, "잘 견뎌왔다"고 스스로에게 잠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남자라는 반쪽과 여자라는 반쪽이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게 부부라고 했다. 그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나는 이제 겨우 하나가 되어가려는 마음의 준비만을 끝내 놓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이전에는 알면서도 하나가 되고 싶지 않았다. 왠지 나를 버려야만 될 것 같았고, 그러기에는 억울한 마음이 앞섰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잔잔한 나를 버리는 것이 더 큰 "나"를 찾을 수 있는 길임을...
나의 교만과 나의 모난 구석을 깎기에는 지금의 남편이 가장 적격이었나보다.
결혼 기념일에 맞추어 파리 근교 골프장 1일 공짜 숙박권이 있어 아이들이랑 하루밤 지내다 왔다.
남편이랑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다짐하고, 다툼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서로 기울이자고 의기투합하고 왔다.
파리 근교의 cely 골프장 클럽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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