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경제위기이후 변화된 프랑스의 상거래와 소비풍조

파리아줌마 2009. 4. 30. 00:04

 

멕시코발 돼지독감으로 전세계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경제위기의 기사들이 일단은 쏙~들어간 느낌이다.

프랑스의 인터넷, 핸드폰, 인터넷 전화를 담당하고 있는 orange회사 사이트에는 얼마전까지 어여쁜 가족들의 사진과

함께 있었던,, 경제위기: 덜 쓰되, 잘 쓰자 라는 표어가 없어져 버렸다.

하지만 돼지독감으로 인한 여파 또한 경제와 연관이 없지 않을 것이다.

 

어제 프랑스의 여당인 UMP당의 한 위원은 "양돈클럽"의 회원 자격으로, 돼지 독감이 프랑스에 있는 돼지고기와는

전혀 연관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몇년전 전세계적으로 몰아닥친 조류독감의 여파로 프랑스 가금류업계가 타격을 입은 것을 상기하면서, 절대로 강박관념에 빠지지 말자"고 당부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소비정신은 그국회위원의 말처럼 그렇게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나만해도 어제 시장에 갔었는데,, 삼겹살을 사러 항상 들르던 정육 코너를 그냥 지나쳐버렸다.

물론 프랑스에 있는 돼지고기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었지만..찝찝한 기분때문이었다..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던 돼지고기마저 버릴판이다.

프랑스 뿐만아니라,, 얼마전 금삼겹살을 팔았던 우리나라 양돈업자들이 걱정이 된다. 

 

위기가 생기게 되면 현실적이고 과학적인것 보다는 정신적인게 먼저 작용하게 되어,

위축되면서 소비는 더줄게 되고,, 그러면서 위기는 좀더 가중되는 것 같다. 

좀더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보면서, 대처하며 극복해갈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난해 말, 미국발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현재 프랑스 모든 도시들에서 그 형체를 드러내고 있다.

수퍼마켓만해도 가끔씩 번드레하던 대규모 세일의 시대는 끝이나고. 입구에서부터 "보다 친절한 미소"를 약속하며,

매일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한 파리지엔느는 "불친절하고 비싼 가격의 시대는 끝났다"며 반가워했다.

 

또한 매장 진열대에 "세일" 간판은 자주 드리우고 있고, 인터넷 쇼핑몰에는 일년내내 "유익한 거래" 상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옛날 소비의 한 형태였던 물물교환이 성행되고 있다.

2008년 12월에 창시된 물물교환 사이트, Troceo.com은 현재 7천명의 사이버 물물교환인들이 집계되고 있는데,

이들중 70%는 여성들이라고 한다.

물물교환 내용들을 보면, 핸드백이 가장 많고,. DVD, 자동차들도 있다고...

 

이 물물교환은 새로운 인간 관계들을 형성하게 했다.

최근 몇개월 동안, Peuplade.fr 사이트에서는 이웃끼리 서비스나 좋은 계획들도 서로 교환하고 있다. 

 

프랑스인들은 요즘 함께 어울리기를 원한다고 한다.

그들이 소비하며 즐기기를 계속한다면, 나름 좋은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고,,,

그래서 회사들은 가격을 줄이고 있고, 명품 상표들은 보다 생명적인 것과, 도덕적인 것, 지속적인 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파리의 리퍼블릭 광장에 포스트 모던한 자선 샵, "merci"가 지난 3월5일 문을 열었는데,, 그날이후 손님들은 줄지 않고 있다.

지하에 있는 식당에는 줄을 서지 않고는 식사를 할수 없고, 어떤 날은 중고 서적들로 가득찬 서점안에서 삶은 계란만으로 식사를 할때도 있다.

일층 구석에는 명품 구제 의류들이 있고, 이층에는 잡동사니들이 있다.

사람들은 단순히 "구경하러" 들어갔다가 3시간뒤 잡동사니들과 낡은 청바지로 채운 재활용 봉지를 들고 나오게 된다.

이곳 주인은 '의상 디자이너들은 오래된 옷감을 주었고, 다른 이들은 이윤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익금의 일부는 세계에서 2번째로 가난한 나라인 마다가스카의 어린이들에게 보내진다.  

 

63세인, "merci"의 주인은 "자선적인게 아닌 연대의식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어 남편과 함께, 그들 삶의 역사적이라도 할수 있는 가게를 팔았다고 한다.

경제 위기를 지나면서 프랑스 사회는 의미를 찾는듯해 보인다.

어떤 파리지엥은 "사회가 보다 친환경적이고 공정해진다면 위기에서 벗어날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