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안전한 먹거리, 프랑스는?

파리아줌마 2010. 4. 8. 21:26

 

얼마전 둘째 아이 친구인 에스테르의 엄마 까린을 만났다.

연년생 남매를 둔 까린은 두 아이를 데리고 슈퍼에 가서 장을 보는게 너무 힘들어 프랑스 대형 마트인,

오샹[Auchan] 사이트를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사이트에 들어가 제일 먼저 할인품목부터 살펴보고 필요한 것을 차례로 주문한다는 것.

이곳의 할인품목은 두 개를 사면 하나를 공짜로 주는식이다.

한국 주부들이 좋아하는 '1+1' 제품과 비슷하다. 하지만 까린도 신선도가 생명인 과일, 채소, 생선을 살때는

일주일에 두번씩 서는 동네 시장을 이용한다. 마치 우리나라의 3일장, 5일장과 같은 이 시장은 슈퍼마켓보다 쌀뿐 아니라

신선도도 뛰어나 프랑스의 알뜰 주부들이 즐겨 찾는다.

까린네는 프랑스의 고소득층. 하지만 그녀가 식품을 구입하는 방식은 보통 주부들과 다르지 않다.

 

나 또한 동네 시장을 자주 찾곤 하는데, 감자나 양파는 슈퍼마켓에서 1kg살 돈이면 무려 4kg을 살수 있으니

등에 베낭 하나 메고 시장을 찾을만한다. 특히 아침 8시에 장이 서는 이 시장이 문을 닫기 직전인 점심때쯤엔

떨이하는 과일, 채소를 매우 싼값에 살수 있어 시장가는게 즐겁다.

 

요즘 이곳에는 아이들 과자나 가공식품들이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을 슬쩍 줄여 주부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세계적인 경제 한파를 피해갈수는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비교적 먹을거리의 위생과 안전이 잘 지켜지는 나라.

물론 여기도 중국산 식품의 멜라민 검출이나 광우병, 조류독감 같은 세계적인 먹을거리 재앙은 피해갈수 없다.

하지만 내가 프랑스 생활을 한 지난 20년 동안 프랑스 국내에서 생산하는 가공식품에서 유해물질이 나왔다는 뉴스를 본기억은 없다.

 

마켓 진열대에서 말라가는 비싼 바이오 식품들 

 

프랑스 마켓에서도 바이오 식품 코너가 있는데. 그리 인기있는 편은 아니다. 

내가 가는 동네 슈퍼에서는 바이오 야채나 과일들이 비싼 가격표를 달고 시들어가는 풍경을 종종 목격할수 있다.

프랑스인들중 바이오 매장을 찾는 사람들은 환경 문제에 민감한 이들이거나

일반 매장에는 없는 좀 다른 먹을거리를 구하려는 사람들이다.

 

나 역시 파리 도처에 바이오 제품들만 파는 마켓들이 있긴 해도 일반 가공식품들의 안전성을 믿으니

굳이 비싼 바이오 매장을 찾진 않는다. 다만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두부를 사야하는데 멀리 있는

한국마트나 중국시장에 갈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때면 바이오 식품점에서 다소 비싼 값을 주고 사오긴 한다.

 

가끔은 파리 외곽에 있는 "GALLY 농장"을 찾아 야채를 직접 캐서 사오기도 한다.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딸기는 그 자리에서 먹어도 아무 탈이 없다. 하지만 가격이 싸지는 않다.

1kg에 4유로이니. 한화로 6천8백원 정도.

비싸긴해도 한가한 휴일 오후 아이들과 함께 직접 수확하는 재미를 알려주는게 참으로 달콤한 행복이다.  

 

 

-이 글은 2009년 우먼센스 9월호에 사진과 함께 실었던 글입니다. 사진은 생략하고^^ 올려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