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6-18세까지 프랑스 의료보험에서 주는 생일선물은?

파리아줌마 2010. 7. 9. 07:30

 

                                                6세에서 18세까지 3년마다 무료치과 진료

 

오늘 유명한 치과 의사 블로거님의 방에 갔다가 아이 젖니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젖니의 잘못된 관리로 인해 덧니가 생길수 있게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자리잡은 12세에서 14세쯤에는 치과가서 검진을 받아보는게 좋다는 포스팅이었습니다.

 

글에 몰입되어 고개 끄덕거리며 <우리 아이들도 치과 검진 받아야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헉! 이미 저희 아이들은 3년마다 치과 검진을 받고 있었습니다. 잠시 잊었던겁니다. 참 정신없는 아줌마입니다.^^ 

 

프랑스는 6세에서 18세까지 3년마다 아이 치과 검진 받으라는 통지서가 국가에서 운영하는 의료보험에서 날아옵니다. 아이 생일에 맞추어 도착합니다. 2년전 작은 아이가 6살때는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좀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면서 <치과 무료 검진>이라고 했습니다. 나름 재미있게 구성해서 보내왔습니다. 어떤 생일 선물보다 실질적인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 선물은 아이보다는 부모가 더 좋아합니다. ㅎㅎ

6살이면 젖니가 한창 빠질때이니 검사가 필요한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검진시 충치등, 문제가 있어 치료가 필요하면 그치료비에 한해서는100%환불해주고 있습니다.

단, 교정은 제외됩니다.

 

                                

                                                                     올해 15살이 된 큰아이앞으로온 치과 검진 통지서입니다.

 

이 통지서가 날아오면 원하는 치과 의사를 찾아가 검사를 받고 검사한 기록들을 기입한 것을 의사는 의료보험사로 보내면 됩니다. 엑스레이도 찍고 이런 저런 검사 받고 돈한푼 안내고 나오니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프랑스 의료보험사는 아이 잇빨 상태까지 섬세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검사 기록 기입서는 작은 칸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게 도입된지는 그리 오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큰아이 6살, 9살때는 받지 않고 12살때부터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에는 학교에서 치과 검진을 받았는데요. 치과의사들이 학교로 와서 검사했습니다. 그리고 문제 있으면 학부모에게 알려 치료받게 하던 것을 변형시켰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아이잇빨이 흔들릴대마다 남편이 실로 뽑아주곤 해서 치과한번 안가본게 찝찝하던차에 얼마나 반갑던지요.

 

올해는 15살이 된 큰아이앞으로 통지서가 날아왔습니다. 9월 28일안으로 검사를 받아야된다고 되어있었습니다. 

 

프랑스는 아이가 태어나자 마자 비타민D와 불소를 꼭 먹입니다. 비타민D는 프랑스 날씨가 해볕이 많이 없어서 먹이는 것이라고 하고요, 불소는 당연히 충치 예방이지요. 그러고 보니 프랑스는 아이 잇빨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치아 건강에 대한 교육

 

프랑스 초등학교는 매년 의료보험사에서 사람이 나와 치아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육을 합니다.

어떤 아이의 충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아이처럼 되고 싶니?> 하면서 잇빨을 어떻게 닦는지 가르쳐줍니다.

그리고 칫솔과 치약, 컵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고는 교육이 끝나면 아이들 모두 이 닦으러 가게 한다고 합니다.

   

                           

                                                                  둘째 아이가 학교에서 매년 받아오는 칫솔과 치약, 컵입니다.

 

올망졸망한 어린 아이들이 교육을 마치고 이 닦으러 가는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 귀엽습니다.

 

예전 미혼으로 있을때는 프랑스가 왜 선진국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피부로 와닿는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혼하고 아이낳아 기르고 교육시키면서 왜 프랑스가 선진국인지 알겠더라고요.

이사회도 나름의 모순과 병폐, 비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돈없어 치료못받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는 것 하나만으로 프랑스가 선진국임을 인정할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힘없고 약한 아이, 여성, 노인, 특히 장애인들을 우선적으로 위한다는 것에는 한치의 의심도 없습니다.

 

아프면 병원에서 치료받아야되고, 일자리를 잃게되면 실업 수당을 주고, 수입이 적어 생활이 힘들면 보조해주는 등, 사회라는 테두리안에서 구성원들이 가져야할 기본적인 것들을 보장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나라입니다.

더 나아가 휴가를 못떠나는 어려운 가정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휴가를 즐길수 있는 제도도 마련해주고 있답니다.

 

이 예산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수입 많은 이들에게서 세금으로 거두어들인 것으로 이런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요즘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고 합니다. 유럽 전체에 몰아닥친 경제 위기의 영향도 있겠지요. 하지만 다른 곳을 줄이지 힘없고 약한 사람들에게 주었던 혜택은 줄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게 제가 아는 프랑스입니다.  

 

그건 그렇고 큰아이 잇빨이 잘 자리잡고 있는지 검사받으러 곧 치과에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