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지극히 가족, 부부중심적인 프랑스인들

파리아줌마 2010. 10. 8. 07:43

가족, 부부중심 문화의 프랑스인들

 

예전 한국에서 프랑스인이라고 하면 떠올랐던 것은 철저한 개인주의로,

남들과 함께 어울리기 보다는 주로 혼자만의 고독한

생활을 하는 이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연예만하고 결혼은 하지 않고, 자녀를 낳지 않으며,

나이든 부모를 돌보지도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한국에 그렇게 알려진 이유는 책이나, 영화같은 문화적인 매개체를  

통한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실존주의를 외친 카뮈나 샤르트르의

삶도 큰 역할을 했겠지요.

그들은 프랑스 문학의 한사조를 이루었던 것이고,

정작 프랑스 국민들은 아주 소박한 소시민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보고 만난 프랑스인들은 남들과 함께

어울리기 좋아하고, 무엇보다 아주 가족 중심적인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8대학 다닐때 같이 수업 듣는 친구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 친구말이 "너 참 용감하다. 어떻게 가족을 떠나 이먼곳까지 공부하러올수 있었니? 

나같았으면 엄두도 못냈을거야."라고 하더군요. 괜히 그말한마디에 무슨 비장한 각오라도 하고

도불한 투사가 된 것 같은 착각을 잠시 했더랬습니다.^^

그리고 그아이는 가족의 테두리속에서 포근하게 잘 살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대학생에게는 물론 당연한 것입니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 옆집에 있던 할머니는 혼자 살다가 연세가 들어가니 지방에 있던 딸이 와서

모셔가더군요. 딸집 근처의 양로원에 갔는지, 딸 집에 모셨는지는 모릅니다.

어쨌든 연로하신 어머니를 파리에 혼자 있게할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2003년 폭염시 수많은 프랑스 노인들이 사망하고 난뒤 상부상조의 결핍이 문제시 되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에 그들은 자녀가 없는 노인들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프랑스의 저출산이 문제시되었던 때의 기성세대들이었거든요.

아무리 본인 살기 바빠도 부모를 그렇게 방치하지는 않습니다. 

 

프랑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손주사랑은 대단합니다.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손주들 선물준비로 바빠집니다.

그간 들어온 퇴직 연금의 두둑한 뭉치를 풀 채비를 합니다.

손주들 성탄절 선물로 들어가는 비용은 한아이당 평균100유로[십오만원]정도 된다고요.  

 

얼마전 실시한 프랑스의 가족 연대 평가서에 의하면, 프랑스인들의 가족간의 연대성은 강건했습니다.

10명중 9명이 가족들끼리 서로 도와야된다고 했답니다.

65%가 홀로된 부모를 부양하겠다고 했으며, 51%가부모를 돕기 위해 이사할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80%가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했을때 가족들중에 도움을 청할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결혼하고도 부모님과 함께 살지는 않지만, 생일이나, 경조사가 있을때 자주 찾아보더라고요.

그리고 프랑스인들 이야기속에는 꼭 사촌이야기가 들어갑니다. 사촌들도 자주 만나고 산다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빼놓을수 없는게 커플위주의 문화입니다.

저녁식사초대, 영화관등, 밤외출은 아이들 베이비 시터에게 맡기고 꼭 부부가 함께 갑니다.

우리나라처럼 부부가 따로 저녁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이혼사유가 되지요.

프랑스 남편들에게는 있을수 없는 일입니다. 친구를 만나도 아내와 함께 만납니다.

 

결혼이후 부모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하는 프랑스인들 

 

결혼하면 무엇보다 부모를 떠나야 합니다. 그 떠난다는 의미는 정신적인 독립을 뜻하는것이겠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결혼하고도 부모를 떠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결혼하면 어른이 된다고 하지요. 그간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그때부터는 부부가 힘을 합쳐서

어른으로서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프랑스도 고부간의 갈등이 없지는 않습니다. 한국보다는 덜할뿐이지요.

그리고 이곳은 장모, 사위 갈등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프랑스 엄마들의 딸사랑이 지극한가 봅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프랑스 친구, 까린은 시어머니하고 가끔 좋지않답니다.

어느날 시어머니가 본인에게 트집을 잡길래 방을 나와 버렸답니다.

그랬더니 조금있다가 남편이 화가나서 따라 나와서는 

"엄마가 그러면 안된다"면서, "당신 나가고 나서도 당신에 대해 안좋은 소리를 하더라.

당신앞도 아니고 없는데서 그런 소리하는 것은 나도 참기 힘들다"고 하더랍니다. 

 

까린의 남편은 일이 많아 자주 출장도 다니고, 다른 여느 프랑스 남편들처럼 가사를 잘 돌보지도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까린에게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약간 마쵸 기질도 있고 이기주의적인 면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남편의 그런면 때문에 마음고생도 하고 사는 까린이거든요.

하지만 그남편, 본인 어머니와 아내가 부딪히니 확실히 아내편이 되더라고요. 

 

부모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해 부부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은 바로 이런게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