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 고등학생 시위는 경찰도 인정한 표현의 자유

파리아줌마 2010. 10. 25. 08:36

프랑스 경찰도 인정한 고등학생 시위

 

오늘  저녁, 아이들과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고 있는데,

고등학생인 큰딸이, "엄마, 오늘 00가 그러던데, 파리에서

고등학생들이 시위를 하니 어떤 교장이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그교장은 벌금을 물었다네. 왜냐하면 학생들이 별다른 것도 안했고,

단지 <표현의 자유>였을뿐인데 신고했다고" 라고 합니다.

 

딸은 진지하게 이야기를 전하면서 <표현의 자유>

여러번 강조했습니다. 우스워 키득거리니 그제서야

딸도 "그러고보니 웃기는 이야기네" 라며 따라 웃습니다.

 

눈으로 확인한 것이 아닌 아이들끼리 전하는 이야기였지만 프랑스라면

충분히 있을수 있는 일입니다.

 

교장선생님은 혈기왕성한 학생들이 수업거부하고 학교봉쇄하니 걱정이 되었나 봅니다.

본인은 잘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야속한[?] 경찰은 허위신고처리해서

벌금통지서를 날려버렸나봐요. 파리곳곳에서 연일 시위가 있어 경찰들도 눈코 뜰새없이 바쁜 관계로

예민해진탓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법대로 행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교장으로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시위하는 이유를 밝히는 고등학생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시위대열에 있습니다.

시위하는 고등학생을 인터뷰한 동영상을 보았는데요,

프랑스 남부 도시,마르세이유에서 시위를 하던 어떤 고등학생은

"젊은이들이 미래가 없다면, 프랑스의 미래도 없다"고 외치면서,

학교가 아닌 거리로 나온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파리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 고3쯤 되어보이는 제법 긴머리를 한 남학생은,

"교사들이 줄어들었고, 초등학교에도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공무원들과 노동자들의 파업에 연대하고,

미래의 일자리를 위해서 시위를 한다."며 아주 진지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아주 앳띤 어떤 여학생은 카메라 앞에 서니 주위 친구들이 깔깔거리며 웃습니다.

생각하는듯 눈동자를 굴리며 "연금개혁안은 꼭 물려야된다"고 하더군요.

 

프랑스에서 표현의 자유란?

 

프랑스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는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기원을 보자면 프랑스 혁명시기로 거슬러올라가는데요,

당시 시민들은 절대왕정으로부터 자유로와지게 되고, 1789년 8월 혁명의원들은

<인권과 시민권에 선언>에 투표를 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모든 시민들은 말하고, 쓰고, 자유롭게 출판할수 있다>였습니다.

 

그러다가 정착된지는 1,2차대전이 끝나고 난뒤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표현에 자유로움을 인정할수는 없지요.

인종차별적인 발언, 비방과 험담에 대해서는 제한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경우 중의 하나가 독일 나치의 유태인 박해를 부인하거나,

의심하는 표현에는 징계가 따른다고 합니다.

2007년 Bruno Gollnisch의 유태인 박해에 대한 발언은 처벌대상이 되었습니다.

"나는 이문제에 있어서 전문가가 아니다. 역사가들에게 맡겨야된다. 그리고 이 논의는 자유로와야된다." 

라고 했다고요.

 

그리고 히틀러의 책과 자살방법이라는 책은 출판금지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동성애혐오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충격적이었던 표현의 자유

 

몇달전 신문가판대에서 신문들이 겹쳐져있는 곳에서 르몽드지인줄 알고 빼내어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테두리며, 색깔이며 르몽드지와 흡사했는데요,

사르코지 대통령이 남자들과 반나체로 얽혀있는 사진이었습니다.

 

알고보니 르몽드지를 패러디 신문, 르몽트지였습니다.

2달에 한번씩 발행되는 안티사르코지 신문이라고요.

 

표지가 충격적이었는데요,

대통령은 극우정치인인 쟝 마리 르팬의 무릎위에 대충벗고 앉아있는 표지도 있었고요,

7, 8월호에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동성애를 하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그것도 감옥에서요.

 

이에 엘리제측은 초상권에만 문제삼았고, 신문발행인은 표현의 자유를 구속한다고 하더니만, 

얼굴 나오는부분만 동그라미 처리했다고 합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과연 이들의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인가 싶기도 했지요.

하지만 사회 소수자들을 힐난하는 표현에는 자유를 허용안하면서 정치인,

그것도 국가 원수는 이렇게 살벌하게 표현하는 것이 프랑스인들의 <표현의 자유> 인가 봅니다.

 

그리고 고등학생들의 시위는 경찰이 인정한 표현의 자유였습니다. 

다른 모든 비폭력시위도 마찬가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