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외규장각 도서는 영구임대가 아닌 반환되어야 합니다.

파리아줌마 2010. 10. 21. 08:24

프랑스에 있는 외규장각 도서는 반환되어야 합니다.

 

2007년 3월7일자 르몽드지 뒷장 전면에는,

프랑스가 1866년, 병인양요때 약탈해갔던 외규장각의 도서반환을

촉구하는 광고가 실리면서, 파리 교민사회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한국의 외교통상부나, 재불 한국대사관에서 낸

광고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재불변호사, 김중호씨와

도서반환 운동을 벌이는 한국의 문화 연대에서 낸 광고더라고요.

 

당시 든 생각은 이건 엄연한 국가 차원의 문제인데,

왜 정부가 나서지 않고 민간협회가 나서야 되나 싶었습니다.

 

 

이는 그해 2월, 파리의 행정법원에 외규장각 문화 유산 반환 소송제기를

하고 난뒤에 낸 광고였습니다. 당시 정말 답답하고 속상했던게 왜 훔쳐간 문화재 반환에

행정법원에 소송을 해야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나라에서는 무엇하고 있나 싶었지요.

 

90년대 정부의 미약한 대응

 

한국과 프랑스는 이 문제에 대해 지지부진하고 있었습니다.

약탈해간 프랑스는 손해볼 것 없습니다. 하지만 반환을 약속해 놓고 번복하는

프랑스에 우리는 너무 미약하게 대응한 것 같았습니다.

 

1993년 경부고속철도로 프랑스의 TGV가 낙찰되고 난뒤 미테랑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합니다.

그리고는 외규장각 도서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반환을 요구해도 거부하던 프랑스가 느닷없이 반환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부는 당시 돌려주기도 했고요,

이유에 대해서는 TGV 계약을 위한 외교적 술수로 보는 견해들이 많았습니다.

조건은 완전반환이 아닌 영구대여였습니다.

 

그리고는 자국으로 돌아가 국내의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혀 영구대여조차도 안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안한게 시한부 교체대여였습니다. 10년기한으로 외규장각 도서를 빌려주는 댓가로

우리문화재들도 빌려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뒷통수치는 프랑스에 우리 정부의 대응을 보자면,

 

1994년 5월11일자 동아일보 기사를 인용합니다.

 

9일 열린 관계자 대책회의에서 영구임대방식에 의한 반환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확인하고,

다시 교섭에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이문제가 TGV 계약건과 상관없이

추진되어야할 사항이라는데 의견을 모은것으로 알려졌다.

 

분명 누가봐도 TGV와 연관된 프랑스측의 제스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연관시키지 말자고 합니다.

좀더 강하게 밀어부칠수 없는 것이었는지? 대통령이었던 미테랑이 약속한것입니다.

충분히 비판을 받아 마땅한 처사인데요. 우리는 너무 점잖고 신사적입니다.

뺏긴 우리 문화재도 당당하게 내어 놓으라고 말할수 없나 봅니다.

 

물론 프랑스의 법이 있고, 외교상 그법을 존중해야겠지요.

남의 문화재 빼앗아간건 법적인 일입니까? 

 

정부는 나름 노력은 했지만 어떠한 성과도 얻지 못한채 프랑스측에 끌려 다니기만 했던것 같습니다.

 

2001년 정부는 임대형식으로 돌려받자고 했는데,한국내 여론의 반대로 무산되었고,

2006년 문화연대는 프랑스 정부에 국유재산지정 취소및 소유권 반환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그리고는 소송에 들어갔던 것입니다. 민간 단체가 외국 정부와 법정싸움을 벌였습니다.

 

2009년 12월4일 프랑스 행정법원은 <약탈>임을 인정했으면서도 반환소송은 기각했습니다.

이에 항소를 제기한 상태라고 합니다.

 

올 4월 프랑스 지식인들이 외규장각 도서반환을 지원하는 협회를 결성하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랑스가 반환을 거부하고 있는 이유가 외규장각을 반환하면 루브르에 있는 다른 약탈 문화재들도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외규장각 약탈문화재 완전반환을 위한 시민연대> 카페에 올려진 자료에 의하면,

이집트의 경우 자국의 문화재 찾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벌인 결과, 2009년 10월 루부르에 있던 5점의 문화재를 반환받기로 했습니다.

 

프랑스도 외규장각 도서 약탈과 비슷한 시기에 도난당했던 데카르트 서신을 미국으로부터 돌려받기도 했고요, 2차대전시 독일이 가져갔던 화가의 작품들도 돌려받았습니다. 본인들의 문화재가 귀하면 남의 것도 귀한줄 알아야 되는데, 심한 문화이기주의에 빠져있는 프랑스입니다.

 

정부는 이문제를 G20정상회의의 성과로만 여기고 영구임대를 추진해오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는 그동안 완전반환을 위해 노력해온 문화연대의 수고를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화재는 그나라의 혼입니다. 혼이 빼앗겨 있는 상태에서는 르몽드지 광고문구처럼,

<우리는 잠을 이룰수 없답니다>.

 

그리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수 있을지, 그리고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싸우는 과정에서 우리는 떳떳할수 있을 것입니다.  

 

외규장각 도서는 영구임대가 아닌 완전반환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