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직업의 귀천이 있나?
한국인들이 알고 있는 똘레랑스[관용]의 나라,
선진민주주의의 나라인 프랑스에도 직업의 귀천이 있을까요?
그럼 직업의 귀천이라는 것이 과연 어떤 기준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좀 막연하더군요. 어떤 직업이 귀하고 어떤 직업이 천한 것인지?
아마 <직업의 귀천>은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나 직업의 귀천이 심했으면 이런말이 나왔겠나 싶기도 합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라고 도덕책엔가 나왔지요.
강한부정은 긍정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무언가 심한 유혹이 도사리고 있을때는 들키지 않기 위해 본인도 모르게 강조하게 됩니다.
직업의 귀천이 없는 사회에서 굳이 그런게 이야기거리가 될 필요는 없겠지요.
물론 인식을 좋게 바꾸고자한 의도였겠지요.
프랑스는 18세기 혁명이전 절대왕정하에서 신분의 귀천은 있었겠지만,
이곳에서 직업의 귀천이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선호하는 직업이라는 기사는 본적이 있지만요.
유학생 시절 일요일 오후면 즐겨보았던 TV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L'école des fans>이라는 프로로, 4세에서 6세가량의 아이들이 무대에 나와
당시 유행하는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프로였는데요,
가수도 함께 참석해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고,
본인 노래 부르는 아이들을 마냥 사랑스러워하며 보고 있더라고요.
아주 재미있게 보았는데, 아직도 방송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가 아이들에게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물으니 남자아이들 대부분이
트럭 운전사, 소방관, 경찰이라고 했습니다.
누구하나 <대통령>이라고 하는 아이가 없더라고요.
프랑스 아이들 꿈이 참 소박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자라면서 꿈이 변하기도 하겠지요.
프랑스인들이 선호하는 직업은?
몇년전 프랑스인들이 선호하는 직업으로 16가지의 인성타입으로 분류해서
조사한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대체로 프랑스인들은 카운셀러 같이 상담을 통해 도움을 주는 직업을 갖기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의사나 교사도 호응도 높은 직업이었고요,
여성들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남성들은 영업기사가 조사대상자들이 선호하는 직업이었습니다.
30세에서 40세들은 공증인, 서점상, 법률고문, 인사과과장 같은 직업들을 좋아했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상인, 수의사, 카운셀러는 프랑스인들의 편애를 받고 있었습니다.
직업은 좋고 나쁨의 구분이 아니고, 귀천의 구분은 더더욱 아니며 본인의 적성에 맞게 택하는것이겠지요.
그래서 다른 여러 직업이 있을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어진 일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의사는 모든 것을 떠나 환자의 건강을 돌보고,
교사는 연구에 매진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일에 우선을 두어야되겠지요.
제가 아는 프랑스는 비교적 그런 상식이 통하는 사회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직업의 귀천을 따진다면 그사람의 인격의 귀천이 따져지는 곳입니다.
몇년전 재래시장의 가금류 상인 아저씨를 보고 잠시 신선한 감동을 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 계란을 사기위해 줄을 서있는데 제앞에 있는 사람이 닭한마리를 주문하니
상인은 가는 불이 뿜어져 나오는 기계로 남아있는 털을 그을리더라고요.
그광경을 한참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상인을 보았습니다.
그의 눈빛과 표정에서 흘러나오는 자신감을 읽을수 있었습니다.
제눈에는 기품마저 있어보이더라고요.
그건 그가 프랑스인이라기보다는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한 자긍심과
열심히 살아온 사람에게서 나올수 있는 당당함과 성실함이었습니다.
요즘 자주 그 재래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갔었는데, 장보다 생각이 나서 그앞을 지나가 보았습니다.
조금은 나이든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그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더군요.
한국과 프랑스의 다른 중산층 개념
직업과는 약간 동떨어진 느낌이지만 그저께 트위터에서 알티되었던,
<한국의 중산층과 프랑스 중산층>이란 글입니다.
한국과 프랑스의 다른 중산층의 개념입니다. 인식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아이디 puffsnack이란 분이 올린 글입니다.
중산층이란??
우리나라 모 일간지에서 중산층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렸다.
"4년제 대학을 나오고, 10년 이상 한 직장에 다니고 월소득은 400만원 이상 되고, 30평 이상 되는 아파트에 살며,
2000cc 이상 된 중형차를 타야한다"
우리나라의 중산층 조건이란 결국 집 차 학벌 소득이란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전 대통령 퐁피두는 중산층을 이렇게 이야기 했다.
"중산층은 외국어 하나쯤 자유롭게 구사하여 폭넓은 세계 경험을 갖추고 스포츠를 즐기거나 악기 하나쯤을 다룰 줄 알아야 하고, 별미 하나 정도는 만들어 손님접대를 할 줄 알며 사회 정의가 흔들릴 때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나설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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