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일, 한국 지방선거날에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게
무척 안타까웠답니다. 그동안 재외국민에게는 참정권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안타까웠던 이유는 작년에 노무현 전 대통령
그렇게 되고, 지난 봄 천안함 사건을 보면서 비록 외국에 사는
국민이지만 한 목소리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냥 저냥 외국에서 아이들 키우고, 남편 사업 잘되어
돈한푼이라도 더 벌어왔으면 하고 있었던 아낙의 삶에 모국에 대한 관심과
저항의식을 MB 정부는 심어주었습니다.
이는 제가 현정부를 1초 고마워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서글픈 역설이지만요.
올해는 이루지 못했지만 2년뒤면 이곳에서도 한국인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국외에 있다는 이유로 선거에 참여할 수 없었던 350만 재외국민들이
2009년 2월 선거법 개정을 통해 외국에서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를 위해 지난 11월 13일과 14일 양일간 모의 재외 국민선거가 재불 대사관에서 있었습니다.
전 세계 총 21개국 26개 공관에서 실시된 이번 모의선거는 2년앞으로 다가온 재외선거에 대비해
선거진행상의 문제점을 보완할수 있는 중요한 중간 과정으로써 의미를 가집니다.
프랑스의 경우, 중앙선관위가 당초 계획한 모집 선거인단 300명 중 총 392명이 등록신청해서
130,7%의 신청율을 기록했습니다.
9월말까지 신청을 받았는데, 저는 어영부영하다가 시기를 놓쳐버렸습니다.
남편은 신청을 했는데 2주전쯤 중앙선관위에서 크로노 포스트로 선거 관련 서류가 집으로 오더라고요.
지난 일요일[14일] 남편은 투표하러간다며 아침에 집을 나섰습니다.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모의 선거는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국가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기에
교민들의 흥분과 기대속에 치러졌습니다. 지방에 거주하여 투표에 참여하기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참여하고자 먼 발걸음을 한 교포들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파리의 재불대사관에서 모의선거에 임하고 있는 교민들
이번 모의 선거를 통해 40년만에 선거를 한다는 이주덕 전 재불한인회장은
<비록 모의선거이지만 오늘 직접 투표를 함으로써 비로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민권을 되찾은 기분> 이라며,
<무엇보다 투표권을 가진 해외 350만 재외국민들이 성숙한 선거의식을 가지고 반드시 선거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며 해외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를 권했고요,
20년 넘게 프랑스에 거주하며 여행사를 경영하고 있는 교포 신씨는 <재외국민으로서 선거를 할 수 있게 된 데에
대해 감개가 무량하다> 며, <무엇보다 이번 모의 선거가 재외국민들에게는 새로운 첫 시작이라는 기분이 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초 우려했던 대로 이번 모의 선거는 재외선거 방식에 있어 개선되어야 할 점들도 드러났습니다.
특히 프랑스 내에서 투표를 할 수 있는 곳이 파리 주불한국대사관 한 곳이라,
투표를 위해 직접 파리의 투표소까지 방문하여야 하는 불편함에 대한 의견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합니다.
이번 선거를 위해 프랑스 남부지방인 뚤루즈에서 직접 투표소를 찾은 이씨는,
<개인적으로 다른 행사가 모의선거일과 겹쳐 참여하게 되었지만, 만약 실제 선거에서도 선거를 위해 직접 700Km를 이동해서 투표를 해야 한다면 결코 참여할 엄두가 나지 않을 것> 이라며,
<재외국민들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 우편투표 등과 같은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 이라고 했습니다.
또 이번 선거에 참여한 교민 정씨는, <기표소에 천막과 같은 시설이 되어 있지 않아 투표를 하는데에 있어 비밀이 보장되지 않는 느낌> 이라며 기표 시설에 대한 의견도 내놓았습니다.
이번 모의 선거에서 프랑스는 당초 등록 신청한 총 392명 중 최종 203명이
실제 투표에 참여하여 51%의 투표율을 보였고, 실제 선거에서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 또한 모의선거라 그냥 넘어갔지만 2년뒤 있을 실제선거에는 꼭 참여할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프랑스에서 오랜시간 사는 동안 투표라고는 아이학교에서 학부형 자격으로 하는
학부모협회 선출하는 투표만 했었네요.
재외국민들에게도 참정권이 주어졌으니 2년뒤 한국의 정치후보들이 해외로 진출해 선거운동을
벌일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모습일지 사뭇 궁금합니다.
프랑스는 3권 분립을 창시한 나라이고, 세계사속에서 최초로 시민혁명에 의해 왕권을 무너뜨리고,
자유,평등,박애 정신을 실현시킨 민주주의의 가장 대표적인 나라중 하나입니다.
프랑스 선거는 비교적 조용합니다.
왜냐하면 선거때만 떠들어 봐야 국민들을 움직일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꾸준히 보여주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에는 군중을 모이게 할 필요가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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