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한국 물건 보고 감탄하는 프랑스인들

파리아줌마 2010. 11. 19. 10:44

한국 소품들 보고 감탄하는 프랑스인들 

 

패션의 도시라 일컫는 파리, 명품 본고장인 프랑스인데요,

처음 이곳에 도착해서 파리시민들의 옷차림이 생각했던 것보다

수수해서 좀 놀랐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것은 겨울외투로, 한국의 70. 80년대

여학생들 교복위에 입었던 군청색, 검은색 외투같은 것들을 입고

다니더라고요.  

 

그리고 아이들의 옷차림은 거의 무채색으로 디자인도 아주 고전적입니다.

예전부터 프랑스 여자아이들이 즐겨입는 여름 원피스는 뽕소매에

가슴에는 얇은 지그잭 무늬가 있고,

허리에 굵은 바이어스로 한번 두르고는 편하게 흘러내리는 스커트로,

할머니들 어린시절에도 즐겨입었을것만 같은 디자인입니다.

 

거기다가 발목까지 오는 하얀 양말신고 발등위로 끈이 둘러진 구두를 신고 있으면 영락없이

60년대를 배경으로한 프랑스 영화에서 튀어나온듯한 아이가 됩니다.

요즘도 어렵잖게 볼수 있는 모습입니다.

 

물론 멋쟁이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멋부리는 프랑스인들의 차림새를 보면

대부분 고전적입니다. 좀처럼 튀지않더라고요. 그래서 은은한 멋을 풍깁니다.

 

큰아이가 어릴때는 주로 한국옷을 입혔습니다..

아이가 두살때 자주가는 놀이터에서 만나던 프랑스 엄마가 어느날 물어오더라고요.

<아이 옷을 어디서 사냐>고, <예쁘다>고요. 그래서 <한국에서 사온 옷>이라고 했지요.

 

프랑스의 명품 아동복은 어떨런지 몰라도 대중적인 브랜드 옷들 보면

한국에 비해 좋지 않은 천 재질에 디자인은 밍숭맹숭합니다.

옷을 꾸미기 위해서가 아니라 몸을 보호하기 위한 실용성만 생각해서 입히는것 같습니다.

요즘은 많이 덜해졌습니다. 어른 옷 축소판같은 것들도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한국가면 아이들 옷을 많이 사옵니다. 특히 한국의 아동 내복만큼 좋은것은 없습니다.

좋은 면 재질에 여름에는 얇게, 겨울에는 두껍게 나오는 내복은 아무리 많이 사와도 항상 아쉽습니다.

아이들 발목과 손목에 헐렁하지 않게 죄여주니 자다가 옷이 당겨올라가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여기 잠옷 사입히면 이불차고 자는 아이 다리가 훤히 드러나 있습니다.

감기걸릴까봐 걱정되지요.

 

그래서 큰아이 어릴적에 이곳에서 한국아동복을 가게를 내면 잘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드랬습니다.

하지만 생각뿐이었답니다.

 

고등학생인 큰아이에 의하면, 한국은 청소년에게 적합한 디자인의 옷이 있어 좋다고 합니다.

이곳은 그또래 아이들을 위한 옷들도 거의 젊은이들 옷과 같고, 구분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국 필통 덕분에 학교에서 알려진 딸 

 

한국에 가면 딸들은 문구류 코너에서 넋을 잃고 물건을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 취향에 맞게 예쁜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그런 것들이 잘없습니다. 최근들어 일본의 헬로키티가 들어와 옷에도 캐릭터가 들어가면서

프랑스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는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 갔을때 큰 아이는 이마트에서 천 5백원짜리 운동화 필통을 사왔습니다.

운동화 모양의 필통이었는데요 학교에서 적쟎은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친구들이 너무 신기해하며 필통에 눈독을 들였답니다.

예쁜 것보다는 특색있는 것을 좋아하는 프랑스인들의 취향에 딱 맞는 제품이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데도 한번씩 아이 책상위에 있는것 보고는 운동화 한짝이 올려져 있는줄 알고

흠찟~놀랜적도 있었습니다.

 

항상 무뚝뚝하고 화난 얼굴로 말한마디 없던 생감독 선생님이 책상위에 있는 운동화 필통을 보더니만,

<당신의 운동화 필통이 예쁘군요> 라고 했다고요,, 카톨릭 학교라서 그런지 학생들에게 반말을 쓰지 않습니다.

그랬더니 친구들이 몰려와서는 <그가 뭐라고 그러대?>하고는 물어보더라고요.

무섭기만 하던 선생님이 도대체 딸에게 무슨 말을 건넸는지 궁금했던 것입니다.

<한국 필통은 호랑이 같은 프랑스 선생님도 다정하게 한다?>

 

어떤 날은 교실에 필통을 놓고와 다시 가서 수위에게 문 좀 열어달라고 부탁하니,

<무엇을 놓고 왔느냐?>고 묻길래 <필통>이라고 하니, <아! 그 운동화 필통> 이라며 친절하게 본인이

수거해 간직하고 있다가 건네주었답니다.

이야기를 하며 딸은 <나, 이 필통 때문에 학교에서 좀 알려진것 같아>라고 하더라고요.

 

뿐만 아닙니다. 한국의 캐릭터 양말을 보면 친구들이 좋아하며 감탄을 한다고요.

양말만 신고하는 체육시간에 프랑스 친구들 양말들은 대부분 무채색에다가 무늬가 있더라도 한두줄 정도인데,

한국의 아이돌 캐릭터와 오징어 땅콩, 신라면 봉지가 그려져있는 양말을 신은 딸의 발은 튈수밖에 없습니다.

 

친구, 줄리에뜨는 <나, 니 양말 너무 좋아>라고 했다고요.

더러 친구들에게 한국 양말을 선물로 주기도 했습니다. 양말을 선물로 주니 친구들이 의아해했다고 합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양말을 주고 받지않은가 봅니다. 하지만 어리둥절하면서도 좋아했다고요.

 

또한 수년전 한국에서 동생이 보내어준 강아지 인형이 달린 등에 매는 가방은

프랑스인들의 주목을 엄청 끌었답니다. 그바람에 더 신나서 자주 들고 다녀서는 귀퉁이가 헤어졌답니다.

 

제가 보기에는 한국물건은 실용성보다는 외관에 치중하는것 같고요, 특히 아이들이 쓰는 물건이니 더하겠지요.

프랑스는 외적인 것보다는 실용성을 더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캐릭터 양말은 목이 짧아 추운 겨울에는 그리 좋지 않은것 같더라고요.

그러나 프랑스 아이들이 신는 무채색 양말은 아마 목이 길어 높이까지 올라오는 것들일겁니다.

 

실용성에다가 디자인, 색감까지 신경써서 물건을 만들어 낸다면? 가격을 올릴수밖에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