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한국과 프랑스의 다른 노동의 개념

파리아줌마 2010. 11. 23. 10:57

한국과 프랑스의 다른 노동의 의미

 

얼마전 포스팅에서 프랑스의 삶이 한국보다 불편한 이유들 중의 하나로

노동력의 높은 가치를 들었습니다. 사람 고용하려면, 월급부터 세금까지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에 서비스 분야는 잘 발달하지 못합니다. 

IT분야의 발전으로 달라진 삶외에는 프랑스인들은 2,30년전이나

크게 다르지 않게 살아갑니다.  

 

프랑스인들은 노동을 중요시 여깁니다.

본인의 능력을 실현시키기 위해, 그리고 사는데에 필요한 방편를

얻기 위해 일하는 것은 귀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노동은 신성시되어야 합니다.

 

한국도 노동의 신성함을 이야기는 하지요.

그런데 왠지 더 많이 일을 하게하기 위해 노동의 신성함을 이야기하는듯합니다.

더 많이 일시키고 정당한 보수를 지불한다면 문제될것이 없겠지요.

하지만 아직은 그렇지 못한 한국의 현실입니다.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와중에 노동자 한명이 분신하기까지 했습니다.

아직은 척박하기만 우리의 노동현실입니다.

 

오늘 트윗에 <한국의 운송시스템으로 택배가 좋다>고 <이곳에도 사설 운송회사가 있지만

비교적 비싸고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글을 올린뒤 받은 답입니다.

 

@ZZagtung 한국택배운송은 소비자에게는 편하지만 택배운송노동자를 착취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날 물량을 완전히 배달하려고 밤늦게까지 다니는거보면 안쓰럽기 짝이 없읍니다. 물론 그사람들 다 대학나온 사람들이구요. 바쁠땐 아내까지 같이 다니기도 함.  

 

 

@ ZZagtung 쉽게 돈이 벌리니까 웬만한 재벌들은 모두 택배시장에 뛰어들어서 택배노동자들간의 경쟁이 피튀기는 정도입니다.

 

@ pcs76year 총알 배송, 사람이 총알이다.보급대의 보급품이란 말이다

 

@ jonghee1 이런 착취 시스템은 꼭 시정되어야,,,

 

이같은 답을 받고는 헉!!! 싶었습니다. 생각없는 글 올린것이 부끄러웠습니다.

한국에 가면 소비자의 입장이라 신속 정확함에 좋아라만 했지, 

총알같이 배송하는 택배 직원들의 입장을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 문제가 어디 택배 직원들에게만 해당되고 있나 싶더군요.

한국에서 참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대부분의 분야가 정당한 댓가를 받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것이었습니다.

 

한국 아파트에서 세탁물 가지러 오고, 가져다 주는 것을 보고 그 편함에 놀란적이 있습니다.

이곳도 기계로 하는 퀵 세탁서비스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동네 세탁소에 드라이 한번 맡기면 3,4일은 걸립니다. 주말까지 걸쳐져 있으면 일주일은 잡아야되고요.

 

그럼 한국의 풍족하고 편한 삶은 노동의 착취에서 나온 것이고,

프랑스의 불편한 삶은 노동의 높은 가치로 인한 것이 되겠네요?

조금은 단순하게 양극화시켜 보았습니다만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할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거기에는 우리민족들이 거쳐온 굴곡의 시대적 상황속에서 다져진 강한 의지력도 무시하지는 못할것입니다.

이런 원동력이 지금의 발전된 한국을 있게 만들었지요. 하지만 그동안은 <빨리빨리>로 이루는데만 급급했다면

이제는 단시간에 발전한 사회에서 어쩔수없이 생겨날수 있었던 헛점들을 제대로 보고 채워나갈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떤 일에 대해 피상적으로 보여지는 모습에만 중점을 두기보다는 보여지지 않는 무형의 가치를 더 존중할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게 바로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닐런지요? 

 

정규직과 같은 대우받는 프랑스 비정규직

 

이곳도 사람사는 세상이라 고용주들의 야심[?]이 뻗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정부가 직접 노동시장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습니다. 법으로 엄격히 규제해놓고 있기때문에

고용주들은 어떻게 못합니다.

 

프랑스는 유럽나라들 중 가장 엄격하게 비정규직을 규제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1979년에서야 불안정한 고용을 완화시키기 위해 비정규직인 기간제고용을 법률화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1981년부터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에 동일한 대우를 해주고 있으며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람도 사회보장제도와 연금 혜택까지 받고 휴가까지 주어집니다. 

 

사회주의 경제체제로 구축해놓은 노동시장의 안정이 이 나라가 비교적 느리게 갈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망한 업종이라해서 쉽게 뛰어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좋은 것이 있다고 해도 선뜻 혹하지 않는 자존심 센 프랑스인들의 소비문화와, 고용주는 금과 세금에 짓눌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대대손손 물려받은 부자들 아니고는 개개인은 가난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돈을 죽자사자 모으지도 않습니다.

월급증명서를 가지고 은행돈으로 집도 사고 사업도 벌입니다.

 

이곳도 실업과 여러 사회문제들이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없는 해고는 불법이라 고용의 유연화가 이루어지지 않기에 실업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그래서 2006년 청년 실업을 해결하기위한 한 방안으로, 고용 2년안에 이유없이 해고할수 있는 최초고용계약법을 만들려고 했는데, 노동업계와 대학생, 고등학생까지 합세한 거센 반발로 철회했습니다.

 

파업과 시위를 하는 이들은 거창한 정치적 이념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생존권에 위협을 느끼니 일을 중단하고 거리로 뛰쳐나올수밖에 없겠지요.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알게모르게 비교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과연 한국과 비교해서 말할수없는 이곳 생활의 불편함은 어디서 온것인지 이제서야 체감을 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건 노동의 다른 가치에서온 것이었습니다.

 

한국은 택배 운송자보다는 물건받는게 더 중요하고, 세탁소 직원의 수고보다는 깨끗하게 다려진 옷을 편리하게 받는것에만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사회안에서 산다면 그건 당연한것입니다.

프랑스인들이라면 그것들의 노동 가치를 따지려들것입니다.

그건 어쩌면 사람사는 세상의 상식이기도 할것입니다.

 

보여지는 것들보다는 보이지 않는 사람의 노력과 수고가 더 중요합니다.

그런것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만 건강한 사회가 될수 있을겁니다.

그래서 이곳의 삶은 불편할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이해가 되었으니 기분좋게 감당하며 살아갈수 있을겁니다.

 

파리를 여행하고 간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불편하다. 거리가 지저분하다. 불친절하다>등등,,

마치 환상이 깨어졌다는듯한 이야기를 듣곤 했습니다. 환상은 스스로 가진거지 누가 심어준것은 아닙니다.

 

파리, 프랑스 본그대로입니다. 하지만 하루가 됐던, 이틀이 됐던 나타나지 않은 모습을 한번 느껴보려고 한다면 그간 가져온 것들이 단순한 환상만은 아니라는 것을 아실겁니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그들의 똘레랑스 정신이 어떤건지, 그리고 노동의 가치가 어떻게 실현되는지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짦은 일정이라도 값진 여행이 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