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똘레랑스의 나라, 프랑스에도 인종차별이 있나?

파리아줌마 2010. 12. 6. 10:31

똘레랑스의 나라, 프랑스에도 인종차별이 있나? 

 

프랑스에 살면서 인종차별을 당한적이 있는지?

 

트위터를 통해 <프랑스에 인종차별이 있는지 궁금하다>,

혹은 <인종차별을 당한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곤 했습니다.

 

그래서 인종차별을 당한적이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런 질문에 선뜻 답을 못하는 것은 인종차별을 당한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르겠습니다. 상대는 내가 동양인이라 차별을 했는데 나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들이 있었는지,,

그렇다면 이 무슨 이상한 <긍정의 힘>인지 모를일입니다.

 

오랜시간 이곳에 살면서 기분이 언짢았던 적은 상대가 프랑스인이 아닌

같은 동양인이거나 흑인, 혹은 구릿빛 피부색을 가진 이들이었습니다.

 

외국생활자체가 사람을 위축되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여유를 가질수가 없지요.

같은 외국인이라 동병상련의 연대 의식을 가지고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들은 프랑스인들에게는 그렇게 대하지 않더라고요. 

 

어쩌면 인종차별은 프랑스인들이 가지고 있는것이 아닌 이곳에 사는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그건 인종이 아닌 사람의 문제겠지요.

 

이곳도 사람사는 세상이다 보니 <그러려니> 하는 것들이 있고요,

그래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고요, 두번째는 사회문제에 대한 저항의식을 가지고

오랜시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루어놓은 사회제도와 의식이었습니다.

그건 프랑스인들의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유학생으로 있다가 교민이 되어 살아가고 있기에 프랑스 사회에 깊숙이 들어가 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사업을 위해 회사 설립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는데 동양인, 혹은 한국인이라 차별을 받은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신분만 확실하면 사회보장제도의 혜택도 자국민들과 똑같이 주어집니다.

 

그러다 인종차별에 촉각을 곤두세운적이 있었는데, 바로 아이가 학교 들어가고 나서였습니다.

이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그렇듯이 나는 무슨 일을 당해도 내 자식만큼은 안된다는 강한 모성본능이 있지요.

학교에서 동양인이라 차별받지 않을까 조금은 노심초사했드랬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한국 엄마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문제가 아이가 조금만 학교에서 안좋은 일이 있었다고 하면,

아이말만 듣고는 선생님과 학급아이들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만들어버립니다. 저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아이들의 말은 객관성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알고보면 인종차별을 당한게 아니라 아이가 먼저 잘못해놓고는 본인 이야기는 빼고 상대에게

받은 행동과 말만 엄마에게 이야기하곤 하지요. 그것을 알고부터는 객관적인 상황을 먼저 파악하려고 합니다.

<내아이 말만 믿지 맙시다>를 주장하고 있답니다.

 

간혹 짖궃은 남자아이들이 중국인을 불어로 패러디한 <신땅>이라는 말을 하며 놀리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것을 보고 인종차별이라고 할수는 없겠지요. 적어도 프랑스 학교에는 인종차별은 없습니다.

제가 알고, 믿고 있는 프랑스 교육입니다.  

 

프랑스 회사에 만연한 인종차별 

 

프랑스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똘레랑스 정신으로 많은 외국인들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프랑스도 2차대전이전 제국의 야망으로 전세계에 많은 식민지를 건설하였지요.

 

프랑스가 외국인이 많은 이유는 제국주의 시절의 잔재와 똘레랑스 정신이 아이러니하게 섞여있기 때문입니다.

 

2005년 프랑스에서 이슬람인들의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파리외곽지역 소요사태였습니다.

많은 외국인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국적을 주고 사회통합을 하고자 했던 프랑스였지만 차별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슬람계 이주자들의 높은 실업률, 저학력, 빈곤은 프랑스 사회로부터 실질적으로  

격리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과였고, 바로 폭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청년 고용에 있어서 프랑스인과 북아프리카인[알제리, 모르코, 튀니지]이 가진 차이가 15%에서 18%라고 합니다.

또한 북아프리카 남성들의 경우 무기한 고용계약직 채용에는 44%의 차이가 난다고요.

북아프리카 성을 가진 이들은 채용될 확률은 프랑스 성을 가진 이들보다 5배나 낮다고 합니다.

 

사실 프랑스 사회에서 이슬람인들의 범죄률은 높습니다. 

그들이 이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먼저 이야기해야될지, 아니면 소외감으로 인해 일어나는 악행을 우선으로 삼아야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것과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랑스는 차별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적발시에는 처벌하고 있습니다.

2004년 12월, 차별에 대한 투쟁과 평등 위원회[HALDE, Haute autorité de lutte contre les discriminations et pour l'égalité]가 설립되어 차별에 대한 조사와 법적 절차를 담당해주고 있으며, 건의가 들어오지 않아도 자체에서

조사를 하기도하며, 희생자가 가지고 있지 않은 증거와 서류들도 회사에 가서 수집하고 요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인종차별 적발, 그리고 결과는?

 

2008년 4월 프랑스 법정은 자동차 회사인, 르노[Renault]사에게 피부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한 두명의 직원에게 8만유로[1억2천만원]의 손해보상과 8천유로[1천2백만원]의 정신적 피해보상액을

줄 것을 판결내렸습니다. 그들은 같은 수준의 프랑스인들보다 직급도 낮았고, 상관에게 <원숭이>, <검둥이놈>으로 취급받았다고 합니다.

 

또 다른 예로 올초 프랑스 남부지방인 툴루즈의 항공회사에서 임시직으로 36개월을 근무하고 무기한 계약직으로 채용되지 못한 알제리인에게 회사가 1만유로[1천5백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주게되었습니다.

또한 제철 노동자 연합과 에어버스 노동 연합의 지원을 받아 각각 1천 5백유로[2백2십만원]의 손해배상액을 받았다고 합니다. 함께 근무한 다른 두명의 프랑스인들은 채용되었다고요.

이에 회사측 변호사는 나이가 32세가 되어 채용되지 못한것이라고 했답니다

 

일전에 포스팅한 내용으로 조향사, 게를랑씨가 프랑스 국영방송국인 2번채널에 나와서 <검둥이처럼 일했다>라는 말이 문제가 되어 지금 고소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번 방송국은 시청각 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고,

진행자도 공식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게를랑 불매운동을 호소하기도 했었고요,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게르랑 매장앞에서는 시위가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라 인종차별이 있기는 하지만 이를 없애려는 사회적 노력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