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20년만의 폭설로 당황한 파리시민들

파리아줌마 2010. 12. 10. 10:18

1987년이래로 가장 많은 눈이 내린 파리

 

어제[수요일] 아침은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픽업해주는 친구 엄마와 둘째 아이가 과학 클럽가는것 보고는

비 맞으면서 동네에 볼일 보러다녔습니다.

그리고는 집에 들어왔는데, 어느틈에 비가 눈으로 변해

펑펑 내리고 있더라고요. 

 

따스한 창안에서 눈내리는 광경만을 보는것은 무척 낭만적일텐데

오후에 아이가 음악학교 수업이 있어서 나가야만 되었습니다.

눈발이 심상찮다 싶었지만 음악 이론 시험까지 예정되어 있었기에

우산을 들고 나섰습니다.

 

어찌나 눈이 세차게 오던지 우산에 눈 떨어지는 소리를 처음 들었습니다.

차르륵 차르륵~하고 나더라고요.

여기까지는 눈내리는 날의 낭만입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좀처럼 올것 같지 않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도로의 차들은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었습니다.

굵은 눈발은 속절없이 하늘에서 퍼붓고 있었고, 정류장에서 잠시 눈가지고 놀던 아이는

춥다며 덜덜떨기 시작했습니다. 시험만 없어도 그냥 빠지겠는데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해도

버스는 올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들어와버렸습니다.

그리고 음악학교에 전화해서 결석을 알렸더니 오늘 눈으로 인해 못온다고 알리기 위한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20년만에 폭설이 내린 파리의 일상이었습니다.

 

                                                                                                                                           사진 : lepost

 

기상청의 잘못이냐 정부의 잘못이냐?

 

파리는 눈구경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겨울이 습하기는 해도 그리 춥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2년전부터 눈도 자주 오고, 기온도 예년에 비해 많이 내려갔습니다.

 

그러니 파리시민들은 추위와 눈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느닷없는 폭설을 맞은 어제[수요일]는 당황하며 어쩔줄을 몰라했습니다.

그야말로 파리와 그외곽지역이 마비가 되었습니다.

 

도로에는 발묶인 차량들이 즐비했고, 버스의 운행은 중단되었고, 택시도 찾아볼수 없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폭설을 예보하지 않은 기상청에게 책임을 돌렸고,

기상청 관계자는 오렌지 경계령까지 내렸는데도 무시한 정부를 탓했습니다.

 

한국이나 프랑스나 이런일 있으면 이상한 소리해서 국민들의 반감을 사는 정치인 한명 정도는 있는것 같습니다.

Brice Hortefeux, 프랑스 내부무 장관이 폭설에 대해 그리 <혼란>스럽지 않다는 말을 해서 프랑스 네티즌들의

반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그의 발언에 대한 여러 비난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한 예를 들자면, <Brice Hortefeux, 이제는 눈까지 추방하냐?>라는 트위터 멘션이 있었습니다.

이는 지난 여름 프랑스의 집시 추방을 상징한것입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15센티의 눈은 엄청나게 많이 온것은 아니지만 눈과 추위에 익숙하지 않아

대책마련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음을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행정당국이 우선적으로 해야될것을 바꾸어야된다고 했습니다. 

 

 

                

                                                           사진: lepost                                                                                    

 

파리외곽지역인, Vélizy에서는 7천여명 정도 귀가하지 못해

 

파리외곽지역인, Vélizy에서는 심한 도로정체현상으로 귀가를 하지못한 7천여명이 임시 숙소에서

수요일 밤을 보냈습니다. 500에서 600명 정도는 지역 체육관에서, 큰회사들은 직원들에게 임시숙소를 제공했고,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쇼핑센터에 온 수백여명은 쇼핑센터안에서 밤을 보냈다고 합니다.

 

체육관에서 묵었던 이들은 식사와 따뜻한 음료, 아침식사까지 시청에서 준비해서 부족함이 없게했다고 합니다.

다들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밤을 보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아침 10시30분쯤 나갔다고 하는데요, 임시숙소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열어두고 있다고 합니다.

 

눈이 와서 보너스를 받은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바로 주차위반과 과속을 단속하는 경찰들이라고요.

내무부 장관은 눈으로 인해 주차위반과 과속 단속을 하지 말것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찰들이 <집에 가자>며 풍자 만화가 르포스트 사이트에 올려져 있더라고요.

실제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이번 폭설은 1987년 이래로 처음이라고 합니다.

오늘[목요일] 큰아이 학교에는 결석한 학생들이 많았답니다.

그리고 스키 장화를 신고 등장한 친구들도 있었다고요.  

 

눈은 적당하게 오면 설레기도 하고 좋은데요, 너무 많이 내려 생활에 불편함을 가져다 줄정도면

그리 반갑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이것보다 더 좋은 겨울의 하늘선물은 없는것 같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