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가난과 실업은 프랑스 외곽지역의 전유물인가?

파리아줌마 2010. 12. 24. 10:57

프랑스 민감지역에서 가난과 실업은 아직도 높은 수치

 

2005년 10월 27일, 전 세계 18억 이슬람 신도들이 한달 동안

낮에 곡기를 끊고 금욕 생활을 해야 하는 라마단의 마지막 날이기도 했던

이날, 파리 외곽도시 클리시 수 부아의 한 공터에서 늦게까지 공놀이를

하던 아프리카 이민자 2세 청소년들은 예기치 못한 운명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늘 가던 길을 지나게 되면 경찰 검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청소년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귀가해 허기진 배를 채울 생각에 우회로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멀리서 경찰을 발견한 소년들은 이들을 피해

달리기 시작했고, 그들 중 셋은 프랑스 전력공사(EDF) 송전소 쪽으로

향했습니다.

이들 중 한 명은 송전소 입구 외진 곳에 몸을 숨겼고,

나머지 두 소년 지에드(17)과 바누(15)는 경찰의 추격을 피해 송전소 2.5미터

높이의 담을 넘다가 변압기에 떨어져 감전사 했습니다.

 

이는 5년전 파리의 외곽지역 소요사태의 도화선이 된 사건으로,

성난 젊은이들은 자동차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거리에는 매일 끊이지않는 경찰차의 싸이렌 소리와 뉴스에서는 불타는 자동차와

경찰과 젊은이들의 대치상황을 보도해주었습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시락과 내무부 장관으로 있었던 사르코지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로부터 3주간 프랑스는 진통을 겪어야만했습니다.

 

파리외곽지역에서 시작되었던 사태는 순식간에 프랑스 대도시들로 번져갔고, 

유럽으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였습니다.

프랑스 경찰에 따르면, 소요사태가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 11일간 불에 탄 자동차가 총 4700여 대에 달했으며, 이 과정에서 1220여 명이 체포됐다고 합니다. 프랑스 전역에서 학교 세 곳, 시청 두 곳, 경찰서 세 곳이 불에 타거나 파손됐습니다. 

 

외곽지역 젊은이들이 더욱 분노하게 한 이유들중 하나가 

당시 내무부 장관 사르코지의 강경, 무개념 발언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내무부장관으로 있었던 사르코지는 경찰은 추격한적이 없다며 두둔하고 나섰으며,

도시테러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처할것 밝히면서, 대대적인 기동병력을 투입하고는 순찰이 아니라 체포하겠다고

했고, 또한 사건이 있기 한달전쯤에 사르코지는 외곽지역의 젊은이들을 <Racaille, 불량배, 건달>이라고 칭하면서 청소해야된다는 발언을 해서 물의를 일으킨바 있습니다.

 

이에 더욱 화가난 젊은이들은 화염병과 돌멩이로 무장한채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 사건은 또한 그동안 차별에 대한 좌절과 분노가 심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프랑스의 이주자 통합정책의 실패로 볼수 있습니다.  

 

파리의 아름다움과는 상관없는 외곽지역[방리유]

 

방리유[Banlieu]는 외곽지역을 뜻하는 불어입니다.

파리북쪽 외곽지역은 에펠탑에서도 꽤 멀고, 파리의 아름다움과는 상관없는 지역입니다.

 

성냥갑처럼 다닥다닥 붙은 공영주택(HLM)과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 실업과 인종차별에서 파생되는 빈약한 교육의 기회, 마약, 범죄, 순찰차등으로 상징되는 곳입니다.

실업자들이 많고, 청년실업률도 프랑스 평균 두배를 웃도는 곳입니다.

방리유 주민들 중에는 불어를 할 줄 모르는 사람도 많고, 정착 이후 단 한번도 그지역을 떠나 본 일이 없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리고 어린이 5분의 1이 학교를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있고, 학업 실패율은 2분의 1이라고 합니다.

방리유는 프랑스 속의 아프리카와도 같습니다.

부모의 가난이 대물림 되는 이 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미래를 향한 꿈마저 봉쇄당한 채 거리를 배회하게 됩니다.
불법 체류자들이 많은 까닭에 경찰의 무차별 불심검문도 흔합니다. 

'못 배워먹은 것들' '깡패들' 등 거침 없는 욕설을 입에 달고 다니는 경찰로부터 이들은 증오를 배웁니다.

 

2005년이후 혁명기념일과 새해맞이 같은 행사가 있는 날이면

프랑스 전역에서는 차량방화가 일어나고, 젊은이들과 경찰들의 치열한 대치상황을 맞곤합니다.

주유소에서는 소규모 단위의 휘발유 판매가 금지되고, 중심지에 있는 가게들은 밤10시부터 유리병에 든

음료를 팔수 없게 되었습니다. 

 

2007년말 또 다시 외곽지역 소요사태가 일어날 뻔하고 난뒤인, 

이듬해에 프랑스 정부는 소외지역내에 일자리 창출과 청년층 직업교육, 이민자차별 반대운동과

교육지원 및 외곽지역을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민감한 지역의 상황은 그리 나아진게 없습니다.

오늘[23일] 민감지역 국가 관측소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이지역의 가난과 실업은 점점더 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젊은이들 실업률이 43%에 달하고 있으며, 15세에서 24세의 잠재 고용 젊은이들 2십5만명중

1십만명이 실업상태라고 합니다.

 

프랑스의 다른 지역에 비해 두배나 더 많은 사회수당을 받고 있고, 두배나 더 많은 이들이 가난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곳이라고요.  

 

하지만 범죄률은 2005년에서 2009년 사이 11%가 줄어들었고, 학교내에서 낙제도 감소되었으며,

고입, 대입시험에 합격율은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렇더라도 프랑스 전체의 평균에 달하기는 부족하다고요.

 

이에 프랑스 당국은 고용과 경제개발을 위한 그룹만을 설치하기도 했답니다.

 

3,40여년동안 잠재하고 있었던 북아프리카 무슬림계 이주자들의 좌절과 분노가 2005년에 폭발된것입니다.

단시간에 그들의 분노를 달래고 프랑스 사회에 통합하기는 쉽지는 않을듯합니다.

무엇보다 이는 프랑스 정부의 요원한[?] 숙제이기도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