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에 대학문화가 없는 이유

파리아줌마 2011. 1. 6. 09:08

프랑스에는 대학문화가 없다.

 

예전 90년대에 함께 유학하던 한국학생과 낄낄깔깔거리며

이야기했던 것이 있었는데, 까페에서 대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는

구분안되는 젊은 남녀가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죽고 못사는 사이인가 봅니다.

부둥켜 안고 입을 맞추고 난리가 났드랬습니다.

그런데 정작 까페를 나갈때는 동전한푼까지 정확하게 각자

계산하고 나가는 것입니다.

 

한국에서온,, 그것도 우직한[?] 경상도 여자들이 볼때는 이해하기

힘든 풍경입니다. 그렇게 좋으면 우리는 주로 남자쪽에서 내곤하지요.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것이 있습니다.

이곳 까페에서 한국사람을 만나 커피 마시고 이야기하고 나서 계산할때는 

서로 본인이 내겠다고 합니다.

 

손을 내젖고, 서로 지갑이 나오고, 다시 만류하고 결국 이쪽돈, 저쪽돈 다 나올때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한쪽이 못이기는척 <에이~ 내가 낼려고 했는데>하고 나면 그제서야 바로 옆에 까페 갸르송이

쟁반을 들고 그광경을 바라보고 있다는것을 알수 있습니다.[참고로 이곳의 식당과 까페는 앉은자리에서 계산합니다.] 실랑이를 벌이다 갸르송의 시선을 느끼고 나면 항상,, 잠시 당황스럽습니다.

 

그러면 그는 <누가 내는건가요?>라며 아주 흐뭇해하며 물어봅니다.

프랑스인들에게서는 전혀 찾아볼수 없는 광경이었겠지만

사람사는 세상의..동양인들의,.한국인들의 끈끈한 정이라는것을 알아차립니다.

더러 ,,가끔씩 있는 일입니다. 잠시 여담이었습니다.

 

가난한 프랑스 대학생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까페에서 애정행각을 벌인 남녀가 각자 커피값을 지불하고 나가는 것은

프랑스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것입니다. 돈 벌지 않는 학생은 아무리 사랑한다지만 애인의 커피값까지

내어주는 허세[?]를 부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커피값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려고 들지도 않겠지요.

 

그들은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양육에 필요한것 외에는 돈을 잘 주지 않습니다.

용돈도 집안일을 도운다거나 하는 노동의 댓가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랑스 대학생들은 가난합니다. 그래서 까페도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하고,

맥주한잔 부담없이 마시지도 못합니다. 그들이 술을 마시기 싫어하고,

향락문화를 즐기기 싫어서라기 보다는 상황이 받쳐주지 못합니다.

중산층들의 대체적인 추세입니다.

 

부모들은 열심히 일하고 무거운 세금을 감당하며 빠듯이 살아갑니다.

집을 사거나, 자동차를 사도 은행돈으로 삽니다. 현금은 집에도 없고, 은행에도 없습니다.

 

그런데 의료보험 튼튼하지, 무상교육에, 사교육 거의 없고, 자녀양육비 정부에서 받으며,

자녀들 취미생활은 저렴한 가격에 시키고, 바캉스철되면 회사에서 비용나옵니다.

그것 보태어 휴가 즐기고 오면 은행구좌는 제로가 됩니다.

 

그리고 퇴직하면 연금 두둑히 나옵니다. 아득바득 돈 모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돈많이 벌어봤자

세금만 더 내게 됩니다. 은행구좌가 마이너스 되지 않게만 살아갑니다.

그러니 자녀들에게 줄 용돈은 없습니다. 본인들이 알아서 해야됩니다.

대학들은 모두 공립이라 일년 등록금은 몇십만원선입니다.

 

프랑스 대학생들은 한국처럼 캠퍼스의 낭만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삽니다.

신촌, 이대앞, 홍대앞의 맛집들과 문화공간 같은 곳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우리나라 상가들은 대학앞에 자리를 잘만 잡으면 대박날수 있지요.

 

프랑스 대학 주변은 삭막하기만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대학의 운치를 느낄수 있는 잔디가 깔려있는 정원같은것은 없습니다.

건물만 덜렁 있습니다. 그나마 소르본 대학은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 나름 멋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프랑스 대학은 공부하기 위해 가는 일종의 사회생활 같은것

 

프랑스는 6세에서 16세까지 의무교육입니다. 그러니 고등학교까지라 볼수 있습니다.

 

2008년 프랑스 국가 경제통계학회의 자료에 의하면, 프랑스인들 69,2%가 대학입학자격시험[바깔로레아]에

통과만 했거나 그이하의 교육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19.9%가 대학 혹은 그이상의 교육을 받았다고 합니다.

 

의무교육인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기술 계통으로 가거나, 아니면 장인이 될수 있는 직업학교를 가게되고,

말 공부할 사람만 대학을 갑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바로 사회로 진출하게 됩니다.

대학은 공부하기위해 가는 사회생활의 한터전입니다.

 

예전 글에서도 밝혔지만 프랑스 대학에서는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낙제를 면하기 힘듭니다.

들어가는 문은 넓어도 나오는 문은 좁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대학의 문화라는 것은 있을수 없겠지요.

열심히 공부하고 남는 시간에 아르바이트하며 용돈벌고 있는 프랑스 대학생들입니다.